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는 하루 종일 의심이나 하니까 보기만 해도 짜증 나.”고지훈의 사교계에서 나는 그저 웃음거리였다.남편에게 죽자고 목매는 본처, 고지훈이 진정한 사랑을 좇는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그러다 내 손가락이 갑자기 멈췄다.고지훈이 댓글을 남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해연이만 행복하면 그걸로 됐지.]뒤에 붙은 세 개의 태양 이모티콘이 내 눈을 찔렀다.강인호가 곧바로 그 뒤를 이었다.[어떤 사람은 또 난리 치겠네. 아무리 정실부인 행세를 해도, 해연이 좋아한다고 한마디만 하면 끝이잖아!]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구를 말하는지 모를 사람은 없었다.나는 망설임 없이 SNS 화면을 닫았다.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신 뒤 깊이 잠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고지훈이 잔뜩 화난 얼굴로 캐리어를 끌고 침대 곁에 서 있었다.아들까지 데리고 있었다.“남편이랑 아들이 밖에 있는데 전화 한 통도 안 하고 연락 한 번도 안 하면서 그렇게 푹 잘 수 있어?”“이제 나랑 아들은 네가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사람이 된 거야?”나는 말없이 고지훈을 바라봤다.예전에는 고지훈이 비행기에서 내렸는지, 호텔에는 도착했는지, 밥은 뭘 먹었는지 하나하나 신경쓰며 내내 걱정했다.그러면 고지훈은 내가 귀찮다며,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했다.그런데 이제 내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자, 이번에는 나더러 자신을 무시한다고 했다.“당신이 출장 간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방해하지 않은 거야.”“게다가 당신과 아들 곁에는 임해연도 있었잖아.”고지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내가 임해연의 이름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잠시 후 고지훈은 붉어진 얼굴로 애써 진정했다.“나랑 해연이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냥 내가 예전에 진 빚이 있어서 갚는 것뿐이야. 대체 몇 번을 더 설명해야 믿겠어?”나는 가볍게 손을 들어 고지훈의 말을 막았다.그리고 입가에 적당히 미소를 띠었다.“설명 안 해도 돼. 나도 다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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