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우의 만년설이 은빛 거울처럼 비치는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호숫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최고급 빅토리아-융프라우 프라이빗 리조트의 가든 테라스에는 은은하고 깊은 전통 한방 약재의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성운글로벌과 혜민당이 유럽 정·재계 인사들과 스위스 연방 관계자, 유력 제약사 경영진을 초청해 연 ‘글로벌 VIP 전통 약선 갈라 연회’였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알프스의 겨울바람과 100년 묵은 천종산삼, 영지버섯의 그윽한 훈향이 어우러져 테라스 전체를 신비로운 치유의 공간으로 물들였다.임신으로 달라진 몸을 숨기지 않은 채 편안하고 당당하게 손님을 맞았다.“한 대표님, 오늘 선보여 주신 혜민당의 ‘황칠 공진단’과 전통 약선 코스는 서양 현대 의학이 수십 년간 찾지 못했던 천연 면역 치유의 해답입니다. 우리 그룹과의 유럽 독점 공급 파트너십을 반드시 체결하고 싶습니다.”채경은 유창한 독일어와 영어로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응대했다.“현대 의학과 자연 유래 약물은 서로 대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근거와 안전성, 그리고 환자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가입니다. 그 기준으로 함께 연구하겠습니다.”그녀는 이제 제 사업의 장단점을 직접 설명하고, 질문을 받고, 틀린 부분은 고칠 수 있는 경영자였다.***연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된 자정 무렵, 호숫가에 자리 잡은 프라이빗 글라스 방갈로. 잔잔한 브리엔츠 호수의 물소리가 밤의 적막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사각, 사각.발소리와 함께 백도현이 다가왔다. 남자는 낮의 격식 있던 연회복 대신 편안한 흰 모시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산모의 원기를 돋우는 따뜻한 온궁차(溫宮茶)가 담긴 청자 찻잔이 들려 있었다.“피곤하지 않으십니까, 사모님.”도현이 찻잔을 협탁에 내려놓고, 채경의 차가워진 손을 감싸 쥐었다. 남자의 뜨거운 체온이 손끝을 타고 전신으로 스며들었다.“아니요…… 우리 아이들도 오늘 밤은 얌전히 숨을 고르고 있어요. 도현 씨 손길이 닿아서 그런가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