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했다.업무적이었다.그런데 챙겼다.백가은 팀장이 늦게까지 일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편의점 봉투를 들고 사라졌고, 그녀의 뺨에 뭔가 생기면 뒷조사를 했고, 알레르기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한태풍은 모른 척했다.팀장이 챙기는 사람이 생겼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일이었다.이유가 뭔지는 몰라도.그리고 오늘.복도에서 태현이 김동석의 팔목을 잡던 그 순간.한태풍은 그런 태현의 표정을 처음 보았다.루루미를 처음 봤을 때의 그 얼굴과는 다른.그리고 방금 반말로 던진 한 마디.너 왜 모른 척해.한태풍은 모니터 화면을 껐다.팀장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찾지 못하기를 바라고 있었는지, 찾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어느 쪽이든.오늘 이후로는 달라질 것이었다.한태풍은 자리에서 일어나 팀장실 문 쪽으로 걸었다.노크했다."팀장님, 오후 일정 확인하시겠습니까."안에서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들어와요."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그게 오히려 더 마음에 걸렸다.***백제 그룹 회장 집무실.저녁 무렵.백동우는 소파에 몸을 깊숙이 기댄 채 전화를 받고 있었다.창밖으로 도심의 불빛이 한층씩 켜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그는 그 풍경을 보지 않았다.시선은 책상 위 서류에 고정된 채로, 입꼬리만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그래서 가져왔다는 거지."수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백동우는 짧게 끊었다."디자이너 S라."혀끝에서 그 이름을 굴렸다.천천히.음미하듯.피식, 낮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비웃음이었다.자신을 향한 건지, 상대를 향한 건지, 아니면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향한 건지.구분이 없는 웃음이었다."그게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백동우는 소파 팔걸이에 손을 얹으며 천장을 올려다봤다.그의 눈이 가늘어졌다.어미 닮은 것.손재주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빼닮았다.그게 백동우에게는 오래된 불쾌감이었다.없애려다 남겨뒀고, 그러다 보니 쓸모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