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축하해, 여보. 그런데 그 아이 당신 아이 아니잖아: Capítulo 61 - Capítulo 70

90 Capítulos

61화 — 태어나기도 전에 후계자

이경은 대답 대신 통화를 녹음한다는 안내부터 켰다. 작업실 화면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초음파 사진이 궁전처럼 지어진 기념관 조감도 위에 떠 있었다.“원단, 보험, 대관을 막은 사람이 당신이라는 뜻이네요.”잠깐 침묵이 흘렀다.“네가 한주를 공격하지 않았다면 필요 없던 조치야.”“고객 신체 사진을 광고에 쓴 것도, 아이들 얼굴을 팔아도 된다고 승인한 것도 내 탓이고?”“난 회사를 지켜야 했어.”“그러니까 계속 지켜요. 난 안 돌아갑니다.”이경은 전화를 끊었다.화면 속 한주 회장은 태아 명의로 백억 원 신탁을 설정한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문혜란은 세라의 배에 손을 얹었고, 태준은 바로 옆에서 후계자 선언문에 서명했다.기념관에는 출생실, 첫돌 전시관, 후계자 교육실까지 그려져 있었다.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선택하기 전에 한주가 평생의 이름표부터 붙였다.기자가 물었다.“친자 논란이 끝나지 않았는데 신탁을 서두르는 이유가 뭡니까?”태준은 준비된 문장을 읽었다.“혈연을 흔드는 공격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이경은 그 말에서 봄을 떠올렸다. 태준은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곱 해 키운 아이를 사진 밖으로 밀었다. 이제는 피가 아닐 수 있는 아이를 회장 자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혈연이라 불렀다.기준은 가족이 아니었다. 언제나 자기 이익이었다.발표 뒤 한주 공식 계정에는 더 노골적인 광고가 올라왔다.‘전통 가족을 지키는 한주, 가족을 해체하는 월백.’소담의 합성 영상과 재혼가족 사진이 모자이크도 없이 이어졌다. 봄이 학교 앞에서 얼굴을 가리던 장면까지 들어 있었다.광고 심의 담당자는 아동 얼굴과 ‘가족 해체’ 표현을 빼라고 권고했다. 태준은 수정 전후 시안을 모두 열어 본 뒤 원본 집행을 승인했다.‘논란이 커야 월백 쇼 후원이 빠집니다.’그가 남긴 답변이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한 가족 선언이라는 말과 달리, 다른 아이 얼굴을 공격 도구로 쓰는 것까지 계산했다.광고가 나간 뒤 쇼의 아동 출연자 두 명이 빠졌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2화 — 내 아이를 돌려줘

“그 아이는 제 아이입니다.”윤재민의 말이 금빛 발표장을 갈랐다. 보안 직원이 양팔을 붙잡았지만 그는 세라 쪽으로 한 걸음도 다가가지 않았다.세라가 배를 감싸며 일어났다.“거짓말이에요. 저 사람 돈 뜯으러 온 겁니다.”“돈을 받은 건 접니다.”재민은 스스로 지갑을 열듯 서류를 꺼냈다.한주문화재단에서 세 차례 입금된 돈. 해외 체류비와 침묵 유지비. 그가 서명한 비밀유지 합의서에는 태아를 강태준의 자녀로 공표하는 동안 친부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처음에는 받았습니다.”기자들이 웅성거렸다.재민은 초음파 봉투도 가지고 있었지만 카메라에 펼치지 않았다. 병원과 예정일이 적힌 자료는 수사기관과 법원에만 내겠다고 했다.“친부라고 주장하는 저도 아이 정보를 팔 권리는 없습니다.”그는 세라와 관계가 이어진 기간, 한주 계약을 처음 본 날과 돈을 받은 날짜만 공개했다. 태동 영상의 실제 화면은 가리고 대화 문장과 생성 시각만 보였다.“세라가 한주에 들어가면 아이도 편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제 빚을 갚고 싶었습니다.”그는 영웅처럼 고개를 들지 않았다.“제가 공모한 사람이라는 것까지 조사받겠습니다. 하지만 출생 전부터 이름, 학교, 첫돌 영상, 후계 교육을 파는 계약은 멈춰야 합니다.”재민은 계약서를 처음 보고도 떠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해외 체류비를 받은 뒤 두 달 동안 세라에게 계속 돈을 요구했고, 친부임을 밝히겠다는 말을 협상 수단으로 썼다.“아이를 걱정해서 처음부터 온 게 아닙니다. 제가 늦었다는 사실도 기록해 주세요.”그 고백 때문에 그가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멈추겠다는 선택과 이전의 책임을 함께 놓을 뿐이었다.혜란이 보안팀에 손짓했다.“범죄자의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끌어내세요.”재민은 휴대전화 화면을 들어 올렸다.세라가 보낸 태동 영상 아래 문장이 선명했다.‘우리 애가 오늘 처음 찼어. 태준 씨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날짜는 세라가 태준과 공식적으로 교제하기 전이었다.태준은 화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3화 — 그는 세 번째로 거짓말을 골랐다

