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지독한 한기였다.연우는 바닥에 쓰러진 채 파르르 몸을 떨었다. 찢겨나간 셔츠 자락은 맨살을 가려주지 못했고, 대리석 바닥의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고 있었다.온몸이 비명을 질렀다. 태오가 남긴 폭력의 흔적들이 멍울이 되어 전신을 옥죄었다. 특히 억지로 끼워진 왼손 약지의 반지는 살을 파고들어, 손가락 전체가 검붉게 멍들고 욱신거렸다."일어나."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떨어졌다.연우가 힘겹게 고개를 들자, 완벽한 슈트 차림의 태오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젯밤의 광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여전히 섬뜩하리만치 무감각했다."하아…… 살려, 살려주세요……"갈라진 목소리가 입술 틈으로 새어 나왔다. 연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러섰다.태오는 대답 대신 턱짓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문이 열리며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세 명의 사용인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들어왔다. 그들의 손에는 커다란 상자와 화장품 가방이 들려 있었다."씻기고 입혀. 쓸데없는 흠집들은 가리고.""네, 이사님."태오가 방을 나가기가 무섭게, 사용인들이 연우에게 다가왔다. 그들의 손길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었다."일어나세요.""아, 앗! 잠, 잠깐만요……"거친 손길이 연우의 양팔을 붙잡아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비틀거리는 연우를 끌고 욕실로 들어간 그들은, 상처 난 몸에 미지근한 물을 끼얹고는 거친 타월로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문질렀다.수치심에 눈물이 흘렀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 연우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의 명령에 따라 단장시켜야 할 물건에 불과했다.욕실에
Last Updated : 2026-10-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