Todos os capítulos de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apítulo 41 - Capítulo 50

310 Capítulos

41.모른 척할 수 없는 거리

월요일 아침.송유지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주말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말이 있었다.—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으면.그리고.—그때는 모른 척 못 할 것 같아서.채도하는 끝까지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유지도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서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더 이상했다.고백한 사람은 없는데.마치 무언가를 들킨 뒤처럼 마음이 불편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켰다.채도하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평소 같으면 아침쯤.밥 먹어.우산 챙겨.늦지 마.별것 아닌 말 하나쯤은 왔을 시간이었다.없었다.유지는 화면을 끄며 말했다.“당연하지.”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자신도 마찬가지였다.그런데 막상 도하가 조용해지니 신경 쓰였다.*점심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다.오후 세 시.없었다.퇴근 직전에도.없었다.유지는 몇 번이나 채팅창을 열었다 닫았다.먼저 연락하면 안 될 이유는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 먼저 보내기가 어려웠다.주말에 너무 많은 말을 해버린 탓이었다.‘오늘 뭐 해요?’너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 같았다.‘생각해봤어요?’너무 직접적이었다.결국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그날 밤도 연락은 없었다.*화요일.유지는 결국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엎어놨다.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그런데 오후에 나현이 물었다.“너 오늘 휴대전화 왜 계속 뒤집어놔?”“그냥.”“누구 연락 기다려?”“아니.”“또 대답 빠르다.”유지는 나현을 노려봤다.“일이나 해.”나현은 웃더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유지는 한숨을 쉬었다.이제 주변 사람도 자신의 반응을 너무 쉽게 알아차리는 것 같았다.그게 싫었다.마음을 인정하고 나니 숨기는 게 더 어려워졌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드디어 휴대전화가 울렸다.유지의 손이 너무 빨리 움직였다.화면을 확인했다.엄마였다.실망한 자신이 어이가 없었다.“응.”—유지야, 오늘 퇴근하고 시간 있어?“왜?”—잠깐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42. 아무 일도 아닌 척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뒤에도 송유지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채도하가 조금 앞서 걷고 있었다.—요즘은 좀 어려워.그 말이 계속 귀에 남았다.도하 역시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어렵다고 했다.그게 무슨 뜻인지.유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될 것 같다가도, 정확히 확인하고 싶었다.주차장에 도착하자 도하가 차 문을 열었다.유지는 조수석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도하가 돌아봤다.“왜.”“아까 말한 거요.”도하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뭐.”“어렵다는 거.”유지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왜 어려워졌는데요?”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예상했던 반응이었다.유지가 낮게 웃었다.“역시 또 대답 안 하네.”“유지야.”“네.”“꼭 지금 알아야 해?”유지의 손끝이 멈췄다.질문을 되돌려받았다.“네.”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도하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왜.”“저한테 중요하니까.”38화에서 자신이 했던 말과 같았다.도하는 그걸 기억한 듯 시선이 아주 미세하게 달라졌다.잠시 후 그가 차 문에서 손을 뗐다.“예전에는.”말이 시작됐다.유지는 숨을 죽였다.“너한테 뭘 해도 별생각 없었어.”유지의 가슴이 조금 내려앉았다.“밥 먹으라고 하는 것도.”“…….”“데리러 가는 것도.”“…….”“아프면 병원 데려가는 것도.”도하는 천천히 말했다.“그냥 하면 됐어.”유지가 물었다.“지금은요?”짧은 침묵.“한 번 생각하게 돼.”유지의 눈빛이 흔들렸다.“뭘요?”도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이래도 되나.”유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대답은 생각보다 무거웠다.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었다.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과는 분명히 달랐다.“언니 때문에요?”도하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유지는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저도 그래요.”이번에는 도하가 그녀를 바라봤다.“도하 씨한테 연락하고 싶을 때도.”“…….”“보고 싶을 때도.”말이 나온 순간 유지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43. 조심하려고 할수록

