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1팀과 2팀의 공동 프로젝트 회의가 이어졌다. 하랑은 정훈 옆에 앉아 자료를 넘겼다. “이번 샘플은 체인 길이만 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기태가 말하자 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봤어. 근데 기태야.” “왜.” “이거 봐봐.” 로로가 기태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도면 한쪽을 가리켰다. 기태도 자연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화면을 확인했다. “여기?” “응. 이대로 가면 스톤이 조금 뜰 것 같지 않아?” “잠깐만.” 기태가 로로의 마우스를 받아 도면을 확대했다. “그러네.” “그치?” “이건 수정해야겠다.” 별것 아닌 모습이었다. 업무 이야기였고, 두 사람은 팀장이었고, 오래 같이 일했으니 편한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하랑의 눈은 자꾸 두 사람에게 갔다. `기태야.` 어제부터 유난히 그 호칭도 귀에 걸렸다. “하랑 씨.” “네?” 정훈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자료 안 넘겨요?” “아.” 하랑이 얼른 다음 장을 넘겼다. 집중하자. 회의 중이다. 그런데 잠시 후. “기태야, 그거 말고 아까 파일.” “이거?” “아니, 오른쪽.” “이거잖아.” “아, 맞네.” 로로가 웃었다. 기태도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하랑의 입술이 슬그머니 앞으로 나왔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하나도 안 웃긴데. “이하랑 씨.” 기태가 불렀다. “네.” “아까 수정한 도면 보여주세요.” 하랑은 노트북을 돌렸다. “여기요.” 기태가 화면을 확인했다. “이 부분 잘 잡았습니다.” 평소라면 바로 기분이 좋아졌을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입이 먼저 움직였다. “한로로 팀장님한테도 보여드리세요.” 회의실이 잠깐 조용해졌다. “……왜요?” “같이 하는 프로젝트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같이 보셔야죠.”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말투가 묘했다. 정훈이 슬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