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우리 애가 너를 골랐다: Capítulo 41 - Capítulo 50

77 Capítulos

# 41화. 여자 친구가 생긴 집

# 41화. 여자 친구가 생긴 집현관문이 열리자 도윤이 가장 먼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민서 누나도 신발 여기 놔.”아이는 신발장 아래 칸을 열어 자기 운동화를 한쪽으로 밀었다.비어 있는 자리라고 해 봐야 손바닥 두 개 정도였다. 민서의 운동화 한 켤레가 들어가기에도 빠듯했다.“누나 신발은 오늘만 두면 돼.”민서가 말하자 도윤의 손이 멈췄다.“왜 오늘만?”태건이 현관문을 닫다 민서를 바라봤다.연인이 되었다고 해서 민서가 매일 이 집에 오는 것은 아니었다.도윤에게는 그 차이가 아직 어려울 것이다.“민서 누나도 자기 집이 있잖아.”태건이 대신 설명했다.“여기서 살면 되는데.”도윤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민서는 웃지 않았다.아이의 말이 귀엽다고 넘기기에는, 도윤이 사람을 붙잡는 방식이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었다.엄마가 생겼지만 멀리 살았다.민서는 자주 왔지만 언제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도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같은 집에 있으면 아무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도윤아.”민서가 아이 앞에 앉았다.“누나가 아빠 여자 친구가 된 거랑 이 집에서 사는 건 다른 일이야.”“왜?”“여자 친구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 알아 가는 사람이야.”“같이 자는 사람 아니야?”태건이 헛기침했다.민서가 그를 힐끗 봤다.“누가 그렇게 말했어?”“준우 엄마랑 아빠는 같이 자.”“그분들은 결혼한 사이니까.”“아빠랑 누나도 결혼해.”이번에는 태건까지 말이 없어졌다.도윤은 두 어른이 대답하지 않자 신발장에 민서의 운동화를 직접 넣었다.“여기 자리 만들었어.”민서는 운동화를 다시 빼지 않았다.다만 아이에게 확실히 말했다.“오늘 돌아갈 때 가져갈 거야.”도윤의 입술이 내려갔다.“그래도 다음에 또 올 거야.”“언제?”“아빠랑 누나가 약속하면.”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지만 더 조르지는 않았다.태건은 그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민서가 무조건 남겠다고 약속하지 않은 것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2화. 같은 명단의 이름

# 42화. 같은 명단의 이름지원자 명단 가장 아래에 강서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태건은 연구실 문 앞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프로그램의 성격이 너무 분명했다.청년 양육자 지원센터 현장 보조.상담을 받으러 온 어린 부모들의 접수와 돌봄을 돕고, 필요한 복지 제도를 안내하는 활동이었다.서준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는 분야는 아니었다. 학생회 활동을 오래 했고, 교내 봉사 프로그램에도 자주 참여했다.그래도 태건은 반갑지 않았다.“문 앞에서 뭐 해?”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태건의 표정이 굳었다.서준이 서류 봉투를 든 채 다가오고 있었다.“너 이거 왜 지원했어.”태건이 명단을 가리켰다.서준은 자기 이름을 확인하고도 놀라지 않았다.“교수님 추천.”“네가 아동복지에 관심 있었어?”“없으면 지원하면 안 돼?”“내가 한다는 거 알고 온 거냐고.”서준의 눈썹이 올라갔다.“너 세상 모든 일이 너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냐?”“대답해.”“몰랐어.”서준은 태건을 지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어제 명단 올라온 것도 방금 알았고.”“그럼 취소해.”서준이 천천히 돌아봤다.“왜?”“너랑 같이하기 싫어.”“나는 너 좋아서 하는 줄 알아?”“그럼 빠져.”“싫은 사람이 빠져.”서준은 다시 문을 두드렸다.안쪽에서 들어오라는 대답이 들렸다.태건은 그보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갔다.교수는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안경을 벗었다.“서로 아는 사이인가?”“모릅니다.”태건이 대답했다.동시에 서준이 말했다.“고등학교 동창입니다.”교수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사이가 좋지는 않은 모양이군.”“활동에는 문제없습니다.”서준이 먼저 자리에 앉았다.태건은 서 있는 채 그를 노려봤다.“나는 문제 있습니다.”“이태건 학생.”교수의 목소리가 조금 단단해졌다.“지원서를 낸 이유가 뭔가?”태건의 시선이 교수에게 돌아갔다.“어린 부모들이 도움받을 곳을 찾는 일을 배우고 싶어서요.”“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3화. 필요한 걸 먼저 묻는 법