송유지는 밤늦게까지 채도하의 마지막 메시지를 바라봤다.—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 같아.짧은 한 문장.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다.조심해야 한다고 먼저 말한 건 자신이었다.도하도 그 말에 동의했다.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그건 무슨 뜻일까.자신도 자꾸 연락하고 싶다는 뜻일까.보고 싶다는 뜻일까.아니면 단순히 지금까지 해오던 습관을 갑자기 끊기 어렵다는 의미일까.유지는 답장을 썼다 지웠다.—저도요.너무 솔직했다.—왜요?너무 직접적이었다.결국 아무것도 보내지 못했다.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불을 껐다.그런데 눈을 감아도 잠은 오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유지는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바쁘게 움직이면 생각이 줄어들 거라 믿었다.하지만 오전 아홉 시 십 분.휴대전화가 울렸다.채도하였다.—출근했어?유지는 화면을 보고 웃음부터 났다.어젯밤 그렇게 조심하자고 해놓고.아침이 되자 바로 연락이었다.—네.잠시 뒤.—아침 먹었고?유지는 피식 웃었다.—도하 씨.—왜.—우리 조심하기로 한 거 맞죠?읽음.답장은 조금 늦었다.—이건 조심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유지의 눈썹이 올라갔다.—그럼 뭐가 조심할 일인데요?이번에는 한참 답이 없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려 했다.그때 답장이 왔다.—어제처럼 말하는 거.유지의 손이 멈췄다.—어제 제가 뭘요?—보고 싶을 때도 있다고 했잖아.유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아.”회사 책상에서 혼자 작게 소리를 냈다.자신은 그 말을 잊은 척하고 있었는데.도하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유지는 한참 고민하다 답했다.—그건 말실수예요.곧 답장이 왔다.—그래?유지는 괜히 입술을 깨물었다.—네.이번에는 답이 없었다.왠지 기분이 이상했다.도하가 믿었으면 서운하고.안 믿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오후.유지는 회사 근처 편의점에 내려갔다.커피를 하나 집어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그때 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44.선을 넘지 않은 사람들

금요일 저녁.송유지는 퇴근 준비를 하다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오늘 늦어?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웃었다.이제 이런 연락이 오면 예전처럼 크게 의미를 붙이지 않으려고 했다.그런데 쉽지 않았다.—아니요. 제시간에 끝날 것 같아요.읽음.잠시 뒤.—저녁은.유지는 피식 웃었다.—또 밥.—중요하니까.—먹을 거예요.—뭐.유지는 잠깐 고민하다 답했다.—아직 안 정했어요.도하에게서 답이 없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런데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갈 즈음 다시 메시지가 왔다.—나 회사 근처야.유지의 손이 멈췄다.—또요?—이번에도 진짜.유지는 웃었다.—미팅?—응.—확인 못 하니까 믿어드릴게요.잠시 뒤.—밥 먹을래?유지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조심하자고 했고.억지로 피하지는 말자고도 했다.그 사이 어디쯤이 맞는지 둘 다 아직 몰랐다.그래도 오늘은 이상하게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네.회사 근처 작은 식당.도하는 먼저 와 있었다.유지가 자리에 앉자 그가 메뉴판을 밀어줬다.“뭐 먹을래.”“추천해봐요.”“왜 내가.”“제 취향 잘 알잖아요.”도하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또 그 얘기.”“틀렸어요?”“아니.”대답은 담담했다.유지는 메뉴판을 덮었다.“그럼 알아서 시켜봐요.”도하가 정말로 직원에게 주문했다.유지가 좋아하는 매콤한 메뉴 하나.국물 있는 메뉴 하나.그리고 버섯이 들어간 반찬은 빼달라고 했다.유지는 결국 웃었다.“엄마 말이 맞네.”“뭐가.”“저보다 저를 더 잘 아는 거.”“그 정도는 아니고.”“버섯까지 빼면서?”도하가 물을 따르며 말했다.“안 먹잖아.”“그걸 아직도 기억하고.”도하는 대답하지 않았다.유지는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요즘은 이런 순간마다 자꾸 생각이 많아졌다.도하는 자신을 좋아해서 이러는 걸까.아니면 정말 오래 봐서 자연스럽게 챙기는 걸까.이전보다 가까워진 건 분명한데.정확한 이름은 아직 붙지 않았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45.보내줘도 된다는 말

