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7년 짝사랑을 폐업했더니 길 건너 약사가 단골이 됐다: Capítulo 41 - Capítulo 50

80 Capítulos

41화. 방범 상담합니다

해담은 셔터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시범 기간은 제가 정해요.”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맞춤 전과 달라진 건 없었다. 짧은 대답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해담은 가방끈을 고쳐 메고 계단을 올랐다. 철계단을 밟을 때마다 열쇠 꾸러미가 짤랑거렸다.그날 밤, 2층 방에 올라가서도 한동안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손끝에 쇳가루가 조금 묻어 있었다. 해담은 물로 손을 씻고, 작업 앞치마를 의자 등받이에 걸었다.6월 1일 아침, 구씨열쇠 셔터를 올릴 때는 평소대로였다. 열쇠 복사 기계 두 대를 확인하고, 벽의 블랭크 판을 훑었다. 종류별로 제대로 걸려 있었다.「정상 영업.」해담은 계산대 서랍에서 장부를 꺼내 펼쳤다. 문을 연 뒤 들어온 손님은 열쇠를 하나 복사해 달라는 근처 주민이었다. 해담은 열쇠를 깎고, 쇳가루를 털어 낸 다음 값을 받았다.잠시 뒤 골목 입구에서 발걸음이 급하게 들렸다. 두레슈퍼 앞에 서 있던 엄 할머니가 평상에서 몸을 일으켰다.“담이야. 순경이 왔다.”해담은 기계 스위치를 끄고 문밖을 내다봤다. 오 순경이 두레슈퍼 뒤편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모자 챙을 한 번 고쳐 쓴 뒤, 골목 양쪽을 살폈다.“사장님, 잠깐 여쭤볼 게 있습니다.”“무슨 일이에요?”“두레슈퍼 뒤 원룸에 도둑이 들었습니다.”해담의 손이 앞치마 옆에서 멈췄다.“사람은요?”“다친 분은 없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엄 할머니가 평상에서 일어섰다.“그 집 사람은 어젯밤에 들어왔다고 했는데.”“네. 지금은 집에 계십니다. 다친 데는 없고요.”오 순경은 골목을 한 번 더 둘러봤다. 봉미용실 문이 열리고 봉 원장이 얼굴을 내밀었다. 정육점 안에서는 칼을 가는 소리가 멈췄다.해담이 물었다.“문은 부서졌어요?”“아닙니다. 문틀이나 자물쇠에 억지로 연 흔적은 없었습니다.”“그럼 안에서 문을 열어 줬거나, 열쇠를 썼겠네요.”“현재로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오 순경은 골목 안쪽을 가리켰다.“집 안도 살펴봤습니다. 서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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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분실 신고 받습니다

오 순경은 비닐봉지를 해담 쪽으로 내민 채 기다렸다.해담은 손을 닦고 봉투를 받아 들었다. 비닐은 봉해져 있었다. 안의 열쇠를 꺼내지 않고 빛이 닿는 쪽으로 돌렸다.“봉투는 열지 않아도 됩니다. 겉으로만 봐 주세요.”“네.”해담은 열쇠의 머리와 홈을 살폈다. 손바닥에 익은 모양이었다. 블랭크 판 왼쪽에 걸어 둔 것과 동일한 종류였다. 다만 열쇠 머리에는 작은 ㄱ 홈이 없었다.“이 종류는 저희 가게에도 있어요.”“사장님이 쓰시는 블랭크와 같습니까?”“네. 모양만 보면 동일한 종류예요.”해담은 봉투를 조금 기울였다. 열쇠의 홈이 빛을 받았다. 표면에 긁힌 자국은 있었지만 해담이 낸 표시와는 달랐다.“제가 깎은 건 머리에 ㄱ 홈을 냅니다. 이 열쇠에는 없어요.”“그러면 사장님이 깎은 열쇠가 아닙니까?”“그렇게 단정할 순 없어요. 제가 깎은 열쇠를 다른 사람이 다시 복사했을 수도 있고, 이 종류를 쓰는 데가 저희 가게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오 순경은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봉투에 든 열쇠를 다시 확인했다.“장부와 대조해 볼 수는 있습니까?”“종류가 같다고 한집 문 열쇠라는 뜻은 아니에요. 장부에 적힌 건 복사한 날짜와 열쇠 종류, 수량이에요. 집 주소나 열쇠 모양까지 기록하진 않습니다.”“알겠습니다.”“제가 깎은 건지 아닌지는 홈만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지금 이 열쇠는 제 표식이 없어요. 그 이상은 모르겠습니다.”해담은 봉투를 돌려줬다. 오 순경은 두 손으로 받아 들고 조심히 가방에 넣었다.“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확인된 것과 모르는 것을 나눠서 기록하겠습니다.”“그게 맞죠.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쓰면 안 되니까요.”“네. 추가로 확인되는 게 있으면 다시 여쭙겠습니다.”“장부는 보여 드릴 수 있어요. 대신 열쇠만 보고 손님을 떠올릴 수는 없어요.”“그 점도 적겠습니다.”오 순경은 고개를 숙였다. 해담은 가게 안으로 돌아와 블랭크 판의 해당 자리를 살폈다. 걸린 열쇠들은 머리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동일한 종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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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소문 사절

