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해담은 셔터를 올리고 문턱에 쌓인 먼지를 쓸어냈다. 빗자루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골목에 퍼졌다. 토요일이라 가게 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한동안 유리문은 조용했다.해담은 빗자루를 세워 두고 작업대에 앉았다. 전날 장부에 적은 놋쇠 열쇠 아래로 새 기록을 적을 자리가 남아 있었다. 펜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오늘도 놋쇠 열쇠를 복사하러 올 게 분명했다.「아직 안 왔는데.」해담은 장부를 덮고 벽의 열쇠 블랭크 판으로 갔다. 한 줄에 걸린 열쇠들이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손으로 하나씩 만져 보니 모두 제자리에 있었다. 해담은 맨 아래쪽 열쇠 두 개를 빼서 다시 걸었다.유리문 밖에서 구두 소리가 멈췄다. 해담은 돌아봤지만, 문 앞에 선 사람은 열쇠를 맡기러 온 동네 손님이었다. 손님은 낡은 열쇠를 꺼내 계산대에 놓았다.“이거 하나 더 만들 수 있어요?”“네, 됩니다.”해담은 열쇠를 받아 홈을 살폈다.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복사 기계를 켰다. 기계가 위잉 소리를 내고, 얇은 쇳가루가 작업대에 떨어졌다. 해담은 열쇠 끝을 다듬어 손님에게 건넸다.손님은 새 열쇠를 손잡이에 끼워 확인했다.“잘 맞네요. 역시 사장님 손을 거쳐야 해요.”“문에서도 확인해 보세요. 여기서 맞아도 문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알았어요. 주말에 문이 잠겨서 부르면 바로 와야 해요.”“출장비는 낮에는 30,000원입니다.”“돈은 내야죠. 문은 열어야 하고.”손님은 값을 치르고 돌아갔다. 해담은 문이 닫힌 뒤에야 어깨를 내렸다. 시계를 보지 않으려고 손을 장부로 뻗었는데, 장부 위에 놓인 펜이 눈에 들어왔다. 해담은 펜을 서랍에 넣었다.오전이 지나자 골목에 오가는 사람이 조금씩 늘었다. 봉미용실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가위 소리가 들렸다. 맞은편 탁씨정육에서는 칼과 도마가 부딪쳤다. 해담은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문을 열고 맞았다.점심 무렵, 늘봄약국 문이 열렸다. 염금옥이 약국에서 나와 골목을 건넜다. 동그란 파마머리 아래로 돋보기가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