토요일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전날 밤을 떠올렸다.채도하의 차 안.아무도 없는 집 앞.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했던 말.—조금 더 있으면 나도 내가 뭘 할지 모르겠어서.유지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미쳤어.”자신이 한 말도 아니었다.그런데 왜 자신이 이렇게까지 부끄러운지 알 수 없었다.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니.그게 자신이 생각하는 뜻이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았다.그런데 더 큰 문제는.그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이 싫지 않았다는 것이었다.오히려.차에서 내리지 않고 조금 더 있고 싶었다.유지는 눈을 감았다.어제 선을 넘지 않은 게 다행이어야 했다.그런데 아쉽다고 생각했다.그 사실이 가장 위험했다.*오전 열한 시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오늘 저녁에 올 수 있지?“오늘?”—응. 이번 주가 유리 기일이잖아.유지의 표정이 굳었다.잠시 잊고 있었다.정확히는.잊으려고 했던 것 같았다.“응.”—거창하게 할 건 아니고 우리끼리 밥 먹으려고.“알겠어.”잠깐의 침묵 뒤 유지가 물었다.“도하 씨도 와?”—당연하지.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오늘.언니의 기일을 앞두고.채도하를 봐야 했다.어제 그런 말을 주고받은 바로 다음 날.“응. 갈게.”통화를 끊은 뒤 유지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어제까지는 자신과 도하만 생각했다.좋아하는 마음.감추는 마음.넘으면 안 되는 선.그런데 유리의 기일이라는 말 하나에 모든 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었다.채도하는.언니의 남편이었다.*저녁 여섯 시.부모님 집에는 유지보다 도하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거실 한쪽에는 유리 사진이 놓여 있었다.웃고 있는 언니.그 앞에 작은 꽃병과 음식 몇 가지가 놓여 있었다.거창한 제사는 아니었다.언니가 살아 있을 때 좋아했던 음식 몇 가지를 놓고 가족끼리 기억하는 정도였다.유지는 현관에서 한동안 사진을 바라봤다.“왔어?”도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네.”둘의 눈이 마주쳤다.어젯밤 일이 떠올랐다.도하도 같은 생각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5
Ler mais

46.싫다고 말한 사람

일요일 오후.송유지는 전날 부모님 집에서 돌아온 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엄마가 했던 말.도하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언니를 배신하는 건 아니라던 말.그리고 베란다에서 채도하가 했던 말까지.—어제 한 말, 후회는 안 해.그 말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이제 도하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며 물러서고 있지는 않았다.그렇다고 서로 좋아한다고 인정한 것도 아니었다.딱 그 사이.가장 애매하고.그래서 가장 위험한 곳에 둘이 서 있는 느낌이었다.유지는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었다.도하와의 채팅창을 열었다.한참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그러다 결국 입력했다.—도하 씨.읽음 표시는 금방 떴다.—응.유지는 다시 손을 멈췄다.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몇 번이나 문장을 바꾼 끝에 짧게 보냈다.—우리 당분간 둘이 따로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보낸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읽음.답장은 오지 않았다.십 초.삼십 초.1분.유지는 괜히 휴대전화를 뒤집어놓았다.그런데 바로 전화가 울렸다.채도하였다.받지 않을까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네.”—갑자기 왜.평소보다 목소리가 낮았다.“갑자기는 아니에요.”—어제 때문이야?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도하가 다시 물었다.—내가 한 말 때문에?“그것만은 아니고요.”—그럼.유지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우리 요즘 너무 가까워졌잖아요.”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엄마도 느끼고 있고.”—응.“저도 제 마음 이제 알고.”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지는 괜히 손가락 끝을 만지작거렸다.“도하 씨도 예전 같지 않다고 했고.”—응.이번에도 부정하지 않았다.그래서 오히려 더 힘들었다.“그러니까요.”유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아무 일도 생기기 전에 조금 거리를 두는 게 맞는 것 같아요.”긴 침묵.도하가 한참 뒤 물었다.—너 진짜 그러고 싶어?유지의 가슴이 순간 답답해졌다.“해야죠.”—하고 싶은 거냐고 물었어.이번에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5
Ler mais

