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강도윤은 회의 중이었다.“해당 계약은 다음 주까지 검토를 마치고 최종안을 올리겠습니다.”“좋습니다. 그럼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죠.”회의실의 분위기는 평온했다.그때 도윤의 휴대전화가 짧게 진동했다. 화면에 뜬 이름은 정세린이었다.[오늘 서윤 씨 만나 봤어.]도윤의 시선이 멈췄다. 회의가 끝난 뒤, 그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왜 만났어?”- 나도 인사하고 싶었으니까.“무슨 얘기 했는데?”- 우리 얘기.도윤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뭐?”- 걱정하지 마. 나쁜 이야기는 아니었어.세린은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도윤아. 너희 정말 이혼할 거야?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윤 씨가 그러더라. 계약이 끝나면 이혼할 거라고.“계약 내용이니까.”- 그래. 그렇겠지.세린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지만 도윤은 그 안에 섞인 감정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있잖아.“말해.”- 너, 요즘 좀 이상해.도윤의 미간이 좁아졌다.“무슨 뜻이야?”- 예전에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상관없었어. 어차피 네가 어디로 가든 돌아올 곳은 나라고 생각했으니까.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어.세린이 조용히 말했다.- 네가 어디로 돌아오고 싶은 건지.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도윤은 창밖을 바라봤다. 한참 뒤,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그래. 알았어.세린은 더 묻지 않았다. 통화가 끝났다.도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잠시 후, 비서를 불렀다.“한서윤 씨 오늘 일정 확인해 봐요.”“사모님 일정 말씀이십니까?”“그래.”“확인하겠습니다.”비서가 나간 뒤, 도윤은 책상에 기대앉았다.정세린과 한서윤이 만났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고 싶었다. 왜인지 모르게,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두 사람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사실이 불쾌했다.그런데 잠시 후 비서가 가져온 보고는 예상과 달랐다.“사모님께서는 정세린 씨와 점심 식사를 하신 뒤, 오후에는
Zuletzt aktualisiert : 2026-10-15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