# 43화. 필요한 걸 먼저 묻는 법다음 주 토요일 오전 아홉 시 사십 분.태건은 센터 상담실 앞에 놓인 빈 의자를 바라봤다.예약 시간은 열 시였다.아직 이십 분이나 남았는데도 그는 세 번째로 벽시계를 확인했다.맞은편에서 서류를 정리하던 서준이 말했다.“시계 닳겠다.”“네 일이나 해.”“내 일 하고 있어.”서준은 접수 확인서와 지원 신청 목록을 순서대로 늘어놓았다.긴급 생계비.한부모 가족 지원.영아 돌봄 연계.임시 주거 상담.태건이 제목만 읽다가 물었다.“이걸 오늘 다 신청해?”“상담받고 본인이 원하는 것부터.”“시간 없잖아.”“그래서 네가 서두르면 더 도망가.”태건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아는 척하지 마.”“너한테 하는 말이야.”서준은 종이를 한쪽으로 밀었다.“김우진 씨한테 네 과거 설명하면서 마음 열게 하려고 하지 말라고.”“그럴 생각 없어.”“불쌍하다는 얼굴도 하지 말고.”태건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나는 불쌍하다고 생각 안 해.”“그건 다행이네.”“대신 답답하다고는 생각해.”서준이 종이에서 눈을 들었다.“아직 만나지도 않았다며.”“애를 시설에 보내고 군대 간다잖아.”태건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다른 방법부터 찾아봐야지.”“본인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잖아.”“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겠지.”“그것도 네 추측이야.”태건은 반박하려다 입을 다물었다.교육 첫날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판단보다 질문을 먼저 할 것.자신이 가장 못하는 일이었다.복도 끝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태건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낡은 유모차를 미는 남자가 접수대로 다가오고 있었다.검은 모자를 깊이 눌러쓴 얼굴은 사진보다 더 어려 보였다. 한 손에는 젖병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 손잡이를 꽉 쥐고 있었다.아기는 안전벨트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채 울고 있었다.접수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김우진 씨 맞으세요?”남자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4화. 다시 시작하는 사람

# 44화. 다시 시작하는 사람[오늘 안 되면 아이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태건은 메모를 다시 읽었다.글씨는 종이 끝으로 갈수록 심하게 흔들려 있었다.서류 봉투 안에는 아이의 출생증명서와 통장 사본, 작성하다 만 시설 입소 신청서가 들어 있었다.우진이 센터를 방문하기 전부터 준비해 둔 것들이었다.“김우진 씨한테 전화했습니까?”태건이 묻자 담당자가 휴대전화를 들었다.“계속 연결 중이에요.”“아이 데리고 나간 지 얼마 안 됐잖아요.”태건은 곧장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찾으러 가겠습니다.”“어디로요?”담당자의 질문에 걸음이 멈췄다.태건은 우진의 집도, 자주 가는 곳도 몰랐다.휴대전화 번호 하나만 알고 있었다.“일단 근처부터.”“이태건 씨.”서준이 봉투에서 시설 입소 신청서를 꺼냈다.“작성 날짜부터 봐.”날짜는 어제였다.오늘 상담을 받기 전에 쓴 서류였다.“아까까지 같은 생각이었는지는 아직 모르잖아.”태건의 얼굴이 굳었다.“그래도 이걸 두고 갔어.”“실수로 두고 갔을 수도 있어.”“메모까지?”“그러니까 물어봐야지.”서준이 태건을 똑바로 바라봤다.“또 네가 먼저 결론 내리지 말고.”태건은 반박하지 못했다.조금 전까지 우진에게 숨기지 말고 말하라고 했다.정작 자신은 종이 한 장을 보고 우진이 아이를 버릴 거라고 단정하고 있었다.담당자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신호가 길게 이어진 끝에 통화가 연결됐다.“김우진 씨?”수화기 너머에서 차량 소음이 들렸다.담당자가 아이와 함께 있는지 먼저 확인했다.우진의 낮은 대답이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네.”태건의 굳은 어깨에서 아주 조금 힘이 빠졌다.“두고 가신 서류를 확인했습니다. 지금 어디세요?”잠시 뒤 담당자의 시선이 유리문 너머로 향했다.“센터 앞 정류장이요?”태건도 밖을 바라봤다.광고판 뒤편으로 낡은 유모차 바퀴가 보였다.우진은 센터에서 멀리 가지 못했다.“제가 나가도 됩니까?”태건이 물었다.담당자는 수화기 너머의 우진에게 동의를 구한 뒤 고개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5화. 숨기지 않을 사람

