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회사 근처 작은 술집에 마케팅1팀이 모였다. 수요일 임원 보고를 무사히 넘긴 뒤 호빈이 잡은 뒤풀이였다. 노재원 차장은 가족 약속이 있다며 첫 잔만 함께하고 먼저 일어났고, 긴 테이블에는 안주와 술병이 금세 늘어섰다. 주함도 자리를 지켰다. 프로젝트에서는 빠진 것뿐이지, 팀에서 빠진 건 아니었으니까. 처음에는 구석에서 잔만 만지작거리던 주함 앞으로 혜주가 말없이 튀김 접시를 밀었다. “남 대리님, 방지안 발표 잘하셨다면서요?”“…그냥 읽은거죠. 뭐.” 말은 퉁퉁거려도 주함의 귀가 은근히 붉어졌다.혜주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뒤 호빈이 잔을 들었다. “이번 건 누구 하나 빠졌으면 다시 못 살렸을 겁니다. 다들 고생했어요.” 팀원들의 잔이 하나둘 올라왔다. “특히 막판에 밤까지 버틴 홍 과장님이랑 이 대리도 고생했고요.” 박수가 쏟아지자 차율은 손을 내저었고, 청운은 짧게 고개를 숙였다. 차율도 잔을 들었다. 몇 주 만에 어깨가 조금 풀리는 기분이었다.기획을 빼앗겼던 분함도, 사무실을 누르던 의심도 오늘만큼은 테이블 밖에 내려놓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잔이 자주 비었다. “과장님, 오늘은 좀 드시네요?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9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