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나루터 사공이 되었더니 첫 배 손님이 다리 놓을 자리를 나에게 묻는다: Capítulo 21 - Capítu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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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자문 첫날

도원은 서류를 품에 넣고 측심 줄을 어깨에 걸었다. 여울은 허리에 맨 물때 매듭 줄을 한 번 확인했다. 매듭은 어제 묶은 칸에서 더 늘지 않았다.윗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강가를 벗어나 낮은 둔덕을 지났다. 여울은 앞서 걷다가 발밑의 흙을 살폈다. 밟힌 자국이 길 가장자리까지 이어졌다. 수레바퀴 자국은 없었다.“여기서부터 보실 건가요?”“예. 다리 후보지로 잡힌 곳까지 걸어가며 주변을 확인하겠습니다.”“강가만 보면 되는 줄 알았어요.”“물이 넘칠 때 길이 어떻게 되는지도 봐야 합니다. 마을에서 강까지 오가는 길도요.”도원은 말하기 전에 모자를 벗었다. 모자 테에 흙이 묻어 손가락으로 털어 냈다. 여울은 그가 어깨에 걸친 측심 줄을 보았다. 납추가 걸을 때마다 옷자락에 부딪쳤다.“그 줄은 계속 메고 다니세요?”“필요할 때 바로 잴 수 있습니다.”“길을 걷는 동안에도요?”“강가에 닿으면 필요할 수 있습니다.”여울은 더 묻지 않고 둔덕 아래로 내려갔다. 이장이 감자 한 소쿠리를 들고 마을 길을 올라오고 있었다. 이장은 두 사람을 보고 소쿠리를 한 손에 받쳐 들었다.“수운청에서 온 분들이수?”“측량관 윤도원입니다. 이분은 버들나루 사공 한여울 씨입니다.”“사공이 직접 왔수? 강만 보는 줄 알았는데.”“길도 보러 왔어요. 다리가 놓일 만한 자리와 나루를 함께 살피려고요.”여울은 이장의 소쿠리를 바라봤다. 감자에 흙이 묻어 있었다. 이장은 소쿠리를 길가에 내려놓고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다.“잘 왔수. 다리 얘기는 마을에서도 몇 번 나왔어. 강을 건너야 하는 일이 늘 있으니까.”“주로 어떤 때 건너세요?”“장에 갈 때도 있고, 아이들 학당에 보낼 때도 있수. 물이 불면 아이들은 집에 있어야 하고.”“학당은 어디에 있어요?”“강 건너 도성 쪽이수. 다리가 생기면 가까워지겠지.”이장은 둔덕 아래쪽 길을 가리켰다. 길은 밭둑을 따라 이어지다가 강 쪽으로 꺾였다. 여울은 그 길을 눈으로 따라갔다. 흙이 단단한 곳과 발에 밀려 내려앉은 곳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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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비 그친 새벽