봉 원장이 미용 가운을 입은 채 문턱에 섰다. 손에 든 빗에서는 머리카락 몇 올이 떨어졌다.“어떤 얘기예요?”해담이 물었다. 봉 원장은 가게 안을 한 번 살피고 목소리를 낮췄다.“구씨열쇠에서 복사한 열쇠로 빈집에 들어갔다는 얘기.”“그건 확인된 게 아니잖아요.”“그러니까 내가 지금 소문이라고 하는 거지. 누가 올렸는지는 모르겠어. 아침부터 가게들끼리 말이 돌더니, 단톡방까지 갔나 봐.”“누가 썼는지도 모르고요?”“글을 본 사람이 나한테 알려 줬어. 나도 직접 보진 못했고.”봉 원장은 빗을 쥔 손으로 가운 앞을 쓸었다. 미용실 안에서는 머리 말리는 소리가 다시 났다. 손님이 기다리는 모양이었다.“그런 얘기 들으면 바로 물어보러 오시면 되잖아요.”“내가 왔잖아.”“원장님은 원래 오시고요.”“그럼 더 잘 왔네. 해담아, 네 가게 이름이 나오면 모른 척할 수가 없어.”해담은 계산대 위에 놓인 열쇠를 내려다봤다. 손님이 맡긴 것도, 복사할 것도 아닌 열쇠였다. 조금 전 만지던 것을 아무 데나 두지 않으려고 작업대 가운데 놓아 둔 참이었다.“누가 그런 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만든 사람도 있겠지만, 들은 사람이 옮겼겠지. 다들 자기 집 문부터 걱정하니까.”봉 원장은 가게 바깥을 한번 돌아봤다. 골목에는 오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구씨열쇠 앞에서 걸음을 늦추는 사람은 없었다.“어제까지는 문 좀 봐 달라는 사람이 줄을 이었는데.”“오늘은 한 명도 없어요.”“아까 오신 손님은?”“열쇠를 여기서 만들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그냥 가셨죠.”봉 원장은 가운 주머니에 빗을 넣었다.“사람들이 겁먹으면 손부터 놓아. 사실인지 확인하는 건 그다음이고.”해담은 대답하지 않았다. 작업대 옆 천을 접어 두었다. 금속 가루가 천 안쪽에 묻어 있었다.“저는 들어온 열쇠가 제 표식이 아니었다고 말했어요. 경찰도 확인 중이고요.”“그 말은 내가 아는 사람들한테도 전할게.”“확인된 것만 말해 주세요.”“당연하지. 내가 소문 본부지, 소문 공장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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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출입 기록 확인

