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 안 자?]새벽 4시 17분, 차이준이 보낸 두 번째 문자를 본 윤서하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정확히는 23번쯤 썼다가 지웠다.[당신 때문에.][미쳤어요?][안 자는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다신 문자하지 마.]마지막 문장까지 적고도 보내지 못했고, 결국 휴대폰을 뒤집어 베개 밑에 처박았다.“진짜 안 해.”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자기도 몰랐다.그런데 다음 날부터 차이준이 진짜로 안 나타났다.하루.이틀.사흘.문제는 그 침묵이 자꾸 사람 약 올리는 방식으로 느껴졌다는 거였다. 먼저 오지 말라고 한 적도 없는데 정말 안 오니까, 서하는 괜히 자기가 버림받은 사람처럼 기분이 더러워졌다.다섯 번쯤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스스로 한심해서 화면을 껐고, 10분 뒤 다시 켰다. 새 메시지는 없었다.“와. 사람 미치게 하는 데는 재주 있네.”동관 서재에도 없었고, 서비스 복도에서도 안 보였으며 유리문에는 손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 청소 카트 손잡이에 커피도, 이상한 메모도, 쓸데없는 시비도 없었다.처음엔 살 것 같았다.둘째 날엔 조용해서 좋다고 생각했고, 셋째 날쯤 되자 윤서하는 멀쩡한 유리문을 괜히 두 번 닦았다.“뭐 찾는 거 있어요?”김미자가 뒤에서 묻자 서하는 바로 손을 멈췄다.“먼지요.”“거기 이미 닦았잖아.”“또 생겼어요.”“5분 만에?”“이 집 먼지가 성격이 급한가 보죠.”김미자가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으나 서하는 더 세게 유리를 문질렀다.차이준이 안 보이면 좋은 거였다.이래야 맞았다.키스도 끝, 장난도 끝, 새벽 문자도 끝.그런데 왜 자꾸 복도 끝을 보게 되는지 그게 제일 열받았다.넷째 날, 선우재 분위기가 갑자기 뒤집혔다.주차장에는 낯선 차들이 줄줄이 들어왔고, 현관에는 꽃과 상자가 쌓였으며 직원들은 평소보다 두 배 빠르게 움직였다. 박물관 개관 프로젝트 회의 때문에 가족들이 한꺼번에 모인다는 말을 듣고서야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회장님 가족들 거의 다 와요.”옆에서 직원 하나가 속삭였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