새남은 널판 끝에 쪼그려 앉아 배에 묶인 밧줄을 풀었다 다시 묶고 있었다. 젖은 밧줄이 손에 달라붙자 새남은 소매로 손바닥을 닦았다. 매듭을 당겼지만 끝이 말뚝에 걸려 꼼짝하지 않았다.“사공님, 이게 잘 안 풀려요.”“끝을 먼저 밀어 넣어 봐.”새남은 말뚝에 걸린 밧줄을 살폈다. 한쪽이 널판 틈에 끼어 있었다. 새남이 손가락을 넣자 여울이 고개를 저었다.“손 다쳐. 밧줄을 조금 느슨하게 해.”도원이 모자를 무릎에 둔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 여울은 노를 내려놓고 밧줄을 잡았다. 새남은 말뚝 반대쪽을 당겼다. 밧줄이 느슨해지자 걸린 끝이 빠졌다.“됐어요.”새남은 밧줄을 둥글게 감아 말뚝 위에 걸었다. 여울은 매듭이 풀리지 않는지 당겨 보았다.“이번에는 잘했네.”“제가 다시 묶었는데요.”“그래서 잘했다고 한 거야.”새남은 여울을 보고 웃었다. 그러고는 도원의 어깨에 걸린 측심 줄을 흘끔거렸다.“아저씨 줄은 물에 젖어도 괜찮아요?”“젖어도 잴 수 있습니다. 다만 매듭이 풀리면 다시 맞춰야 합니다.”새남은 자기 손에 감긴 밧줄을 내려다봤다. 방금 묶은 매듭을 한 번 더 눌러 확인했다.“저도 다시 맞췄어요.”“확인했습니다.”도원이 짧게 대답하자 새남은 만족한 듯 밧줄에서 손을 뗐다. 여울은 배 안으로 돌아와 노를 들었다. 새남은 널판 끝으로 물러나 배가 말뚝에서 떨어질 자리를 비웠다.“배 닦는 건 다 하고요?”“네. 남은 데는 제가 할게요.”“널판부터 정리해. 물 고인 데가 있어.”새남은 발밑을 확인하고 빗물을 널판 틈으로 밀어냈다. 여울은 말뚝의 밧줄을 거두었다. 새남이 손을 들어 배를 보내라는 신호를 했다. 여울은 노를 물에 넣었다. 배가 널판에서 떨어지자 새남은 한 손으로 매듭을 다시 눌렀다.◎첫 종이 울리자 여울은 선착장 널판에 고인 빗물을 발끝으로 밀어냈다. 물이 널판 틈으로 빠졌다. 버드나무 잎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어깨에 닿았다.비는 그쳤지만 강가의 흙은 젖어 있었다. 여울은 배에 오르기 전 강물 냄새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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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소문 한 줄

탁순 할멈이 평상 끝을 손바닥으로 쓸었다.“여기 앉아라. 장날이라고 바닥에 서 있으면 발만 아프지.”“괜찮아요. 장부만 적고 갈게요.”여울은 평상에 앉지 않고 주머니에서 장부를 꺼냈다. 버들나루에서 건넌 사람들의 삯을 적는 작은 장부였다. 장날이라 손님이 많았다. 여울은 아침부터 받은 돈과 거스름을 항아리에 넣은 일을 차례로 적었다.탁순 할멈이 국솥 뚜껑을 열었다. 구수한 냄새가 주막에 퍼졌다. 바깥에서 장꾼들이 값을 흥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턱에 걸어 둔 주머니와 광주리가 사람들 움직임에 맞춰 조금씩 흔들렸다.“여울아, 글씨가 왜 그 모양이냐?”“원래 이래요.”“원래도 그랬지만, 오늘은 더 삐뚤어졌다.”여울은 장부를 가까이 당겼다. 숫자 옆에 적은 이름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한 줄 아래에는 뱃삯을 받은 사람의 이름이 반쯤 겹쳐 있었다. 여울은 그 줄을 다시 그었다.“손이 미끄러졌어요.”“장부가 젖었냐?”“아니요.”“그럼 네 손이 미끄러졌나 보구나.”탁순 할멈은 더 묻지 않고 국솥을 저었다. 나무 국자가 솥 가장자리에 부딪혔다. 여울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장부 아래쪽을 펼쳤다. 오늘 들어온 뱃삯을 적을 칸은 비워 두었다.문턱에 그림자가 섰다.“사공님.”여울의 손이 장부 위에서 멈췄다.도원은 어깨에 측심 줄과 납추를 걸고 있었다. 모자를 벗어 손에 든 채 주막 안을 살폈다. 평상 둘 가운데 한쪽에는 장날 짐이 놓여 있었다. 다른 쪽에는 탁순 할멈의 외상 장부가 펼쳐져 있었다.여울은 빈자리를 찾았다.“저쪽에 앉으세요.”“예.”도원은 평상 끝에 앉았다. 측심 줄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았다. 여울은 장부를 덮으려다 말고 펼친 채 손바닥으로 눌렀다.탁순 할멈이 국솥에서 국물을 떠 그릇에 담았다.“총각, 국물 먹고 가.”“고맙습니다.”“뱃삯은 냈니?”“예.”도원은 소매 안에서 돈을 꺼내 탁순 할멈에게 내밀었다. 탁순 할멈은 돈을 받지 않고 여울 쪽을 봤다.“나한테 주는 돈이냐?”“아닙니다. 오늘 뱃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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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뱃삯 3푼

