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또각ㅡ날카로운 구두 굽 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때렸다.김소은, 아니 백가은은 앞만 보고 걸었다.뒤를 돌아보는 순간, 자신이 쌓아 올린 가짜 성벽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백 팀장님!"김동석이 숨을 몰아쉬며 뒤를 쫓았다.소은의 어깨를 붙잡으려 했지만 소은은 그 손길을 가볍게 쳐냈다."백 회장님 성격 모르십니까? 이 결혼 엎어지면,""난리 나겠지. 죽이려 들지도 몰라."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오히려 보폭이 더 넓어졌다.등 뒤로 느껴지는 동석의 절박함이 짜증스러웠고, 그 짜증의 이면에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다.결국 동석이 손목을 거칠게 낚아채 돌려세웠다.잡힌 팔목에 통증이 일었다.소은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를 응시했다.동석은 터져 나오려는 화를 간신히 누르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야, 은아. 제발 좀.""...회사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말랬잖아. 입 조심해."그는 주위를 슬쩍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너, 정신 차려. 지금 네가 상대하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잊었어? 대책은 있고?"동석의 눈에 서린 건 걱정보다 두려움이었다.그 두려움의 대상은 이태현이 아니라, 이 건물 꼭대기에 앉아 있는 괴물, 백동우였다."그냥 평소처럼 적당히 맞추자. 또 그러다 너,"말이 허공에서 끊겼다.동석의 시선이 소은의 왼쪽 뺨에 머물렀다.두껍게 올린 파운데이션으로도 다 가려지지 않은 은근한 붉은 붓기.그걸 발견한 순간, 손목을 잡고 있던 동석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어젯밤 자택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