해담은 놋쇠 열쇠를 내려다봤다. 머리에 난 작은 ㄱ 홈은 손끝으로 만져도 알 수 있을 만큼 또렷했다.“그 열쇠를 아직 가지고 계셨어요?”“네.”“왜요?”“버릴 이유가 없었습니다.”서후는 열쇠를 도로 가져가지 않았다. 계산대 위에 놓인 장부와 나란히 두었다. 해담은 열쇠와 서후의 얼굴을 번갈아 봤다.“그럼 매일 복사해 가신 것도 이 열쇠예요?”“네. 같은 열쇠입니다.”“복사한 걸 모으고요?”“네.”“왜요?”서후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지갑을 닫고 주머니에 넣은 뒤, 장부를 바라봤다.“그 얘기는 나중에 해도 되겠습니까?”해담은 열쇠를 손가락으로 밀어 서후 쪽으로 돌려놓았다.“지금은 안 물어본 걸로 할게요.”“감사합니다.”“대신 장부를 봐야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요.”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담은 장부를 서랍에 넣었다. 서랍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약국 쪽에서 염 여사가 유리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사장님, 형사님이 오셨어요.”골목 쪽을 돌아본 해담은 잠깐 손을 멈췄다. 서후도 가게 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낯선 남자가 약국 앞에 서 있었다. 염 여사가 해담을 향해 손짓했다.“봉미용실 위층에서 또 일이 생겼대요.”해담은 앞치마에 묻은 쇳가루를 털었다.“두 번째예요?”“그렇다고 들었어요.”서후가 말했다.“제가 같이 가도 되겠습니까?”“약국은요?”“염 여사님이 보고 계십니다.”해담은 앞치마 허리의 열쇠 꾸러미를 확인했다. 서후는 먼저 길을 건너지 않았다. 해담이 문을 잠그고 나서자 그제야 두 사람은 봉미용실 쪽으로 걸었다.봉 원장은 미용실 문을 반쯤 열어 둔 채 안에 서 있었다. 머리를 말리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손에 든 가위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낯선 남자가 미용실 안쪽에서 기다렸다.“해담 씨, 안쪽으로 와 주시겠습니까?”형사가 말했다.“무슨 일이에요?”“위층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문을 부순 흔적은 없습니다.”봉 원장은 해담을 보며 입술을 눌렀다.“내 집이야. 아침에 올라가 보니까 서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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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복사만 합니다

해담은 장부 위에 얹었던 손을 거뒀다.“출장을요?”“네. 확인이 끝날 때까지는 외부 작업을 삼가 주십시오.”형사는 장부를 품에 안지 않고 탁자 위에 그대로 두었다. 봉 원장은 의자에 앉은 채 해담을 바라봤다. 서후는 잔을 옆으로 밀어 놓고 있었다.“가게 안에서 열쇠 복사하는 건 해도 되고요?”“그건 막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 확인할 일이 생기면 연락드리겠습니다.”“출장을 못 나가면 문 열어 달라는 손님은 다른 데로 보내야겠네요.”“그렇게 해 주십시오.”해담은 장부 표지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복사 작업은 계속할 수 있었다. 문을 열어 달라는 연락이 오면 나가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고 나가던 공구 가방은 가게 안에 두어야 했다.“알겠습니다.”형사는 더 묻지 않았다. 장부를 덮고 봉 원장에게 집 안의 물건을 만지지 말아 달라고 한 뒤 계단 쪽으로 향했다. 봉 원장은 형사를 배웅하지 않고 방 안에 남았다. 열린 서랍을 바라보던 손이 무릎 위에서 천천히 오므라들었다.해담은 장부를 가져와 서랍에 넣었다. 오래된 책부터 차례대로 밀어 넣고, 오늘 확인한 장부는 가장 위에 놓았다. 손님 이름이 없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그 안에는 해담이 어떤 일을 했는지가 남아 있었다.“해담 씨.”서후가 불렀다.해담은 서랍을 닫았다.“네.”“약국에 가 있겠습니다.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괜찮아요. 약국으로 돌아가세요.”“네.”서후는 봉 원장에게도 고개를 숙이고 가게를 나갔다. 해담은 그가 골목 건너로 건너가는 모습을 보지 않았다. 작업대 위에 놓인 장부를 다시 서랍 안쪽으로 밀었다.봉 원장은 미용실 위층에 올라가 열려 있던 서랍을 닫았다. 물건은 손대지 않고, 문간에 놓여 있던 작은 의자만 방 한쪽으로 옮겼다.“오늘은 가게를 열어야지.”“네. 원장님은 괜찮으세요?”“괜찮다고 하면 믿을 거야?”“아니요.”“솔직해서 좋네.”봉 원장은 미용실로 내려갔다. 문을 열자 머리 말리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해담은 자기 가게로 돌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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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확인 방법 안내

