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입맞춤 이후 사흘이 지났다.그리고 서아는 조금 억울했다. 분명 그날 밤, 태준은 먼저 자신을 붙잡았다.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평소답지 않게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봤다. 심지어 귀까지 새빨개져서는 얼른 어른이 되라는 말까지 했다.그런데.“윤서아, 밥 먹어.”“네.”“학교 늦겠다. 빨리 먹어.”“네에.”“오늘 늦게 와?”“아마요.”“알았어. 조심히 다녀와.”…이게 끝이었다.입맞춤 전과 다를 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했다. 태준은 그날 이후 서아를 대할 때마다 묘하게 조심스러워졌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도 손을 거두었고,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가도 괜히 물을 마셨다.그렇다고 다정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서아가 좋아하는 간식은 여전히 냉장고에 채워져 있었고,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현관 불이 켜져 있었다. 아침에 날씨가 추우면 말없이 목도리를 건네기도 했다.문제는 그 모든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것이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나만 그날을 생각하는 건가?'서아는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휘휘 저었다. 억울했다. 정말 억울했다. 자신은 그날 이후 태준의 얼굴만 봐도 심장이 뛰어서 큰일인데, 정작 당사자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물론 아주 가끔은 달랐다.“윤서아.”“네?”“입가에 묻었어.”태준이 손을 뻗었다. 서아는 순간적으로 굳었다. 엄지손가락이 입가를 가볍게 훑었다. 태준은 묻은 밥풀을 떼어 내고는 아무렇지 않게 본인 입에 넣었다.“다 큰 애가 밥을 이렇게 흘리고 먹냐.”“…아저씨.”“왜.”“제가 애예요?”“그럼 어른이냐?”“저 곧 스무 살이거든요?”“몇 달 남았는데.”“아, 진짜!”서아가 발끈하자 태준은 낮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서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문제는 바로 이런 순간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다정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웃어 주다가, 아무렇지 않게 사람 심장을 뒤집어 놓는 것.강태준은 정말 나쁜 남자였다.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지
Last Updated : 2026-10-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