# 45화. 숨기지 않을 사람민서는 교수에게서 온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다만 최근 게시판에 올라온 사생활 관련 제보 때문에 사전 면담이 필요합니다.]짧은 문장이었다.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축제 날 찍힌 사진.도윤의 손을 잡고 걷는 민서와 그 옆의 태건.그 뒤로 학교 익명 게시판에는 비슷한 글이 몇 번 올라왔다.신입생이 아이 있는 복학생과 사귄다더라.아이 엄마가 따로 있다더라.학과 대표로 뽑힐 사람이 복잡한 사생활로 학교 이미지를 망쳐도 되느냐는 말까지 있었다.민서는 처음에는 읽지 않았다.보지 않으면 사라질 소문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 근거도 없는 글에 자신의 시간을 내주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누군가는 그 글을 캡처해 교수에게 보냈다.“내일 면담 잡을게.”민서가 화면을 끄며 말했다.태건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그 프로그램 하지 마.”민서가 고개를 들었다.“뭐?”“나 때문에 이런 말까지 듣는데 왜 해.”“너 때문에 듣는 게 아니야.”“사진에 나랑 도윤이 찍혔잖아.”“그래서?”“대표 활동까지 문제 생기면.”“이태건.”민서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태건은 입을 다물었다.“방금 네가 우진 씨한테 뭘 배웠다고 했지?”“그 얘기가 왜 나와.”“상대가 원하는 걸 먼저 묻는 법.”민서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그런데 나한테는 묻지도 않고 그만두라고 해?”태건의 손이 굳었다.“네가 피해 보니까.”“피해를 주는 건 내가 너랑 만나는 일이 아니라, 거짓말을 퍼뜨린 사람이야.”“사람들은 그렇게 안 봐.”“사람들 생각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면 그게 맞는 선택이야?”태건은 대답하지 못했다.민서는 화가 난 얼굴이었지만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나도 무서워.”그 말에 태건의 눈빛이 움직였다.“교수님이 뭐라고 하실지 모르겠고, 대표에서 빠지라고 할 수도 있어.”“그럼.”“그래도 내가 먼저 포기하지는 않을 거야.”민서는 태건을 똑바로 바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6화. 가까이서 보고 있던 사람

# 46화. 가까이서 보고 있던 사람학생지원팀에서 보낸 목록에는 모두 열세 개의 게시글이 있었다.민서는 화면을 천천히 내려봤다.처음에는 축제 사진뿐이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태건과 도윤이 함께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그다음부터는 달랐다.태건이 교수 연구실에 들어간 시간.민서가 도윤을 데리고 학과 건물에 온 날.두 사람이 정문 앞에서 함께 걸어간 방향.우연히 한두 번 목격한 사람이 적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누군지 알아?”태건이 물었다.“계정만으로는 모르겠어.”민서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도윤은 두 사람의 분위기를 알아챘는지 태건 품에서 조용히 눈만 움직였다.“아빠.”“응.”“누가 누나 괴롭혀?”태건의 입이 다물렸다.민서는 도윤 앞에 손을 내밀었다.“누나랑 걸을래?”도윤은 태건의 품에서 내려와 민서 옆에 섰다.“누가 나쁜 말 썼어?”“응.”“누나가 잘못했어?”“아니.”민서는 분명하게 대답했다.“누나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누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썼어.”도윤의 눈썹이 내려갔다.“왜 싫어해?”“그건 그 사람한테 물어봐야 해.”“아빠가 혼내?”태건이 대답하기 전 민서가 말했다.“학교 선생님들이 확인할 거야.”“아빠는?”“아빠는 누나가 해 달라는 것만 도와줄 거고.”도윤은 태건을 올려다봤다.“진짜?”태건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었다.아이에게까지 신뢰받지 못한 기분이었다.“진짜야.”그가 낮게 대답했다.다음 날 학생지원팀에서 정식 확인 요청이 왔다.계정 가입 정보는 같은 학과 2학년 학생의 것이었다.박소정.민서는 이름을 본 순간 얼굴을 떠올렸다.같은 전공 수업을 두 번 들었던 선배였다. 축제 준비 때도 몇 번 마주쳤고, 대표 프로그램 지원자 설명회에도 참석했던 사람이었다.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서로 인사를 나눈 적도 손에 꼽았다.그런 사람이 자신의 일정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학생지원팀 담당자는 정식 조사 전에 양쪽의 이야기를 확인하겠다며 면담을 제안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7화. 자리가 하나뿐일 때

