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이미 세 차례나 생존 보고를 보냈고, 전사자와 부상자 수까지 정확하게 알렸다. 그런데 작전 기록에는 흑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었다.“강 중령님, 지금 저희 위치에 폭격이 승인됐습니까?”도윤의 숨소리가 멈췄다.“그 정보 어디서 났어?”그는 폭격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이안은 차갑게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저희가 살아 있다는 보고를 올리셨습니까?”“이안아, 지금 상황이 복잡해.”“보고하셨냐고 묻고 있습니다.”“상부에서 이미 결정한 일이야. 내가 함부로 바꿀 수 없어.”이안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그는 자신이 폭격을 명령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상부의 결정이라는 말 뒤에 숨었고, 누가 흑랑의 생존 보고를 누락했는지, 구조 요청이 어디에서 막혔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당신은 알고 있었군요.”“내 말 좀 들어.”“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라고 했어요?”“나도 널 살리려고 하고 있어!”도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내가 지금 여기서 반대하면 모든 게 끝나. 너도 알잖아, 군에서 명령이 어떤 의미인지.”이안은 무전기 화면을 내려다보았다.“강도윤, 내 부하들이 죽었어.”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오승필 중사가 죽었고, 윤기석 병장도 죽었어. 지금도 세 명이 피를 흘리고 있는데, 당신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어?”도윤은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어떻게든…….”“당신이 살리려는 게 나야, 아니면 당신 자리야?”그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그 순간 폐광 밖에서 낮고 묵직한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항공기 엔진음이었다.이안은 무전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전원 기상. 폐광 안쪽으로 이동한다.”정태식이 다가왔다.“대위님, 구조기입니까?”이안이 통신 화면을 보여 주자 정태식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이게 무슨 뜻입니까…….”“본부 기록에는 우리가 없어.”이안은 총을 고쳐 메며 갱도 안쪽을 가리켰다.“구조기는 오지 않아. 부상자부터 옮겨.”
Last Updated : 2026-10-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