“백세라 씨의 아이는 제 아이입니다.”강태준은 증거를 모두 본 뒤에도 전국 생중계에서 거짓말했다. 이번에는 놀라서도, 속아서도 아니었다.그의 주머니에는 윤재민의 원본 메시지 감식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책상에는 ‘친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법무팀 경고가 놓여 있었다.그래도 태준은 준비한 선언문을 넘겼다.“저는 출생 후에도 법적·사회적 아버지로 모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혈연을 흔드는 악의적인 공격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습니다.”기자가 손을 들었다.“친자확인을 받을 생각은 있습니까?”“가족을 모욕하는 검사는 고려하지 않습니다.”“윤재민 씨와 백세라 씨의 메시지가 원본이라는 감식 결과가 나왔습니다.”“범죄자의 주장을 회사가 일일이 상대하지 않겠습니다.”단상 아래에서 회장이 선언문을 지켜봤다. 태준이 마지막 문장까지 읽자 비서가 이사회 의결권 위임장을 내밀었다.태준은 그것도 망설이지 않고 받았다.세 번째 선택의 값이었다.월백 작업실에서는 직원들이 말을 잃었다. 수아는 쇼 준비 회의 때문에 와 있다가 화면을 껐다.“저 사람은 아이를 지키는 게 아니네요.”“자리를 지키는 거죠.”이경은 서랍에서 한주와 남아 있던 마지막 계약을 꺼냈다.이혼 때 기존 예약 고객의 혼란을 줄이려고 한시적으로 유지한 보수·수선 라이선스였다. 종료하면 한주에서 결혼을 앞둔 신부 스물한 명의 피팅 일정이 흔들릴 수 있었다.직원 셋도 그 계약만 담당하고 있었다. 종료하면 월백 매출이 줄고 한주 수선사들은 갑자기 기술 지원 없이 남았다.이경은 분노만으로 당일 종료하지 않았다. 고객 동의가 필요한 기록, 완성 의상과 미완성 의상을 구분하고 일주일의 인계 기간을 뒀다. 그 기간의 직원 급여도 종료 합의금에 따로 넣었다.“선을 긋는다고 사람들을 절벽에 놓지는 않겠습니다.”정 실장이 물었다.“지금 끝내면 고객들이 피해를 봅니다.”“그래서 고객에게 먼저 선택권을 보낼 겁니다.”이경은 종료 통지와 함께 세 가지 이전안을 작성했다. 월백으로 계약 이동, 한주에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4화 — 후원자가 사라진 밤