# 47화. 자리가 하나뿐일 때“근데 자리가 하나밖에 없어.”도윤의 손가락이 비어 있는 동그라미 위에 멈춰 있었다.태건은 안내문을 다시 읽었다.가족 참여 수업.아이 한 명당 보호자 두 명까지 참석 가능.두 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행사 규정이었다. 하지만 도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중 누군가를 골라야 한다는 뜻으로 보이는 모양이었다.“이건 가족을 두 명만 쓰라는 게 아니야.”태건이 말했다.“그럼?”“그날 어린이집에 올 사람을 쓰는 거야.”“가족 아닌 사람도 와?”“선생님한테 물어봐야지.”태건은 성급히 답하지 않고 안내문 아래의 설명을 확인했다.부모, 조부모, 친척 또는 아동이 신뢰하는 보호자.민서도 참석할 수 있는 범위였다.그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도윤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그래도 둘만 오잖아.”“응.”“아빠는 와?”“갈 거야.”첫 번째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도윤이 다시 빈칸을 내려다봤다.민서는 아이를 재촉하지 않았다. 자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하연을 선택해야 한다고 알려 주지도 않았다.태건 역시 기다렸다.“누가 왔으면 좋겠어?”그가 묻자 도윤은 민서부터 바라봤다.시선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말하면 누가 속상해?”민서의 가슴 한쪽이 작게 내려앉았다.세 살짜리 아이가 벌써 어른들의 마음부터 살피고 있었다.“누가 속상할지 도윤이가 먼저 생각하지 않아도 돼.”민서가 말했다.“왜?”“이건 도윤이 수업이니까.”“누나가 안 오면 안 속상해?”아이의 질문은 정확했다.민서는 괜찮다고 거짓말하지 않았다.“조금 아쉬울 수는 있어.”도윤의 얼굴이 곧바로 어두워졌다.“그럼 누나 와.”“누나가 아쉽다고 해서 도윤이가 원하는 사람을 바꾸면 안 돼.”민서는 아이 앞에 몸을 낮췄다.“누나 마음은 누나가 알아서 할 수 있어.”태건은 그 말을 조용히 들었다.하연이 도윤과 처음 만났던 날 자신도 비슷한 두려움을 느꼈다. 아이가 친모를 좋아하면 자신의 자리가 줄어들 것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8화. 네 번째 손가락

# 48화. 네 번째 손가락“나, 아빠, 엄마.”도윤은 세 번째 손가락까지 편 뒤 잠시 멈췄다.그리고 네 번째 손가락을 펴며 말했다.“민서 누나도 있잖아.”태건은 대답하지 못했다.하연도 마찬가지였다.아이에게는 단순한 셈이었다.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을 아끼며, 자주 생각나는 사람.도윤은 그 모든 사람을 한 손 안에 넣었다.하지만 어른들에게 가족이라는 말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함께 사는 사람.피가 이어진 사람.법적으로 묶인 사람.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람.태건은 그중 무엇이 도윤에게 필요한 답인지 알 수 없었다.“민서 누나도 가족이야?”도윤이 다시 물었다.하연의 눈이 태건에게 향했다.태건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민서의 자리를 하연에게 설명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도윤의 말에 자신이 원하는 답을 덧붙여도 안 됐다.“도윤이는 어떻게 생각해?”그가 되물었다.도윤은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얼굴이었다.“가족이지.”“왜?”“우리 집 많이 오고.”도윤은 손가락을 접지 않은 채 하나씩 이유를 말했다.“나 아플 때도 오고, 아빠랑 손잡고, 나 좋아하잖아.”마지막 말은 조금 작았다.“민서 누나가 도윤이 좋아한다고 했어?”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응.”도윤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누나 큰 편이고, 누나도 내 큰 편이야.”태건은 입술을 다물었다.그 말은 처음 세 사람이 가까워졌을 때 도윤이 만들어 낸 표현이었다.가족이라는 말보다 먼저 생긴 관계.누구도 대신하지 않으면서도 서로를 지켜 주는 사람.“그럼 카드에 네 명 써도 돼?”도윤이 물었다.교실 앞에는 다른 아이들이 그린 가족 카드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엄마와 아빠, 아이.할머니와 아이.아빠 둘과 아이를 그린 카드도 있었다.선생님은 보호자가 몇 명인지 정해 주지 않았다.빈 종이 위에 아이가 생각하는 가족을 그려 오라고 했을 뿐이었다.“써도 돼.”태건이 말했다.도윤의 얼굴이 밝아졌다.“민서 누나 사진 없어.”“그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49화. 내일을 말하는 사이

