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 끊겼다. 기태는 한동안 휴대폰을 귀에서 떼지 않았다. 조용했다. 조금 전까지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던 목소리가 사라지자 집 안의 적막이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기태가 천천히 휴대폰을 내렸다. 통화 기록 맨 위에 이름 하나가 떠 있었다. 이하랑 씨. 잠시 그 이름을 내려다보다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소파에 등을 기대자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오늘 하루는 유난히 길었다. 등산을 시작할 때부터 힘들다고 하면서 입은 한 번도 쉬지 않던 사람. 돌부리에 걸리고. 나뭇가지에 부딪히고. 남의 배낭에 얼굴을 박고. 그러면서도 계속 자신을 불렀다. ‘팀장님.’ ‘왜요.’ ‘산은 왜 올라가요?’ 기태가 눈을 감았다. ‘그럼 산 잘못이네.’ 피식. 입가에 아주 작은 웃음이 걸렸다. 그런데 곧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 어느 순간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 뒤를 돌아봤을 때 보이지 않았던 사람.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쉼터에도 없었다. 등산로에도 없었다. ‘이하랑 씨!’ 몇 번이나 이름을 불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뒤처진 줄 알았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넘어졌나. 다쳤나. 산 아래로 잘못 내려갔나. 혼자 어디에 있는 거지. 그리고 수풀 아래에서 겨우 발견한 하랑. 눈가가 빨갛고, 손바닥은 까져 있고, 무릎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자신을 보자마자 울었다. ‘팀장니임…….’ 기태가 미간을 눌렀다. 그러고는 울면서 한다는 말이. ‘다람쥐가 있었어요…….’ “……다람쥐.”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다람쥐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는 스물네 살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런데 웃음이 나려다가도, 아까 하랑을 찾지 못했던 순간을 생각하면 웃을 수가 없었다. 기태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많이 놀랐다. 팀원이 사라졌으니까. 자신이 데리고 올라온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