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기의 볼륨을 끝까지 올렸다.지직거리는 잡음 너머로 숫자를 세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 둘, 셋, 넷. 대원 한 명이 가슴을 누르며 세는 소리였다. 규칙적이었고, 빨랐고, 숨이 섞여 있었다. 그 뒤로 다른 목소리가 기계 소리를 읽었다. 패드 부착, 분석 중, 떨어지세요. 짧은 정적. 다시 숫자.나는 이불 위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그것을 들었다. 방은 추웠다. 보일러를 아끼느라 밤에는 꺼 두는데, 그걸 켤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발가락 끝이 차가웠다.한결 씨도 저렇게 셌을 것이다. 수천 번, 수만 번. 무릎을 꿇고, 팔을 곧게 펴고, 체중을 실어서. 하나, 둘, 셋, 넷. 그 숫자가 사람을 붙잡아 두는 동안,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한결 씨는 그걸 몰랐다. 아무도 몰랐다. 자기가 직접 그 1분 안에 들어가 보기 전까지는."맥박 확인. 맥 있습니다."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상황실이 되물었다."자발순환 회복 확인. 시간 영시 이십칠 분. 심정지 인지 후 약 1분 10초."1분 10초. 나는 그 숫자를 입속으로 따라 했다."환자 눈 뜹니다. 의식 돌아오는 중. 할머니, 들리세요? 할머니."잠시 잡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대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는데, 이번에는 무전을 잡은 채로 누군가에게 되묻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네? 뭐라고요? 할머니, 다시 한 번만요."상황실, 환자분이 뭐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요.""내용 전달 바랍니다.""그게… 여기 하늘이 내 하늘이 아니라고 하십니다."상황실 쪽에서 몇 초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다시 전달 바랍니다.""여기 하늘이, 내 하늘이 아니다. 계속 반복하십니다. 이송 병원 지정 부탁드립니다."서북중앙병원 응급실. 상황실이 병원 이름을 불렀고, 구급차가 출발한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사이렌 소리가 무전 너머에서 한 번 크게 울렸다가 잘렸다.나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청바지를 입고, 후드를 뒤집어쓰고, 모자를 눌러썼다. 옥탑 계단을 내려가며 휴대전화로 택시를 불렀다. 새벽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