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리온이 시장 안으로 사라진 뒤, 아르셀리아는 정확히 열두 번 그의 뒷모습이 사라진 방향을 돌아봤다.열두 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열세 번째 돌아보려던 순간이었다.“…….”아르셀리아는 고개를 돌리려던 것을 멈추고 눈앞의 가게를 노려봤다. 가게 주인이 진열대에 놓인 유리 장식품을 정리하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십니까?”“없어.”“그럼 혹시 기다리시는 분이…….”“있어.”“아, 그러시군요.”가게 주인은 더 묻지 않았다. 그런데 그 침묵이 오히려 아르셀리아의 신경을 건드렸다. 자신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뻔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그것도 이상했다.아르셀리아는 기다리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화염궁에 찾아오는 손님은 대부분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늦는 자가 있으면 기다리지 않고 다른 일을 했다. 칠색 의회에서 회의가 지연되면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도 그녀였다.그런데 지금은 월백촌 시장 입구에서, 자기 보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아니.보물이라고 부르는 것도 조금 이상했다.그는 분명 자기 검이었다. 계약으로 이어진 성검이었고, 그녀가 에드릭에게서 빼앗아 온 보물이기도 했다.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아스테리온은 자신의 돈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혼자 시장 안으로 걸어갔다.아르셀리아는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그가 혼자 고르고 싶어 했으니까.“…….”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고작 선물 하나인데.아르셀리아는 허리춤에 찬 작은 시계를 확인했다.십칠 분.“……별로 안 지났네.”생각보다 훨씬 적은 시간이었다.그녀는 결국 근처 찻집의 야외 의자에 앉았다. 따뜻한 차를 한 잔 주문하고, 시장 입구가 잘 보이는 자리를 골랐다.가게 주인이 물었다.“동행분이 오시면 차를 더 준비해 드릴까요?”아르셀리아는 잠깐 망설였다.“응. 한 잔 더.”“어떤 차로요?”“…….”아스테리온이 좋아하는 차가 뭐였더라.화염궁에서는 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