47.싫다는 말의 다음

송유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채도하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근데 싫어.그리고 이어진 말.—네가 연락 안 하는 것도. —밥 제대로 안 먹어도 모르는 척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도. —다 싫어.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었다.그런데 이상하게 그보다 더 직접적으로 느껴졌다.도하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싫다’는 말로 드러냈다.멀어지는 게 싫다고.유지는 집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현관 앞에 서 있었다.휴대전화를 꺼냈다.채도하와의 채팅창을 열었다.마지막 메시지는 사흘 전.그 이후 둘은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다.유지는 한참 고민하다 짧게 보냈다.—잘 들어갔어요?보낸 순간 심장이 빨라졌다.이건 다시 연락을 시작하자는 의미일까.조심하자는 약속을 자신이 먼저 깨는 걸까.하지만 이미 보냈다.읽음 표시가 금방 떴다.답장은 조금 늦었다.—응.유지는 화면을 바라봤다.한 글자.괜히 웃음이 났다.잠시 뒤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너는.—저도 들어왔어요.이번에는 바로 읽었다.그리고.—저녁 제대로 안 먹었지.유지는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사흘 참더니 바로 시작이네요.도하의 답장.—그러게.유지는 손가락을 멈췄다.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갔을 말.오늘은 달랐다.유지가 천천히 썼다.—근데 우리 거리 두기로 했잖아요.읽음.한참 답이 없었다.유지는 괜히 입술을 깨물었다.잠시 후.—네가 계속 그러고 싶으면.유지의 손이 굳었다.—도하 씨는요?이번에는 더 오래 걸렸다.그리고.—나는 싫다고 했잖아.유지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다.또.이제는 피해가지 않았다.*다음 날 오전.유지는 오랜만에 기분 좋게 출근했다.무슨 일이 해결된 것도 아니었다.오히려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그런데 적어도 하나는 알게 됐다.도하 역시 자신이 멀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그것만으로 마음이 조금 가벼웠다.오전 회의가 끝난 뒤 휴대전화를 확인했다.메시지 하나.—아침 먹었어?유지는 피식 웃었다.—네.—뭐.—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5
Ler mais

48.여기까지만이라는 말

송유지는 집에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 재킷을 벗지 못했다.현관 앞에 서서 조금 전 일을 떠올렸다.갑자기 튀어나온 자전거.자신을 끌어당긴 채도하.너무 가까웠던 거리.그리고.—더 가면 이번엔 진짜 멈출 자신 없을 것 같아서.유지는 눈을 감았다.이제는 더 이상 착각이라고 부르기 어려웠다.도하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 기쁘기만 하지는 않았다.그 말 다음에 도하는 한 걸음 물러섰다.선을 넘지 않았다.유지 역시 붙잡지 않았다.서로가 같은 곳까지 왔는데.아무도 다음으로 가지 못했다.“진짜 답답해.”유지는 재킷을 벗어 소파 위에 던졌다.휴대전화가 울린 건 그때였다.채도하였다.유지는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 받았다.“네.”—도착했어?평소와 똑같은 질문.유지는 피식 웃었다.“네.”—응.그게 끝이었다.둘 다 조금 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 쓰였다.유지가 먼저 물었다.“도하 씨.”—응.“아까 말한 거.”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후회해요?”몇 초.도하가 낮게 말했다.—아니.유지의 손끝이 굳었다.어제도.오늘도.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그럼 왜 멈췄어요?”이번에는 대답이 늦었다.—멈추는 게 맞으니까.“왜요?”도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유지는 소파에 앉았다.“우리 둘 다 싫지 않았잖아요.”말하고 나니 얼굴이 뜨거워졌다.하지만 이미 했다.도하가 아주 낮게 말했다.—그래.유지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이번에도 부정하지 않았다.“그럼요?”—유지야.목소리가 조금 무거워졌다.—싫지 않은 거랑 해도 되는 건 다른 문제잖아.유지는 입을 다물었다.정확한 말이었다.그래서 더 싫었다.“언니 때문에요?”도하는 침묵했다.그 침묵이 답이었다.유지는 작게 웃었다.“결국 또 언니네.”—그렇게 말하지 마.“왜요.”—유리가 문제라는 뜻 아니야.“근데 언니 아니었으면 우리 이러지도 않았잖아요.”수화기 너머에서 도하가 숨을 길게 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