“행사 보험이 오늘 자정에 해지됩니다.”첫 통보가 도착한 지 십 분 뒤 대관 취소, 전력 공급 보류, 후원 철회 메일이 차례로 울렸다. 선택한 가족 쇼를 닷새 앞둔 밤이었다.벽에 붙어 있던 후원사 로고 네 개가 한꺼번에 무의미해졌다.출연 모델 두 명도 계약을 철회했다. 소속사가 한주 계열 광고를 잃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미 지급한 연습비는 돌려받지 않았고, 이경은 위약금도 요구하지 않았다.“남은 사람에게 두 사람 몫을 억지로 맡기지 마세요. 장면을 줄입시다.”무대는 짧아졌고 취소 비용은 장부에 남았다. 공격을 이겼다는 말로 사라질 손실이 아니었다.직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장소 측은 계약금도 바로 돌려줄 수 없대요. 한주 계열 보증사가 먼저 정산해야 한다고요.”“취소 사유를 문서로 받으세요. 전화 설명만으로 끝내지 말고.”이경은 메일마다 같은 참조인이 붙은 것을 확인했다.한주 대외협력실.법무팀은 태준에게 ‘동시 차단은 부당한 거래 방해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네 문서 아래에는 그의 승인이 있었다.승계 선언을 지키기 위해 진행.더 아래에는 감사 서버의 관련 접근 기록을 삭제하라는 지시까지 붙어 있었다.태준은 흔적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없애라고 골랐다.선우가 로안 대연회장 사용 계약서를 내밀었다.“내일부터 설치하면 일정은 맞습니다. 보험도 로안 계약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금액 칸에는 영 원이 적혀 있었다.이경은 서명하지 않았다.“이걸 받으면 쇼는 열 수 있어요. 대신 또 차선우가 구한 월백이 되겠죠.”“그 위험은 압니다. 그래서 다른 선택지도 가져왔습니다.”두 번째는 로안 뒤편의 오래된 물류창고, 세 번째는 공공 체육관, 네 번째는 야외 광장이었다. 비용, 접근성, 전력과 우천 위험이 같은 글씨 크기로 적혀 있었다.“무엇을 택하든 저는 운영 지원만 하겠습니다.”“고객들에게 먼저 보여 줄게요.”이경은 취소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남아 달라는 말도 빼고 참가자 전원에게 네 가지 선택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5화 — 고객들이 옮긴 런웨이

“장소 사용 승인이 취소됐습니다.”나흘 뒤, 쇼를 여섯 시간 앞둔 새벽. 지원의 봉제공장으로 장비를 옮긴 지 두 시간 만에 정 실장이 공문을 내밀었다.소방 재점검과 전기 안전 확인이 동시에 붙어 있었다. 접수 시각은 새벽 세 시 십이 분. 요청 기관은 달랐지만 담당자 연락처 끝자리가 같았다.한주 대외협력실이었다.이경은 가장 먼저 재봉틀 덮개를 씌웠다.“허가 없는 장소에서 강행하지 않아요. 관객부터 전부 취소 안내해요.”한지원이 전날 밤 체결한 대관 계약과 건물 점검표를 다시 펼쳤다. 정상 대관료, 보험 범위와 화재 검사일이 적혀 있었다.“공장 허가가 취소된 게 아니라 행사만 임시 중단한 거래요. 재검사를 바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이경은 안전팀에 공문 근거를 재확인하게 했다. 지원이 공간을 내놨다는 이유로 위험 판단까지 맡기지는 않았다.윤서진은 공장 도면 위에 빨간 선을 그었다.“서쪽 문은 턱이 사 센티예요. 동쪽 하역장으로 경사로를 놓으면 휠체어도 들어갑니다. 제가 쓰던 이동식 경사판을 부를게요.”김수아는 제과점 냉장차를 내놓았다.“차에 발전기가 있어요. 간식은 원가 계약. 공짜로 하면 대표님이 다음에도 밥값부터 줄일 것 같아서요.”최영숙이 코웃음을 쳤다.“간식은 수아 씨가 하고, 밥은 내 식당에서 해. 접이식 의자와 배식차까지 가져오지.”오미라는 예식 때 도움받은 정원 운영자에게 전화했다. 공장 승인이 또 막힐 때 쓸 보조 장소였다. 채은은 공연팀에 시간을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김하린과 응우옌 티 란은 직조 천을 무대막으로 빌려주었다.“문양 설명과 만든 사람 이름을 함께 붙이는 조건이에요.”“그 조건까지 계약서에 넣겠습니다.”강주희와 정우진은 아이들 휴식실을 맡았다. 민아는 촬영 동의표를 직접 고쳤다.“어른이 허락해도 우리가 싫다고 하면 카메라가 멈추는 거죠?”“멈추고, 찍은 것도 지워.”박소담은 배터리식 시각 신호와 수어 안내 영상을 준비했다. 자기 결혼식 영상은 자료로 쓰지 않았다.‘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제 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6화 — 후계자의 탄생

