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휴무』 팻말을 유리문에 붙이려던 해담은 테이프 끝을 손톱으로 떼다 말고 맞은편을 봤다.늘봄약국 유리문에도 같은 글씨가 붙어 있었다. 약국 안쪽은 불이 꺼져 있었고, 구씨열쇠 셔터도 내려가 있었다. 두 가게가 함께 문을 닫은 날은 명절 말고는 처음이었다.해담은 자기 팻말의 모서리를 한 번 더 눌렀다.“잘 붙었습니까?”“네. 이제 떨어질 일 없어요.”“그럼 가시죠.”서후는 약국 문 앞에서 작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 해담의 가방은 그보다 커 보였다. 안에 든 공구가 한쪽으로 쏠려 가방 밑이 처졌다.서후가 가방을 보았다.“공구를 가져가십니까?”“혹시 몰라서요.”“오늘은 가게를 닫았습니다.”“알아요.”“금고도 없고, 열쇠 복사도 없습니다.”“그것도 알아요.”“그럼 공구는 왜 가져가십니까?”해담은 가방 끈을 어깨에 고쳐 걸었다.“그냥요.”「그냥이 제일 위험하다.」골목 입구 평상에 앉아 있던 엄분이가 두 사람을 불렀다.“담이야, 약사 총각. 둘 다 문 닫은 거 맞지?”“네. 오늘은 쉽니다.”“둘이 같이?”“네.”엄분이는 두 가게 쪽을 번갈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동네가 조용하겠네.”“장사 안 하는데도 조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해담이 말했다.두레슈퍼 문 앞에 서 있던 봉숙자가 얼른 끼어들었다.“다 보인다, 다 보여. 두 가게가 동시에 문 닫는 거, 골목에 소문낼 만한 일이야.”“아직 아무 일도 안 했어요.”“같이 쉬기로 했잖아. 그게 일이야.”봉 원장은 해담의 가방을 내려다봤다.“그런데 그건 뭐니?”“가방이요.”“안에 든 거 말이야.”“필요한 물건이요.”“바닷가에 가는데?”“필요할 수도 있죠.”봉 원장은 서후에게 시선을 옮겼다.“진 약사, 해담이한테 오늘 공구 안 쓰기로 약속받았어?”“아니요.”“그럼 약속부터 받아.”“왜 저한테 시켜요?”해담이 따지자 봉 원장은 두 손을 펼쳤다.“내가 시키는 건 싫다며. 진 약사는 말 잘 듣잖아.”서후가 해담을 보았다.“오늘 공구를 쓰지 않겠다고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3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