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하랑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내가 왜 그랬지? 일을 하다가도 생각났다. 도면을 그리다가도 생각났고, 커피를 마시다가도 생각났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젓가락을 문 채 생각했다. 왜 하필 팀장님한테 뽀뽀했지? 좋은 사람이니까? 하랑은 미간을 찌푸렸다. 좋은 사람은 많았다. 아빠도 좋은 사람이고, 큰엄마도 좋은 사람이다. 회사에도 로로와 민지, 정훈처럼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 볼에 뽀뽀하고 싶은 적은 없었다. 하랑의 젓가락이 멈췄다. ……뽀뽀하고 싶었던 건가? “이하랑 씨.” “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의 기태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안 먹습니까?” “먹어요.” “아까부터 같은 고기 들고 있는데요.” 하랑이 젓가락을 봤다. 정말 고기 한 점을 든 채 멈춰 있었다. “생각 좀 하느라고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합니까?” “비밀이에요.” 대답하면서 기태를 봤다. 정확히는 그의 볼을. 그날 자신이 뽀뽀했던 곳. 하랑은 얼른 고기를 입에 넣었다. 기태의 입가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오후에는 더 이상한 일이 생겼다. “팀장님, 이거 확인해 주세요.” 하랑이 서류를 내밀었다. 기태가 받아드는 순간 손가락 끝이 살짝 스쳤다. “……!” 하랑이 손을 홱 뺐다. 기태가 눈을 들었다. “왜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놀랐는데요.” “안 놀랐어요.” “귀도 빨간데.” 하랑이 얼른 귀를 만졌다. “더워서 그래요.” 기태가 사무실을 한번 둘러봤다. “에어컨 켜져 있는데.” “저만 더울 수도 있죠.” “그렇습니까.” “네.” 하랑은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손끝을 내려다봤다. 고작 손가락이 한번 스쳤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놀랐지? 왜 귀가 뜨거워졌지? 잠시 후 또 서류를 들고 기태에게 갔다. “수정했어요.” “주세요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