“환자 얼굴 찍지 마세요.”휴대전화 렌즈가 찢어진 무대막 아래로 파고들었다.이경은 천을 더 넓게 펼쳐 세라의 얼굴과 젖은 치맛자락을 가렸다. 구급대원에게는 진통 간격만 전달했다.세라가 이경의 손목을 쳐냈다.“당신 도움 필요 없어.”“알겠어요. 손대지 않을게요.”이경은 바로 한 걸음 물러났다. 대신 구급대원이 길을 확보하도록 사람들을 밀어냈다.“저 사람을 위한 장면이 아니라 태어날 아이의 경계입니다. 찍은 영상은 삭제해 주세요.”구급차가 출발하자 포털 알림이 떴다.‘한주 적통 후계자 오늘 탄생.’진통이 시작되기 사흘 전에 작성된 예약 기사였다. 출산 병원과 특별 병실 층수, 예상 체중, 이름 후보까지 적혀 있었다.월백 직원이 물었다.“기사에 반박할까요?”“아뇨. 쇼와 출산을 한 제목에 묶지 마세요. 아이 신상 삭제만 요구합니다.”이경은 관객에게 의료 상황으로 행사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세라가 쓰러진 영상은 월백 계정에 단 한 장도 올리지 않았다.기자가 출구를 막았다.“백세라 씨가 서 대표 행사에서 쓰러졌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충돌이 있었습니까?”“없었습니다.”“아이 친부가 강태준 대표가 아니라는 주장에는요?”“출산 중인 사람과 신생아를 성인들의 싸움 제목으로 쓰지 마세요.”병원은 더 혼란스러웠다.문혜란이 한주 경호팀을 불러 산부인과 복도를 막았다. 다른 산모 가족까지 신분증 검사를 당했다.“한주 후계자가 태어납니다. 이 층을 전부 비워요.”병원장은 다른 환자의 진료권을 이유로 거절했다.“기부금과 병상 우선권은 관계없습니다.”혜란은 출생 시각을 자기 비서실에 먼저 알리라고 접수 직원을 몰아붙였다. 홍보팀은 복도 끝에 ‘책임지는 아버지’ 사진을 찍을 자리를 표시했다.태준은 수술 동의서의 배우자 칸을 찾았다. 법적 혼인 관계가 아니라는 설명을 듣고도 출생 인정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다.그때 한주 법무팀의 경고가 도착했다.친자 결과 전 부성 공표 금지. 병원 정보 공개 중단. 아동을 후계자 광고에 이용할 경우 가처분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7화 — 그 아이의 진짜 아버지

“친자관계 성립 확률은 99.99퍼센트입니다.”출산 닷새 뒤, 법원 지정 검사기관이 봉인된 결과를 양측 대리인에게 읽었다.신생아와 생물학적 친자관계가 확인된 사람은 윤재민이었다.강태준은 아니었다.검체는 아기의 건강 상태가 안정된 뒤 채취했다. 병원 직원과 법원 집행관, 양측 대리인이 서로 다른 봉인 번호를 확인했다. 이동 경로는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태준의 변호사가 물었다.“재검을 신청할 수 있습니까?”“절차상 이의 신청은 가능합니다. 다만 현재 결과의 효력은 유지됩니다.”재민은 웃지도 세라 병실로 달려가지도 않았다.“아이 이름은 결정문 공개본에서도 가려 주십시오.”친부 확인은 출입증이 아니었다. 재민에게는 양육 능력 조사와 채무, 세라와의 공모 여부가 남아 있었다.결과는 가사 절차 기록으로 우선 봉인됐다. 수사기관도 영장을 통해 필요한 범위만 받아야 했다. 기자가 바로 전문을 볼 수 있는 문서가 아니었다.그 두 시간의 공백을 세라 측 홍보대행사가 파고들었다.‘차선우가 검사기관에 거액 기부.’‘서이경 측, 한주 후계 구도 흔들려고 친자검사 개입 의혹.’기부는 삼 년 전 난치병 검사 장비 지원금이었고 해당 친자검사 부서와 무관했다. 이경은 검사기관 관계자를 만난 적조차 없었다.사실보다 제목이 빨랐다.세라의 대행사는 검사기관 전 직원이라는 익명 인터뷰도 붙였다. 목소리를 바꾼 남자는 ‘외부 압력을 느꼈다’고 했지만 근무 시기와 부서를 말하지 않았다.방송이 끝난 뒤 검사기관은 그런 직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정문은 첫 의혹 영상 조회 수의 백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누군가는 월백 앞에 아기 인형을 버리고 ‘남의 아이로 돈 벌지 마라’고 썼다. 이경은 직원에게 사진을 올리지 말게 하고 경찰 증거봉투에 그대로 담았다.월백 전화에는 아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욕설이 쏟아졌다. 봄의 새 학교 이름을 묻는 메시지도 섞여 있었다.선우는 기사 차단 가처분과 기부 내역 공개,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정리해 왔다.“어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8화 — 진실을 산 사람들

