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달빛의 구원:너의 피는 달콤해서: Chapter 61 - Chapter 63

63 Chapters

61화: 신분을 숨긴 밀회

본회의 본부를 직접 치기에 앞서, 그들의 돈줄이자 주요 정보가 모이는 직할 상업 도시 '로스토크'의 마력 결계망을 파악해야 했다.저택의 상급 기사단에게 정면 공격 준비를 명령해 둔 엘리자는, 카엘과 단둘이 신분을 숨기고 로스토크 시내로 잠행을 나가기로 결정했다. 늘 가주의 붉은 로브와 사슬로 묶여 있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저택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이게 정말 날 위한 옷이라고?"저택 비밀 출입구 앞, 카엘이 앳된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제 몸에 걸쳐진 옷을 내려다보았다.늘 깃이 넓고 얇은 셔츠만 걸치던 소년의 몸 위로, 고급스러운 귀족 영애의 호위 기사풍 수트가 착 깔끔하게 떨어져 있었다.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뒤로 넘긴 미소년 카엘의 자태는 그 자체로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눈부시게 잘생겨 있었다."너를 내 호위 기사로 위장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엘리자 역시 가주의 오만한 로브를 벗어던지고, 챙이 넓은 모자와 짙은 보랏빛 드레스를 걸친 채였다.카엘의 깊고 투명했던 동공이 엘리자의 변신한 모습을 위아래로 집요하게 훑어 내렸다. 앳된 소년의 표정 뒤로 은근히 피어오르는 늑대의 소유욕. 카엘은 망설임 없이 엘리자에게 다가가, 여주의 가느다란 허리를 손으로 감아 안아 제 품 안으로 당겨 밀착시켰다."너무 예쁜데, 엘리자."카엘의 나른하고 낮게 깔린 음성이 모자 챙 아래 여주의 귓가를 간지럽혔다."밖에 나가면 더러운 놈들이 널 노려볼 텐데… 내가 그놈들 눈알을 모조리 파내도 이해해 줄 거지?""질투도 정도껏 해라, 카엘."엘리자가 차가운 시선으로 응수하면서도, 제 허리를 감싸 안은 소년의 매끈한 손가락을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의 얇은 장갑 너머로 느껴지는 더운 체온에 제 몸을 지그시 기댔다."오늘은 저택이 아니다. 시내에서는 함부로 본회의 눈에 띄어서는 안 돼.""알았어, 내 어여쁜 주인님."카엘이 비틀린 실소를 지으며, 엘리자의 긴 손가락 마디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깍지를 끼었다.저택을 벗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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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군중 속의 독점

상업 도시 로스토크의 번화가는 낮보다 화려한 인공 마력 등불로 가득 차 있었다.마차들이 덜컹거리며 돌로 만든 도로 위를 지나가고, 화려한 옷차림의 상인들과 각지에서 모겨든 용병들이 거리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다. 본회의 감시망이 촘촘히 깔린 도시였기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정체가 탄로 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전장이기도 했다.그러나 호위 기사 복장을 한 미소년 카엘에게는 본회의 감시망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이것 좀 봐, 엘리자."카엘이 길거리 상점에서 파는 붉은 비단 장갑을 집어 들고는, 엘리자의 차가운 손을 잡아 끌었다.소년의 매끈하고 길쭉한 손가락이 엘리자의 손가락 마디 사이를 부드럽게 파고들며 장갑을 직접 씌워주었다. 소년 특유의 델 듯한 더운 온기가 비단 단조를 타고 엘리자의 서늘한 살결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네 손이 너무 창백해서… 남들이 자꾸 쳐다보잖아.""사람들이 보는 건 내 손이 아니라, 너다, 카엘."엘리자가 시크한 차가운 시선으로 주변을 내리까늘며 나직하게 응수했다.실제로 거리의 사람들이 훔쳐보고 있는 것은 오만한 자태의 귀족 영애뿐만 아니라, 그녀의 허리 옆에 바짝 붙어 걸어가는 눈부신 미소년 기사 카엘이었다.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뒤로 넘긴 소년의 청초하면서도 위험한 분위기는, 지나가던 용병들과 영애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었다.주변에서 카엘을 향한 은근한 시선들이 느껴지자, 엘리자의 붉은 동공이 미세하게 좁아졌다.엘리자는 서늘한 손길로 카엘의 호위 기사 수트 깃을 거칠게 감아 쥐더니, 소년의 상체를 제 쪽으로 세차게 당겨 밀착시켰다."어딜 보고 있는 거냐. 내 곁에서 시선을 떼지 마라."카엘의 깊고 투명했던 동공이 순간 잔물결처럼 크게 흔들렸다.저택을 벗어난 도심 한복판에서, 가주인 엘리자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먼저 자신을 당겨 잡은 순간이었다. 앳된 소년의 얼굴 위로 붉은 열기가 미친 듯이 차올랐다. 소년의 입꼬리가 핏빛 달처럼 비틀려 올라갔다."하… 기분 좋은데, 내 어여쁜 주인님이 질투를 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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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갈라진 궤적, 찢겨진 체온

스스스스—!상업 도시 로스토크의 중앙 광장을 채우고 있던 화려한 등불 빛이 일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삼켜졌다.본회 상위 집행관들이 목숨을 담보로 가동한 금기 공간 주술 '시공의 사슬'이 비틀린 마력의 이빨을 드러내며, 카엘의 발밑을 사정없이 찢발겼다.공간의 균열 너머로 늑대 왕가의 옛 성채가 위치한 서쪽 대산맥의 차가운 눈바람 소리가 기괴하게 울려 퍼졌다. 본회의 목적은 명확했다. 두 사람의 체온과 각인이 만들어내는 무적의 협공을 파괴하기 위해, 카엘의 몸에 흐르는 늑대 왕가의 혈통 마력을 역용하여 그를 먼 고립된 공간으로 강제 차단시켜 버리는 것이었다."이 손 절대 놓지 마라, 카엘—!"엘리자의 서늘했던 쿨톤 목소리가 처음으로 처절하게 갈라졌다.가주로서의 오만한 가면 따위는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린 지 오래였다. 엘리자는 손끝에 모든 붉은 마력을 쥐어짜 내며, 차원 너머로 끌려 들어가는 카엘의 길고 매끈한 손가락을 억세게 움켜잡았다.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리고,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강하게 포개어진 깍지.그러나 시공의 균열이 내뿜는 서늘한 마찰력이 두 사람의 접점을 무자비하게 갉아먹고 있었다. 카엘의 손끝에서 전달되던 델 듯한 더운 온기가 눈에 띄게 식어가자, 엘리자의 붉은 눈동자에 아득한 절망과 거대한 불안이 사정없이 차올랐다.카엘의 피 없이는 저주의 통증이 혈관을 사정없이 죄어올 터였다. 하지만 지금 엘리자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저주의 고통 따위가 아니었다.저 미소년의 체온을, 제 이름을 나른하게 부르며 목덜미를 파고들던 저 오만한 사냥개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치명적인 손실감이었다."놓을 것 같아…?!"어둠의 균열 속으로 반쯤 끌려 들어간 카엘의 눈동자가 이성을 완전히 놓아버린 핏빛 야성으로 미친 듯이 뒤집혔다.앳되고 선이 예쁜 미소년의 얼굴 위로 늑대 왕가의 폭력적인 살기가 사정없이 흩뿌려졌다. 소년은 몸이 찢겨 나갈 것 같은 차원의 압력 속에서도, 엘리자의 손을 잡은 악력에 더욱 미친 듯이 힘을 주었다."날 어디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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