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영혼의 사슬과 포식자의 흔적태초의 늑대 왕의 원혼이 삼켜버린 어두운 지하 암굴 안에는 소름 끼칠 정도의 정적과 아찔한 피비린내만이 거세게 진동하고 있었다."하아… 하, 크르르…!"엘리자의 입술이 사정없이 파고들자, 이성을 완전히 놓아버렸던 카엘의 검붉은 동공이 순간 거세게 뒤틀리며 잔물결을 일으켰다.소년의 뇌리를 무자비하게 짓밟고 있던 고대 원혼의 사악한 마력과, 소년의 영혼 밑바닥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새겨진 엘리자의 차가운 체온이 파괴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한 결과였다.피비린내 나는 입맞춤 속에서, 엘리자는 제 순혈 피를 소년의 입안 가득 쏟아부었다.달콤하고 비릿한 뱀파이어 순혈의 피가 카엘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소년의 전신을 채우고 있던 태초의 마력이 오싹하게 반응하며 발작을 일으켰다."크아아악—!"카엘이 괴로움에 찬 포효를 지르며 엘리자의 입술을 떼어냈다.소년의 가늘고 매끈한 손가락이 엘리자의 손목을 옥죄고 있던 강압적인 악력을 풀지 않은 채, 여주의 상체를 지하 암굴의 석주 벽면으로 더욱 세차게 밀어붙였다.콰당!"카엘! 내 눈을 똑바로 보아라!"엘리자의 시크하고 서늘한 목솟림이 암굴 전체를 울렸다.어깨 상처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려 가주의 붉은 로브를 적셔가고 있었지만,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에는 오직 제 남편의 영혼을 집어삼키려는 고대 원혼을 향한 소름 끼치는 살기와, 카엘을 향한 오만하고도 뜨거운 구원의 집착만이 타오르고 있었다.엘리자는 옥죄인 손목의 통증을 무시한 채, 서늘한 다른 한 손을 올렸다.그녀의 매끈한 손가락 끝이 카엘의 얇은 검은 비단 셔츠 깃을 파고들어, 소년의 요동치는 가슴팍 중앙에 제 차가운 손바닥을 지그시 내리눌렀다.두근! 두근! 두근!폭발할 듯 요동치는 늑대 왕가의 더운 심장 박동과, 태초의 원혼이 뿜어내는 검붉은 마력이 손바닥을 타고 찌릿하게 전달되어 왔다."네 안에서 아우성치는 그 더러운 원혼 따위에 무너지지 마라."엘리자가 허리를 숙여, 괴로움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