6월 15일, 해담은 계산대 위에 장부를 펼쳐 놓았다. 형사가 다녀간 뒤 서랍에 넣어 둔 장부였다. 표지를 열자 종이 냄새와 쇳가루 냄새가 함께 올라왔다.그날 형사가 한 말이 장부 위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았다.기록을 안 남겼을 수도 있죠.해담은 손바닥으로 장부 모서리를 눌렀다. 빈칸은 없었다. 날짜와 열쇠 종류, 수량, 직접 깎았는지를 차례로 적었다. 손님 이름이나 주소는 적지 않았다. 그 기준은 아빠가 가게를 했을 때부터 이어져 왔다.그런데 누군가가 장부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면.해담은 손을 떼고 계산대 밑에서 종이를 꺼냈다. 새 종이 위에 『구씨열쇠 열쇠 확인하는 법』이라고 썼다. 글씨가 첫 줄부터 삐뚤어졌다.「글씨부터 확인해야 하나.」해담은 종이를 뒤집었다. 이번에는 자를 대고 천천히 제목을 썼다. 왼쪽 벽의 블랭크 판에서 비슷한 열쇠를 골라 작업대에 놓았다. 머리 끝에 작은 ㄱ 홈이 있는 열쇠였다. 손끝으로 홈을 짚고, 종이에 열쇠 머리 모양을 그렸다.그림을 그린 뒤에는 사진이 필요했다. 해담은 휴대전화를 꺼내 열쇠를 가까이 찍었다. 화면을 키워 보니 홈이 잘 보였다. 하지만 안내판에 붙일 사진은 아니었다.해담은 열쇠를 다시 놓고 가게 안을 살폈다. 계산대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종이와 장부, 가위가 제자리였다. 사진을 출력할 만한 기계는 없었다.“사장님, 뭘 찾으세요?”문 앞에 선 손님이 물었다. 열쇠 꾸러미를 손에 든 중년 남자였다.“사진을 붙일 방법이요.”“열쇠집에 사진 붙일 일이 있어요?”“안내판 만들려고요.”“무슨 안내판인데요?”해담은 제목을 보여 줬다.“이 열쇠가 사장님이 깎은 건지 확인하는 법이요. 머리에 표시가 있어요.”남자는 작업대 위 열쇠를 집어 들지 않고 몸을 숙여 들여다봤다.“저 작은 홈이요?”“네. 제가 깎은 열쇠에는 여기 ㄱ 모양 홈이 있어요.”“그럼 그걸 그리면 되겠네요.”“그림으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저는 알아보겠는데요.”남자는 작업대 위의 열쇠와 해담의 종이를 번갈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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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관리자 문의

편의점 문이 열릴 때마다 아르바이트생은 계산대에서 고개를 들었다. 손님이 들어오면 인사를 하고, 문이 닫히면 다시 진열대로 돌아갔다. 서후는 계산대 옆을 비켜 서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아르바이트생은 상자에서 물건을 꺼내 선반에 채우고 있었다. 한 손으로 물건을 세우고 다른 손으로 가격표가 가려지지 않게 간격을 맞췄다. 점장은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정리했다.“관리하는 분이 오시면, 편의점에서 먼저 알아차리겠네요.”서후가 말했다.아르바이트생은 선반에 물건을 하나 더 놓았다.“네. 문 앞에서 소리가 나니까요. 손님 발소리랑은 달라요.”“어떻게 다릅니까?”“걸어오는 동안 계속 들려요. 기계 앞에 도착해서 멈춰도 한동안 소리가 나고요.”아르바이트생은 손에 든 물건을 선반 안쪽으로 밀었다. 앞줄이 고르게 맞았다.“처음에는 누가 열쇠를 떨어뜨린 줄 알았어요. 나가 보려다가 점장님이 관리하러 온 사람일 거라고 하셨죠.”점장은 영수증을 한 묶음으로 맞춰 놓았다.“그 뒤로는 그냥 두고 봤어요. 기계 앞에서 확인하고 가니까요.”“문을 열기 전부터 들리는 겁니까?”“네. 기계 문을 열기 전에요. 편의점 문을 닫고 정리할 때도 들릴 만큼 커요.”아르바이트생은 말하면서도 진열대의 빈자리를 확인했다. 비어 있는 칸에 물건을 채우고 상자를 접었다.“열쇠가 그렇게 많으면 무겁겠네요.”“그럴 것 같아요. 걸을 때마다 소리가 크게 나니까요.”서후는 키박스 쪽 유리문을 바라봤다. 바깥에서는 기계 화면이 보였지만, 편의점 안에서는 관리용 문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기계 문을 열 때는 오래 걸립니까?”“제가 본 날은 오래 안 걸렸어요. 문 열고, 안을 보고, 닫고 갔어요.”아르바이트생은 접은 상자를 진열대 아래에 놓았다.“저는 마감할 때 그 소리를 들으면 이제 곧 오시겠구나 해요. 소리만으로도 알아요.”점장이 계산대에 놓인 영수증을 서랍에 넣었다. 아르바이트생은 빈 손으로 앞치마를 쓸고 다시 진열대를 살폈다. 서후는 더 묻지 않고, 편의점 문 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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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영업시간 연장 안내

