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달이 뜨기 전, 하늘과 땅 사이가 가장 엷어지는 시각이었다.한양 북쪽 끝 오래된 초가에서 늙은 대장장이가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식구들의 곡소리가 문풍지를 흔들기도 전에, 마당 한가운데 흰 그림자 하나가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말이었다. 갈기가 달빛을 머금은 듯 은빛으로 흐르고, 발굽이 땅에 닿았는데도 흙 한 톨 일지 않는 백마였다.방 안, 이불 위에 누운 노인의 몸에서 희뿌연 혼이 일어나 앉았다. 혼은 제 몸을 내려다보고, 울고 있는 아들 며느리를 보고, 마지막으로 벽을 뚫고 들어온 백마를 보았다.“아이고, 내가 죽었구먼.”"그렇다.""말이 말을 하네?""그렇다.""저승사자는 검은 갓 쓰고 온다더니.""그건 저쪽이 하는 일이야. 난 하늘로만 가지."노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그랬다. 처음엔 놀라도, 이 흰 말을 보면 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았다."그럼 가기 전에 하나만 물어봅시다. 저 놈이 내 장도리 몰래 내다 판 거, 그거 저승 가서 일러바쳐도 되는 거요?"“타라.”노인의 혼이 투덜거리며 백마의 등에 오르자, 말은 지붕을 뚫고 곧장 하늘로 솟구쳤다. 구름을 가르고, 별 사이를 지나는 내내 등 뒤에서 장도리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장도리가 얼마짜리였는지, 며느리가 처음 시집왔을 때 어땠는지, 사실 그 며느리가 더 미웠다는 이야기까지.그 끝이 어딘지 알수 없을 만큼 커다란 문 앞에 혼을 내려놓았을 때,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말 양반, 얘기 들어줘서 고맙소. 근데 대꾸 좀 하고 사시오. 그러다 혼자 늙어 죽소."문이 열리고, 닫혔다.백마는 한참을 그 문 앞에 서 있었다.“나는 안 죽는다.”대답할 사람은 이미 없었다.천 번째였던가, 만 번째였던가. 세는 것을 그만둔 지도 오래였다.인왕산 중턱, 사람 발길이 끊긴 바위 위에 사내 하나가 걸터앉아 있었다.허리까지 늘어진 머리칼은 눈처럼 희었고, 은빛이 감도는 흰 도포 자락이 밤바람에 느리게 펄럭였다. 앉아 있는데도 키가 9척은 족히 넘어보였는데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10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