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담은 장부를 덮었다가 다시 펼쳤다. 기계 자국 감정 내용과 복사 기록을 나란히 놓고 봐도 새로 확인되는 건 없었다. 확인된 날짜는 표시하고, 들은 말은 따로 적었다. 빈칸은 빈칸으로 두었다.7월 11일, 일요일이었다. 가게 문은 열려 있었지만 손님은 뜸했다. 해담은 작업대 앞에 앉아 장부의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왼손 엄지에 묻은 쇳가루를 앞치마에 닦고, 종이에 적은 날짜를 손가락으로 짚었다.“그 날짜는 장부에 없어요.”맞은편 의자에 앉은 서후가 고개를 들었다.“출장 기록도 없습니까?”“네. 집에 다녀온 기록도, 열쇠를 복사한 기록도 없어요.”“그럼 확인되지 않은 걸로 남겨 두겠습니다.”“그렇게 해 주세요.”서후는 종이에 『확인되지 않음』이라고 적었다. 해담은 글씨를 확인하고 장부를 넘겼다. 어제부터 같은 일을 반복했다. 기록을 맞추고, 모르는 곳에는 표시를 남겼다. 잘못 적은 날짜는 고쳤고, 장부 사본과 맞지 않는 줄은 다시 찾아봤다.“이 줄도 봐 주세요.”해담이 장부 한쪽을 짚었다. 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작업대 옆으로 왔다. 종이 위에 몸을 숙이고 기록을 살폈다.“이 기록은 열쇠 복사입니까?”“아니요. 문에 맞춰 본 거예요. 복사한 건 그 아래.”“제가 옮겨 적을 때 순서를 바꿨습니다. 고치겠습니다.”“천천히 하셔도 돼요.”“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서후는 이전에 적은 줄에 표시를 하고 새 종이를 꺼냈다. 해담은 작업대 위에 놓인 물컵을 그쪽으로 밀었다. 서후가 펜을 내려놓고 물을 마셨다.“오늘도 약국은 염 여사님이 보고 계세요?”“네. 잠깐 맡겼습니다.”“가게 일도 있으실 텐데요.”“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록을 옮기는 겁니다.”서후는 물컵을 내려놓고 종이를 다시 정리했다. 해담은 대답하지 않았다. 빈칸을 채우는 일보다, 빈칸을 그대로 두는 일이 더 오래 걸렸다. 누군가 묻는 말에 답하고, 잘못 전해진 내용을 고쳐 말하는 동안 해담은 같은 장부를 몇 번이고 펼쳤다.가게 문밖에서 열쇠 꾸러미가 짤랑거렸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3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