염 여사는 통 뚜껑이 닫혔는지 손가락으로 눌러 확인했다. 해담은 크림이 묻은 손등을 반대쪽 손가락으로 문지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그때는 저도 확인했어요. 근무 시간 늘어난 만큼 제대로 들어오는지요.”“약사님한테 직접 물어봤어요?”“그럼요. 돈 얘기는 정확해야죠. 약사님도 제가 묻기 전에 근무한 시간을 적어 두셨어요.”염 여사는 통을 주머니에 넣고 가운 앞섶을 여몄다.“처음에는 제가 괜히 까다롭게 구는 줄 아실까 봐 말 꺼내기 좀 그랬어요. 그런데 약사님은 바로 확인하고 맞춰 주셨어요. 그 뒤로는 서로 편했죠.”해담은 손등을 내려다봤다. 희미한 쇳가루가 크림에 섞여 손금 사이에 남아 있었다. 엄지 굳은살 아래쪽은 여전히 거칠었다.“저도 손님한테 값은 꼭 받는데, 제 일에 대한 값은 잘 따져 본 적이 없네요.”“사장님은 사장님 몫을 받으셔야죠.”“가게 문 닫고도 장부 정리하고, 공구 손보고, 다음 날 준비하고요.”“그런 것도 다 일이지요.”염 여사는 해담 손등에 남은 크림을 눈으로 가리켰다.“손 쓰는 일은 손만 보면 알 때가 있어요. 사장님 손도 그렇고, 약사님 손도 그래요. 약사님은 오래 서서 약을 정리하느라 손끝이 늘 건조하거든요.”“그런데 약사님은 제 손만 보셨나 봐요.”“그럴 리가요. 제 손도 봤으니까 수당을 챙겨 줬죠.”해담은 작게 웃었다. 염 여사는 통이 든 주머니를 한 번 눌러 보고 약국 쪽으로 몸을 돌렸다.“크림은 오늘만 발라요. 매일 쓰면 제 몫이 모자라요.”“제가 더 달라고 하기 전에 선을 긋네요.”“약사님한테 배웠어요. 정확하게 말하는 거.”해담은 손바닥을 펴서 크림이 묻은 손등을 살폈다. 냄새가 손가락 사이에 남아 있었다. “그럼 저도 다음부터 제 몫을 좀 더 정확히 따져 봐야겠네요.”◎6월 20일, 해담은 늘봄약국 앞에 서서 휴대전화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키박스 관리: 번개열쇠. 밤 11시쯤 옵니다.』어젯밤 서후가 보낸 문자였다. 해담은 답을 보내지 않았다. 문자를 읽고도 한동안 화면을 들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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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야간 할증