# 49화. 내일을 말하는 사이발표 당일 아침.민서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침대 옆 의자에는 전날 미리 골라 둔 셔츠와 재킷이 걸려 있었다. 발표 자료는 새벽까지 세 번이나 확인했고, 가방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출력물까지 넣어 뒀다.준비는 끝났다.그런데도 손끝이 차가웠다.대표 프로그램 선정 과정에서 소문까지 겪은 뒤라 그런지, 오늘 발표가 단순한 외부 기관 발표로 느껴지지 않았다.자신이 이 자리에 설 만한 사람인지 증명해야 할 것 같았다.휴대전화 화면이 켜졌다.[일어났어?]태건이었다.민서는 시간을 확인했다.오전 일곱 시 십 분.[응.]곧바로 답장이 왔다.[밥 먹어.]민서의 입가가 조금 올라갔다.[너는?][도윤이 먹이는 중.]잠시 뒤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식탁 앞에 앉은 도윤이 주먹밥을 양손에 쥔 채 웃고 있었다. 옆에는 노란 꽃다발이 투명 포장지에 싸여 놓여 있었다.꽃보다 먼저 비밀이 들킨 얼굴이었다.[꽃은 못 본 척해.]민서가 답을 보내자 태건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왔다.[이미 늦었어.]긴장이 조금 풀렸다.발표 장소는 학교에서 버스로 삼십 분 정도 떨어진 아동가족지원센터였다.대학 관계자와 외부 기관 실무자,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이 참석하는 자리였다.민서가 도착했을 때 발표장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하린이 가장 먼저 달려왔다.“오늘 완전 발표자 같다.”“평소에는?”“평소에는 과제에 지친 새내기.”하린은 민서의 어깨를 두 번 두드렸다.“잘할 거야.”“고마워.”“태건 선배도 와?”“도윤이랑.”“긴장돼?”민서는 발표장 출입문을 바라봤다.“발표보다 그게 더 긴장될지도.”“왜?”“끝나고 할 말이 있어.”하린의 눈이 커졌다.“설마 결혼?”“미쳤어?”민서가 곧바로 대답하자 하린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아니면 가족회의?”민서는 대꾸하지 않았다.그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다.어젯밤 태건이 보낸 메시지.[나도 네가 그 안에 있었으면 좋겠어.]민서는 그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 50화. 대신이 아닌 사람

# 50화. 대신이 아닌 사람하연과의 만남은 일요일 오후로 정해졌다.민서가 먼저 세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자고 했다.하연이 자신과 따로 만나기를 원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도윤에 관한 관계를 정하는 자리에서 태건이 빠지는 건 이상했다.도윤은 어린이집 친구 준우의 집에 맡겼다.이번 대화만큼은 아이가 없는 곳에서 끝내야 했다.“긴장돼?”카페 앞에 선 태건이 물었다.민서는 유리문 안쪽을 바라봤다.하연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조금.”“싫으면 안 들어가도 돼.”민서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태건의 표정이 곧바로 굳었다.“또 내가 정했어?”“응.”“미안.”요즘 태건은 잘못을 알아차리는 속도가 빨라졌다.민서는 가방끈을 고쳐 잡았다.“싫어서 긴장되는 건 아니야.”“그럼?”“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 다 못 정했어.”“생각한 것만 말해.”“하연 씨가 기분 나빠하면?”“그건 하연이가 알아서 할 일이고.”태건이 대답하다 민서의 눈치를 봤다.“맞지?”“이번에는 맞아.”카페 문이 열렸다.하연이 약속 시간보다 오 분 일찍 도착했다.세 사람은 창가에서 가장 먼 자리에 앉았다.주문을 마친 뒤 하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미안해요.”“무슨 이야기인지 대충은 들었어요.”민서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도윤이가 그린 가족 카드 때문이죠?”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민서 씨 이름이 있어서 불편했던 건 아니에요.”“알아요.”“오히려 반대였어요.”하연은 물컵을 두 손으로 감쌌다.“도윤이가 민서 씨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그 관계에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았어요.”민서는 그 말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끼어든다는 게 어떤 뜻이에요?”“도윤이가 민서 씨를 좋아할 때 내가 서운한 표정을 보이거나.”하연은 천천히 말을 골랐다.“엄마가 있는데 왜 다른 사람을 가족이라고 하느냐고 생각하는 거요.”태건의 얼굴이 굳었다.“그런 생각 했어?”“처음에는 조금.”하연은 숨기지 않았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8
Ler mais
ANTERIOR
1
...
345678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