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이겸이 그것을 조심스레 떼어냈다.엄지손톱 두 개만 한, 찢긴 천 조각이었다. 흙먼지가 앉아 색이 죽어 있었지만, 털어내자 아래에서 옅은 빛깔이 드러났다.서리가 그것을 받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수가 놓여 있었다. 조각이 워낙 작아 무늬 전체는 알 수 없었지만, 남은 부분만으로도 바느질의 결이 눈에 들어왔다. 땀 하나하나가 촘촘하고 고르게 앉아 있었다."손수건인 것 같습니다." 서리가 말했다. "가장자리 감침질이 남아 있어요.""이런 걸 가지고 다닐 자가," 백우가 미간을 좁혔다. "이런 곳에 갇혀 있었을까요.""여기서 발견했다는 것밖에는 아직 모른다." 이겸이 말했다.서리는 조각을 창 아래 빛에 비춰 보았다. 실에 아주 옅은 윤기가 돌았다. 서가에서도 귀한 옷감은 여러 번 만져보았지만, 이런 결은 흔치 않았다."이건 제가 맡겠습니다." 서리가 조각을 조심스레 접어 넣었다. "누구의 물건인지는 몰라도,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는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자수 장인은 도성 안쪽, 오래된 골목 끝에서 삼십 년 넘게 바늘을 잡아온 노파였다. 감씨가 신원을 보증한 사람이었다.방 안에는 물들인 실타래가 벽마다 걸려 있었고, 마른 쪽빛 냄새가 옅게 배어 있었다.노파는 조각을 받아 들자마자 창가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천 조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빛이 드는 각도를 바꿔가며 살폈다."어디서 얻으셨습니까." 노파가 물었다."주웠습니다." 서리가 답했다.노파는 그 대답의 빈틈을 굳이 파고들지 않았다. 대신 조각의 실 끝을 손톱으로 살살 풀어, 한 오라기를 뽑아냈다. 그러고는 그것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천천히 비벼보았다."이건 여기 실이 아닙니다.""어디 것입니까.""그건 저도 딱 잘라 말씀은 못 드립니다." 노파가 실오라기를 빛에 비췄다. "다만 여기서 나는 실은 이런 빛이 안 나요. 물을 들여도 이 정도로 곱게 앉지 않고요. 바다 건너온 것이거나, 아주 북쪽에서 온 것이거나.""흔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