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준은 그날 밤, 서아가 잠든 뒤에도 한참 동안 거실에 앉아 있었다. 불은 꺼져 있었고, 창밖으로는 늦은 밤의 불빛만 희미하게 번졌다.그는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조금 전까지 서아의 손이 닿아 있던 자리였다. 사람이 많아서 놓치면 곤란하다던 목소리. 손을 잡아도 되느냐고 묻는 듯 조심스럽게 내밀던 손끝. 그리고 손을 잡은 뒤에는 오히려 자신이 더 당황해 버렸던 얼굴까지.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미치겠네.”태준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고작 손을 한 번 잡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서아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이 기뻤고, 앞으로도 잡아도 된다고 말해 버린 자신이 우스웠다.다음에도. 그 말을 왜 했을까. 정말 다음에도 그러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태준의 표정이 굳었다.서아는 아직 미성년자였다. 그리고 자신은 서아를 돌봐 주기로 한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서아가 자신을 찾아와 납치해 달라고 했을 때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서아를 집에 머물게 했을 때도, 태준이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안전하게 지켜 주는 것. 밥을 챙기고, 필요한 것을 마련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이 책임지는 것. 그게 전부였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태준은 서아가 자신을 기다리는지 궁금해했고, 자신이 없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어 했다.오늘은 모르는 남자가 서아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가라앉았다.서아가 자신의 손을 잡았을 때는, 그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보호자가 가져서는 안 될 마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자신의 감정을 서아에게 돌려주는 건 옳지 않았다.서아는 자신을 믿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 믿음만큼은 망치고 싶지 않았다.태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서아의 방 앞까지 갔다가 멈췄다. 문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잘 자고 있겠지. 그는
Last Updated : 2026-10-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