49.곁에 있으라는 말

송유지는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한동안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나는 안 그랬으면 좋겠고.짧은 문장.그런데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혼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자신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처럼 들렸다.유지는 몇 번이나 답장을 썼다 지웠다.—왜요?너무 직접적이었다.—그럼 안 둘게요.이건 더 위험했다.결국 한참 뒤 짧게 보냈다.—그 말 책임질 수 있어요?보내자마자 심장이 빨라졌다.너무 세게 물었나.읽음.그런데 답장은 오지 않았다.유지는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휴대전화를 확인했다.1분.3분.5분.아무것도 없었다.“또 말해놓고 도망가네.”유지는 괜히 입술을 삐죽였다.그때 전화가 울렸다.채도하였다.유지는 바로 받지 않았다.한 번 숨을 고른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네.”—그걸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데.도하의 첫마디였다.유지는 그대로 멈췄다.“제가 물었잖아요.”—그러니까.도하의 목소리가 조금 낮았다.—무슨 뜻으로 물은 건지 알아야 대답하지.유지는 천천히 현관문을 닫았다.“도하 씨가 먼저 그런 말 했잖아요.”—응.“혼자 안 뒀으면 좋겠다고.”—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비슷하잖아요.”도하가 아주 작게 웃었다.—또 네 마음대로 번역하네.“틀렸어요?”이번에는 침묵.유지는 가방을 내려놓았다.“제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 아니었어요?”몇 초.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유지의 심장이 점점 빨라졌다.그러다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네.유지의 손이 멈췄다.요즘 도하는 자꾸 이런 식이었다.확실하게 고백하지는 않는데.예전처럼 전부 부정하지도 않았다.그래서 더 위험했다.“그럼 맞는 거네요.”—너 오늘 왜 이렇게 결론을 빨리 내.“도하 씨가 맨날 결론을 안 내리니까요.”수화기 너머로 짧은 웃음이 들렸다.유지도 따라 웃다가 금방 진지해졌다.“근데.”—응.“저 계속 옆에 있으면요.”도하가 조용해졌다.유지는 손끝을 만지작거렸다.“진짜 괜찮아요?”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

50.데이트라고 부르지 않은 약속

토요일 오전.송유지는 늦은 아침을 먹고 소파에 기대 있었다.어젯밤 채도하와 나눈 통화가 자꾸 떠올랐다.—네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건, 없던 말로 할 생각 없어.그리고 자신도 대답했다.당장은 사라지지 않겠다고.고백은 아니었다.사귀자는 말도 아니었다.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을 주고받은 뒤부터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전에는 도하에게 연락하고 싶어도 이유부터 찾았다.밥.엄마.언니 물건.회사 근처.무언가 핑계가 있어야 했다.이제는 그 핑계가 조금씩 필요 없어지는 느낌이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채도하였다.—오늘 뭐 해?유지는 화면을 보고 잠깐 웃었다.—별일 없어요.답장은 바로 왔다.—그럼 나와.유지의 손이 멈췄다.평소 같으면 ‘밥 먹자’거나 ‘근처에 있다’는 말부터 했을 사람이다.그런데 오늘은 그냥.나오라고 했다.—왜요?잠시 뒤.—갈 데 있어.유지는 눈썹을 올렸다.—어디요?—나오면 알려줄게.—수상한데.—안 올 거야?유지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거절할 이유는 없었다.오히려 궁금했다.—몇 시요?*오후 두 시.유지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도하는 이미 차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었다.유지는 다가가며 물었다.“어디 가는데요?”“타.”“납치예요?”도하가 피식 웃었다.“싫으면 가지 말고.”“누가 싫대요?”말이 너무 빨리 나왔다.도하가 유지 얼굴을 잠깐 봤다.유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수석 문을 열었다.차가 출발한 뒤에도 도하는 목적지를 말하지 않았다.유지가 몇 번이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려 했지만 목적지는 표시되지 않았다.“진짜 어디 가요?”“조금만 기다려.”“왜 비밀인데.”“말하면 재미없잖아.”유지는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췄다.채도하가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인가 싶었다.항상 필요한 것만 말하고.쓸데없는 이벤트 같은 건 귀찮아할 것 같은 사람이었다.“도하 씨.”“응.”“오늘 좀 이상해요.”“뭐가.”“뭔가 준비한 사람 같아서.”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
ANTERIOR
1
...
34567
...
31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