“제가 받은 돈부터 공개하겠습니다.”윤재민은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변호사 사무실의 작은 촬영실에 앉았다. 아기 사진도, 친자 결과서도 화면에 올리지 않았다.그가 공개한 것은 자기 명의 계좌였다.백세라의 개인회사에서 두 차례, 문혜란 비서실이 관리한 협력사에서 세 차례. 합계 십칠억 원이 재민의 해외 법인으로 흘렀다.첫 송금 옆에는 ‘자문료’, 두 번째에는 ‘지분 정산’이라고 적혀 있었다.“실제 자문은 없었습니다. 아이의 친부라는 사실을 숨기고, 강태준 씨의 아이로 발표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대가였습니다.”재민은 송금 전날 세라에게 넘긴 보안키도 인정했다. 그 키로 월백 고객 폴더 일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객 공격에 쓰일 줄 몰랐다고 말하고 싶지만, 묻지 않은 것도 제 선택입니다.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고 넘겼습니다.”그 진술 때문에 재민의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압수 대상이 됐다. 변호사는 공개 전에 면책 협상을 하자고 했지만 재민은 거절했다.“면책을 먼저 받으면 제가 내놓는 말이 또 가격표가 됩니다.”질문이 빗발쳤다.“협박해서 더 받은 것 아닙니까?”“처음에는 제안받았습니다. 그 뒤 금액을 올려 달라고 요구한 건 저입니다.”재민은 자기 메시지도 내놓았다.‘침묵 가격이 이 정도면 부족하다.’그는 피해자로 빠져나갈 문을 스스로 닫았다.수사관은 회견 직후 재민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그는 출석 장면에 아이 이야기를 붙이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취재진은 ‘친부 긴급 소환’이라고 썼다.생물학적 관계와 범죄 책임을 분리하겠다는 약속은 기사 제목에서도 시험받았다.“저도 진실을 판 사람입니다. 공모와 조세, 자금 세탁 여부를 조사받겠습니다.”다만 그가 가진 계약서는 일부뿐이었다. 친자 공표와 지급 조건은 있었지만, 월백 고객 공격 지시는 별도 부속 문서에 있다는 문구만 남았다.서명 페이지 원본은 없었다.재민은 세라가 보낸 화면 캡처를 공개했다. 문혜란의 지시로 보이는 문장과 태준의 이니셜이 있었다.한주는 즉시 반격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69화 — 사라진 지시 계정

