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윤은 곧장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정확히는 그래야 했다.한서윤과의 이혼 협상은 최악으로 끝났다. 그녀는 정말로 이혼을 원했고, 그 이유도 명확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하고 싶어서.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아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그 남자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섰고, 서윤이 그 남자에게 웃어 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속이 뒤틀렸다.강도윤은 운전대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미쳤군.'누구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신이 고작 이런 일로 감정을 낭비하고 있다니.애초에 한서윤과의 결혼은 계약이었다. 서로의 사업이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부부로 지내고, 그 이후에는 미련 없이 헤어진다.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연애 상대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녀가 누구를 만나든, 누구에게 웃어 주든, 누구를 좋아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게 두 사람의 약속이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불쾌하다니. 강도윤은 헛웃음을 흘렸다.'정신 차려, 강도윤.'그녀가 이혼하겠다고 하자 화가 났다.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그저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행동하는 한서윤이 거슬릴 뿐이었다. 자신이 알던 그녀라면 조금 더 계산적으로, 조금 더 냉정하게 행동했어야 했다.이혼을 앞당기겠다는 것도, 다른 남자를 선택하겠다는 것도. 전부 성급한 판단이었다. 적어도 강도윤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신호가 바뀌었다. 그는 차를 출발시키려다가 문득 브레이크를 밟았다. 도로 건너편에 작은 바가 보였다.잠깐만. 정말 잠깐만 머리를 식히고 가면 될 일이었다.어차피 집에 돌아가 봐야 서윤과 마주칠 테고, 지금처럼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는 무슨 말을 할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도윤은 방향지시등을 켰다. 그리고 예정에 없던 곳에 차를 세웠다.위스키는 생각보다 쓰지 않았다. 강도윤은 잔을 기울이며 시계를 확인했다.오후 여덟 시 사십 분.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한 지 한 시간이 훌쩍 지
Last Updated : 2026-10-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