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움직이지 않는 건지.소은은 그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킬 것 같아서.자기 자신한테.그게 더 무서웠다.차가 소은의 집 앞에 섰다.태현이 먼저 내렸다.태현이 우산을 펴 문을 열어주었다.차에서 내리다 미끄러질 뻔한 걸 태현이 급히 잡아준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소은은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입술이 잠깐 달싹였다."...조심히 가요."태현이 소은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문이 닫혔다.조명 아래 소은의 뒷모습이 보였다가 사라졌다.태현이 차에 올랐다.핸들 위에 두 손이 있었다.힘이 들어가 있었다.소은의 뺨.파운데이션으로 덮었지만 가까이서 보면 보였다.부어 있었다.그게 넘어져서 생긴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그런데 묻지 않았다.소은이 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꺼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아직은.하지만 오래 두지 않을 것이다.저 사람이 저 집에서 혼자 버티고 있는 것을.뺨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하는 것을.태현이 핸드폰을 들었다."한 비서."한태풍의 목소리가 들렸다."네, 팀장님.""백제 그룹에 보낸 내 프로필 자료 있지.""네, 있습니다.""내일 가져와요.""예,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었다.빗소리가 차 안을 채웠다.태현은 오래 앉아 있었다.소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복숭아 좋아하고, 비 오는 날 좋아하고.태현의 기억 속, 자신의 프로필에 그런 항목은 없었다.***다음 날 오전, 태현은 외근 중이었다.협력사 미팅이 오전에 두 건 연달아 있었다.미팅 내내 머리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상대방이 말을 하면 고개를 끄덕였고 서류를 내밀면 확인했다.몸은 거기 있었는데 눈이 계속 다른 것을 봤다.어젯밤 그 여자.조심히 가요, 라고 말하던 목소리.차 문이 닫히던 소리.두 번째 미팅이 끝나고 건물 로비에서 태풍에게 전화를 걸었다.계약 조건 수정 건을 정리해야 했다."이영돈 본부장 오늘 오후 시간
Zuletzt aktualisiert : 2026-10-16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