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업무 시작까지 삼십 분 남았을 때, 전무실 문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섰다. 하랑은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기태를 돌아봤다. “오빠, 아빠 놀라겠지?” “집 알아보는 게?” “응! 어제부터 내가 얼마나 신났는지 모르잖아.” 기태는 하랑이 들고 있는 태블릿을 내려다봤다. 어젯밤 둘이 고른 매물 사진이 잔뜩 저장돼 있었다. “일단 들어가.” 똑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자 무혁이 서류에서 고개를 들었다. 딸과 기태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안경을 벗었다. “두 사람이 아침부터 웬일이야?” “아빠!” 하랑이 책상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 “나 오빠랑 집 알아보려구~!” 무혁의 손이 멈췄다. “……집?” “응! 우리 신혼집!” 무혁은 딸을 한 번, 그 뒤에 선 기태를 한 번 바라봤다. 기태가 정중히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전무님. 출근 전에 잠깐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래요. 앉아요.” 하랑은 기다렸다는 듯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기태가 옆자리에 앉자 태블릿부터 펼쳤다. “아빠, 여기 봐! 거실에 햇빛 엄청 잘 들어온대.” “벌써 보러 갔어?” “아니! 이번 주말에 가보려고.” “그럼 아직 사진만 본 거네.” “응. 그래도 예쁘지?” 무혁은 화면을 들여다봤다. 넓은 창이 있는 거실, 방 세 개, 단정한 주방. “방이 세 개네.” “하나는 침실, 하나는 내 작업실, 하나는 오빠 서재!” “메롱이는?” “거실에서 우리랑 살아!” 하랑은 손가락으로 창가를 가리켰다. “여기 메롱이 자리도 만들 거야. 안전장치 달고!” 무혁은 딸이 신나게 설명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하랑은 이미 혼자 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 이야기는 달랐다. 혼자 지낼 집이 아니라, 누군가와 평생 함께 살아갈 집을 정하고 있었다. “하랑아.” “응?” “집은 사진만 보고 결정하면 안 돼.” “알아! 그래서 직접 보러 갈 거야.” 무혁이 기태에게 물었다. “출퇴근 거리는 생각했습니까?” “네. 두
Last Updated : 2026-10-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