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 회의는 진실을 묻는 자리가 아니라 값을 정하는 자리였다.서련은 들어서기 전에 그것을 알았고, 들어서자마자 확인했다. 상석 곁에 앉은 영의정 조윤식이 서련을 보고 웃었기 때문이다. 물건을 보고 값을 매기는 사람의 웃음이었다.쉰에 가까운 남자였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부채도, 염주도. 손에 든 것이 없는 사람이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쥔 사람이라는 것을 서련은 여섯 해 동안 배웠다.“전 황후께서 수고가 많으셨소.”조윤식의 말은 느렸고, 문장 끝마다 웃었다.“궁의 돈이 새는 것을 막으셨다지요. 그건 고맙소.”“고마우실 것 없습니다. 돌려받을 사람이 따로 있으니까요.”“그렇지. 그래서 말인데.”그가 종친들을 둘러보았다. 이겸은 상석에서 말이 없었고, 태후는 찻잔을 들고 있었다. 이현은 서련의 건너편, 명선은 그 옆이었다. 서련의 자리는 말석. 백 번째 제례 뒤에 받은 업무 책임자의 자리였다.“이 일이 성 밖으로 나가면 어찌 되겠소. 황제의 후궁이 없는 아이로 궁을 속였다. 그 말이 저잣거리에 돌면 다음에 누가 딸을 궁에 들이겠소.”“국혼을 논할 때요.”태후가 찻잔을 내려놓지 않은 채 말했다. 조윤식이 고개를 끄덕였다.“정 장군 댁 여식이 혼기가 찼다지요. 활을 잘 쏜다던가. 그 집이 이 소문을 듣고 딸을 보내겠소?”“소문은 이미 담을 넘었습니다, 영의정.”명선이었다.“막으실 거면 그믐밤에 막으셨어야지요.”“정 장군은 병권을 쥔 사람이오.”태후가 찻잔을 내려놓았다.“그 집 딸이 들어오면 왕실이 든든해지지. 이 소문은 그 문을 닫는 소문이오.”서련은 그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름은 값이 있어서 나온 것이었다.“영의정께서는 늘 값을 잘 아시지요.”명선이 말했다.“치르는 건 남이지만.”“그러니 값을 정하자는 거요, 공주.”조윤식이 서련에게로 돌아왔다.“귀비의 작호는 남기고, 나머지는 조용히. 전 황후께서 원하시는 것들, 돈이니 사람이니 하는 건 드리리다.”“그럼 세 가지를 적어 주십시오.”서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