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전 9시, 화면 속 최준석이 초기 영상을 열었다. 전날 받은 질문과 똑같은 순서였다. 최종 영상이나 퇴원 결과부터 보여달라는 말은 없었다. 청해 쪽 회의실에는 문정원과 박준영이 앉아 있었다. 중환자실에서는 평소처럼 담당팀이 환자를 보고 있었다. 은채는 공유할 자료를 열고 마이크를 켰다. 이름과 등록번호를 가린 첫 CT 옆에 내원 당시 진찰 기록을 놓았다. “최초에는 3등급 손상으로 판단했습니다. 혈압과 맥박, 복부 진찰을 같이 봤고, 영상에서 명확한 혈관 병변이나 조영제 유출은 없었습니다. 우선 집중 관찰을 선택했습니다.” “출혈이 없었다는 말씀입니까?” 준석이 물었다. “아니요. 비장 주위 혈액은 있었습니다. 당시 바로 중재할 혈관 병변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은채는 자기 슬라이드의 문장을 읽지 않고 대답했다. 말을 잘못 줄이면 첫 판단부터 달라졌다. 준석은 영상을 한 장 넘겼다. “그럼 관찰을 유지할 수 있었던 조건을 더 설명해주시죠.” 은채가 준비한 표를 펼쳤다. 혈액검사 결과만 모아둔 표 옆에 통증과 진찰, 활력징후, 보고와 재평가 시각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정아가 처음 배를 누르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 들은 말이 검사 수치보다 먼저 기억나는 구간도 있었다. 은채는 기억 대신 그날 남긴 기록을 짚었다. “감시할 병상과 반복 진찰이 가능했고, 중재나 수술이 필요해지면 전환할 팀도 확보돼 있었습니다. 관찰한다고 정한 뒤에도 그 조건이 유지되는지 다시 봤습니다.”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