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질문. 「향은 언제부터.」「열두 살이요. 아빠 공장 절삭유 냄새가 좋아서요.」이 답을 쓰며 서린은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냈다. 공장 한구석 기름 묻은 선반 위에 그녀는 빈 약병을 줄 세워 두었다. 쇳가루, 절삭유, 아버지 작업복, 점심때 옆 식당에서 넘어오던 김치찌개. 병마다 냄새를 담았다고 믿었다. 뚜껑을 열면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는데도. 아버지는 그 병들을 한 번도 치우지 않았다. 공장이 기울던 해에도.그 얘기는 쓰지 않았다. 한 줄이면 충분했다. 나머지는 아직 그가 묻지 않은 것이었다. 물으면, 그때 하면 됐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