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성도의 종말과 혈각의 주랑]콰아아앙—!수천 년 동안 인간 신성 제국의 정점이자 불멸의 상징이라 불리던 고대 성물 '신성 천상마석'이 미소년 카엘의 손끝에 쥐여 형체도 없이 가루로 산산조각 나자, 대성당의 높다란 대리석 천장과 백은색 기둥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소름 끼치는 균열음을 내뿜었다.성당 안쪽 깊은 곳, 붉은 비단 사제복을 입은 고위 주교단과 최고위 사제 수십 명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사시나무 떨듯 고꾸라졌다."마, 마석이… 신성한 천상마석이 짐승의 단 한 번의 악력에 파괴되었다…!""이단이다! 정녕 신의 단죄마저 저 놈들의 핏빛 각인을 사멸시키지 못한단 말이냐!"절규와 비명이 백은색 주랑 사이를 어지럽게 울려 퍼졌다.단상 위, 금실로 새겨진 교황의 면류관을 쓴 이노센트 14세는 손에 쥐고 있던 고대 성검 '세이크리드 크로스'를 덜덜 떨며 뒤로 후퇴했다. 수천 년 간 오직 신의 이름으로 온 대륙의 황제들과 이단들을 단죄해 왔다 자부하던 늙은 교황의 눈동자에는, 이제 성스러운 기개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전 대륙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걸어 나오는 두 불사의 괴물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만이 핏발 서린 눈에 가득할 뿐이었다.스스륵.무너진 마석의 잿더미와 은빛 가루가 부유하는 성당 중앙을 가르고, 가주의 오만한 붉은 로브 자락을 늘어뜨린 엘리자가 천천히 다가왔다.그녀의 서늘하고 붉은 눈동자는 단상 위에서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교황의 목덜미를 오만하게 내리까늘고 있었다.비록 성당 깊은 곳에 남아있던 잔여 신성 기류가 엘리자의 백옥 같은 쇄골과 어깨 살결을 스칠 때마다 미세한 차가운 오한을 몰고 왔으나, 그녀의 서늘한 표정에는 단 1밀리미터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선을 뒤에서 완벽히 감아 안고 있는 카엘의 더운 온기 때문이었다."하아… 하, 엘리자."카엘의 나른하고 낮게 갈라진 음성이 여주의 귓가를 사르르 간지럽혔다.카엘은 풀어헤쳐진 검은 비단 튜닉 깃 너머로, 늑대 왕가 순혈 고유의 델 듯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