‘WHITE_0’은 존재한 적이 없는 계정처럼 깨끗했다.한주 외주 홍보팀 직원 명단에도, 비용 결재선에도 그 이름은 없었다. 로그인 기록은 루마니아와 싱가포르, 캐나다를 삼 분 간격으로 건너뛰었다.수사관이 화면을 확대했다.“해외 가상 서버를 거친 겁니다. 마지막 서버는 어젯밤 폐쇄됐습니다.”폐쇄 시각은 윤재민이 송금 내역을 공개한 지 사십일 분 뒤였다.복구업체가 건진 것은 폴더 껍데기와 파일명뿐이었다.SU_A_SCAR.SEJIN_7MM.KIDS_RAW.SODAM_VOICE.여덟 고객의 원본이 한곳에 모였었다는 사실은 보였다. 누가 어떤 문장을 써서 공격을 지시했는지는 비어 있었다.정 실장이 이를 악물었다.“파일명만으로도 백세라 짓인 걸 알 수 있잖아요.”“우리가 아는 것과 법정에서 입증하는 건 달라요.”이경은 모니터를 덮지 않았다. 보고 싶은 결론을 빈칸에 써 넣는 순간 한주가 기다리던 ‘조작’이 됐다.남은 흔적도 애매했다.법무팀은 개인정보 침해, 안전사고, 미성년자 광고, 합성 음성 위법 가능성을 모두 경고했다. 태준은 경고를 열람한 뒤 ‘캠페인 진행’을 승인했다.하지만 승인 화면에는 고객 이름과 구체적 실행 내용이 없었다.태준 측은 일반 홍보 예산 승인이라고 주장했다. 세라 측은 WHITE_0 비밀번호를 외주 직원 누구나 알았다고 했다.세라 휴대전화의 이중 인증 기록은 삭제돼 있었다. 백업은 출산 전날 해외 계정으로 이전됐다.문혜란은 종이 지시만 썼다. 비서들은 메모를 회의 뒤 파쇄했다고 진술했다.세 사람 모두 같은 빈칸 뒤에 숨었다.수사팀은 고객 자료를 한꺼번에 공개하면 여론상 유리하다고 설명했다.“패턴을 보여 주려면 원본 비교가 필요합니다.”이경은 고개를 저었다.“수사를 위해 제출하는 범위와 언론에 보여 주는 범위를 분리해 주세요. 고객이 원하지 않는 몸과 얼굴을 결정타로 쓰지 않겠습니다.”“공개하지 않으면 한주가 개별 우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 반박 비용까지 감수하겠습니다.”월백 회의실에는 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70화 — 무릎 대신 칼을 꺼낸 사람

“휴대전화와 녹음기는 밖에 두시죠.”강태준이 지정한 곳은 문 닫은 호텔의 지하 연회장이었다. 직원도 카메라도 없었다.이경은 혼자 가지 않았다. 양측 변호사가 문가에 앉았고, 합의한 기록 담당자가 대화 요지만 손으로 적었다.“서이경 씨가 원하면 언제든 끝냅니다.”이경의 변호사가 확인했다.태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이경 앞에 무릎을 꿇었다.“미안하다.”이경은 그를 일으키지 않았다.“거래 조건부터 말해요.”태준의 얼굴에서 슬픔이 한 겹 벗겨졌다.“월백 해외 상표 출원을 취소하게 할 수 있어. 공급 봉쇄도 오늘 끝낼 수 있고.”“대가는요?”“한주에 돌아와. 웨딩본부 지분 삼십 퍼센트와 독립 경영권을 주겠다. 네 이름도 전부 복원하고.”“고객 소송은?”“취하해야지. 형사 자료도 더 내지 말고.”무릎은 사과를 위한 자세가 아니었다. 협상가가 첫 가격을 내놓기 전 만든 장면이었다.이경이 물었다.“상표 출원인이 한주가 아니라 페이퍼컴퍼니던데, 당신이 어떻게 취소합니까?”태준의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내가 움직일 수 있으니까.”“그 말은 당신이 출원에 관여했다는 뜻인가요?”“뜻을 붙이는 건 네 자유야.”그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무릎에 묻은 먼지를 털며 목소리를 낮췄다.“쇼 한 번 성공했다고 월백이 살아난 줄 알아? 원단도, 판매망도, 이름도 내가 막으면 끝이야.”“그래서 고객 권리까지 넘기라는 겁니까?”“고객들은 보상받으면 돼. 넌 회사를 가져.”“그 사람들 비밀은 내 지분이 아닙니다.”이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예요.”태준이 마지막 조건을 던졌다.“봄이 학교 보안도 한주가 책임질 수 있어.”이경의 손이 문고리에서 멎었다.“아이를 겁준 사람들이 보호자가 되겠다고요?”“세상에는 박도윤 같은 사람이 또 있어. 네가 혼자 다 막을 수는 없어.”“못 막을 수도 있죠. 그래도 봄이를 거래 조건으로 넘기진 않습니다.”이경은 연회장을 나왔다.선우는 건물 밖 차 안에서 기다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Leer más
ANTERIOR
1
...
456789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