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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너는 누구냐?

Author: 연월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3 20:00:29
자정 무렵, 진 참판 댁 지붕에는 흰 그림자와 검은 그림자가 각기 팔짱을 끼고 선영의 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다들 잠들었을 거요. 들어가십시다."

이현이 창호지 문에 손을 대자 방 안 가득 흰빛이 스며들었다.

"되었다."

"오늘은 어떤 꿈을 꾸게 해주면 좋으려나."

강호준의 얼굴에는 새 신부와의 밤이 한껏 기대되는 미소가 번졌다.

"천마 나리, 오늘도 즐겁게 보시오. 소인 최선을 다할 테니."

방 안에서는 선영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 곁에 누운 가영이 잠결에 언니 소매를 꼭 쥐고 있었다.

한잠 들었던 선영은 불현듯 들려오는 오묘한 소리에 눈을 떴다.

사방이 꽃밭이었다. 자세히 보니 혼수를 만들며 자신이 한 땀 한 땀 놓은 수가 모두 실제가 되어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흐드러진 모란 사이로 형형색색의 나비가 날아다니니, 극락이 있다면 이런 곳이려니 싶었다.

그 순간 선영의 눈앞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검은 도포를 제대로 여미지도 않은 사내가 속살을 반쯤 드러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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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몽(天馬夢) -백마가 꿈길을 건너오면   9화 너는 누구냐?

    자정 무렵, 진 참판 댁 지붕에는 흰 그림자와 검은 그림자가 각기 팔짱을 끼고 선영의 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이제 다들 잠들었을 거요. 들어가십시다."이현이 창호지 문에 손을 대자 방 안 가득 흰빛이 스며들었다."되었다.""오늘은 어떤 꿈을 꾸게 해주면 좋으려나."강호준의 얼굴에는 새 신부와의 밤이 한껏 기대되는 미소가 번졌다."천마 나리, 오늘도 즐겁게 보시오. 소인 최선을 다할 테니."방 안에서는 선영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 곁에 누운 가영이 잠결에 언니 소매를 꼭 쥐고 있었다.한잠 들었던 선영은 불현듯 들려오는 오묘한 소리에 눈을 떴다.사방이 꽃밭이었다. 자세히 보니 혼수를 만들며 자신이 한 땀 한 땀 놓은 수가 모두 실제가 되어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흐드러진 모란 사이로 형형색색의 나비가 날아다니니, 극락이 있다면 이런 곳이려니 싶었다.그 순간 선영의 눈앞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검은 도포를 제대로 여미지도 않은 사내가 속살을 반쯤 드러낸 채 선영에게 슬그머니 다가오고 있었다. 얼굴에는 금방이라도 사람을 홀릴 듯한 미소가 흘렀다.선영에게 손을 뻗던 호준이 순간 멈칫하며 그 자리에 섰다.모란 덤불 너머에 잠옷 차림의 처자 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 있었다."너는 누구냐?""그럼 그쪽은 뉘신지요?"멍하니 서있는 선영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이 시작되었다."나…… 나, 나는 그 뭐랄까…… 흠. 그나저나 누가 신부요?""저 이옵니다만……."선영이 얼떨결에 대답했다."그럼 저쪽은?""나는 신부 동생이오만!""천마 나리, 좀 이상하오. 정리 좀 해주시오. 저 처자가 왜 여기에…….""그러는 그쪽은 옷도 입다 말고 여기는 왜 오셨소?"당찬 가영과 달리 선영은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호준이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그럼 오늘은 내가…… 두 명을 상대해야 하는 건가?"순간 가영의 머릿속에 낮에 들은 분이의 이야기가 번쩍 떠올랐다."무슨 망측한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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