6월 25일 금요일 밤 10시 30분, 해담은 편의점 유리문에서 가장 먼 진열대 옆에 서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지 않아도 키박스가 보이는 자리였다. 기계 화면은 꺼져 있었고, 유리문에 편의점 안의 불빛이 겹쳐 비쳤다.서후는 문 가까이에 섰다. 흰 반팔 셔츠 소매 아래로 팔이 드러나 있었다. 오 순경은 모자를 고쳐 쓰고 계산대 쪽을 살폈다. 편의점 점장은 세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창가 쪽으로 턱짓했다.“저기서 보시면 잘 보여요. 문 앞에 서 계시면 손님들 드나들기 불편하니까요.”“감사합니다.”오 순경이 대답했다. 해담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유리문 너머를 다시 봤다. 키박스는 편의점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기계 앞에 사람이 서면 어깨와 팔 움직임이 보일 거리였다.“점장님은 안쪽에서 계속 보고 계실 건가요?”해담이 물었다.“계산대에 있어야죠. 그쪽도 보이고요. 관리하러 온다는 사람이 누군지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얼굴을 알아보세요?”“몇 번 봤어요. 회색 작업복 입고 열쇠 꾸러미 들고 다니는 사람. 오늘 오면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해담은 앞치마 허리춤의 열쇠 꾸러미가 흔들리지 않도록 손으로 눌렀다. 쇠가 서로 닿는 소리가 작게 났다. 서후가 그쪽을 한 번 보고 편의점 유리문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8시 20분보다 늦은 시간이네요.”“그 시간에는 약사님이 열쇠를 복사하러 오시죠.”“오늘은 편의점에서 기다리겠습니다.”“매일 오는 손님도 오늘은 업무가 다르네요.”해담은 말을 내놓고 서후의 얼굴을 살폈다. 농담을 한 것은 자기였고, 서후는 평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네. 오늘은 기다리는 쪽입니다.”「그 말은 또 참 곧게도 하네.」해담은 입을 다물고 유리문 쪽으로 몸을 조금 돌렸다. 서후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매일 정해진 시각, 놋쇠 열쇠를 들고 가게 문을 열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가게 밖의 기계를 지켜보러 함께 선 건 처음이었다.오 순경은 계산대 쪽에서 편의점 점장에게 낮은 목소리로 몇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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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원본 보관

“기계 점검 카드라고 했습니다.”오 순경은 약국 문 안쪽에 서서 모자를 벗었다. 모자 챙을 손가락으로 만지던 버릇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해담은 계산대 앞에 섰고, 서후는 그 옆에서 오 순경의 말을 들었다.“그 카드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확인하셨어요?”“주머니에 넣어서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기계 관리용이라고만 했어요. 편의점 점장님도 카드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했고요.”오 순경은 모자를 양손으로 쥐었다.“기계를 열고 카드를 꺼낸 건 봤습니다. 그런데 그게 점검 카드인지, 다른 기록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카드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알아야 하는데 그 부분도 아직 확인이 안 됐고요.”“그럼 그냥 보낸 거예요?”해담이 묻자 오 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확인할 수 있는 데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왕두식 씨는 점검하러 왔다고 했고, 관리 계약이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편의점 쪽에도 기계 관리를 맡긴 업체가 번개열쇠라는 사실은 확인됐고요. 그 이상은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기계를 열고 뭘 꺼냈는지도 못 봤는데요?”“맞습니다. 꺼낸 물건을 확보하지 못했으니, 그 자리에서 더 붙잡아 둘 근거가 없었습니다.”오 순경은 말을 급하게 잇지 않았다. 해담은 계산대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손끝에 쇳가루가 조금 묻어 있었다. 손을 씻고 왔는데도 엄지 굳은살 근처에 남아 있었다.“그럼 어젯밤에 본 건 아무것도 못 쓰는 거네요.”“아무것도 아닌 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기계를 열었는지 확인했으니까요. 다만 그걸로 왕두식 씨가 열쇠를 훔치거나 기록을 건드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오 순경은 수첩을 펴지 않았다. 해담이 듣기 싫어할 말을 덜어 내지도 않았다.“기계 안에 있던 카드가 어떤 건지 알아내야 합니다. 편의점에서 관리 기록을 받아 볼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조사할 자료가 부족합니다.”서후가 짧게 물었다.“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말씀이십니까?”“네. 점검 카드가 어떤 기록을 담는지, 왕두식 씨가 기계 안에 손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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