첫 종이 울리기 전, 여울은 버들나루 널판 위에 젖은 밧줄을 걷어 올렸다. 밤새 물이 불지는 않았다. 강 냄새도 평소와 같았다. 여울은 허리에 맨 물때 매듭 줄을 풀어 오늘 칸을 더듬었다. 매듭을 확인한 뒤 줄을 도로 감았다.새남이 배 안에서 노를 끌어냈다. 노 끝이 널판에 닿아 소리가 났다.“사공님, 오늘은 제가 먼저 띄울까요?”“첫 종이 울리면 같이 밀어요. 지금은 손님부터 봐.”“손님이 벌써 왔어요?”새남이 나루 입구를 내다봤다. 강 건너편에서 넓적한 뗏목이 물살을 가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뗏목 위에는 널판을 덧댄 자리가 있었고, 그 위에 사람 몇이 서 있었다. 앞쪽에서 장칠수가 은 담뱃대를 두드렸다.뗏목은 버들나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닿았다. 장칠수가 널판을 내려 뭍에 걸쳤다. 기다리던 장꾼 하나가 광주리를 들고 올라갔다. 장칠수는 그 사람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3푼이야. 버들나루보다 싸게 건네다 주지.”장꾼이 돈을 건넸다. 장칠수는 손가락으로 값을 세고는 비단 소매 안에 넣었다. 뗏목 위에 선 사람들은 자리를 좁혀 새 손님을 안쪽으로 들였다.새남이 여울 옆으로 다가왔다.“3푼이면 4푼보다 싸네요.”“그건 누구나 알아.”“그럼 저쪽으로 가는 사람도 있겠어요?”“있겠지.”여울은 배를 끌어당겨 말뚝에 걸었다. 대답을 하면서도 시선은 뗏목에 머물렀다. 장칠수는 사람을 태운 뒤에도 널판을 거두지 않았다. 강 쪽으로 오는 손님을 향해 담뱃대를 들었다.“건너갈 사람은 이쪽으로 와. 3푼이야.”첫 종이 울렸다. 여울은 배에 올라 노를 들었다.“타세요. 배가 뜹니다.”나루에 서 있던 사람들이 움직였다. 먼저 온 장꾼 하나가 여울의 배에 발을 올리려다 멈췄다. 뗏목에 올라탄 사람을 바라보고는 광주리를 고쳐 들었다.“3푼이라 했소?”장칠수가 대답했다.“그래. 버들나루는 4푼이라던데.”장꾼은 여울 쪽을 흘끗 보고 뗏목을 향해 갔다. 새남이 입을 다물었다. 여울은 배 안의 빈자리를 살폈다. 남은 사람 둘이 올라탔다.“떠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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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빈 배

여울은 밧줄 끝을 무릎으로 누르고 칼집에서 칼을 꺼냈다. 닳아 일어난 섬유를 잘라 내고, 풀린 꼬임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맞췄다. 밧줄에 밴 물비린내가 손바닥에 묻었다.첫 종은 아직 울리지 않았다. 강물은 선착장 널판 아래를 낮게 쓸고 지나갔다. 여울은 밧줄을 말뚝에 걸어 당겼다. 어제보다 헐거웠다. 손에 힘을 주자 줄이 팽팽해졌다.새남은 배 안에 앉아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렸다.“사공님, 줄은 다 고쳤어요?”“아직.”“아침부터 계속 고치시잖아요.”“끊어지기 전에 고쳐야지.”“어제도 고쳤는데요.”여울은 매듭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어제 고친 곳과 오늘 손본 곳은 달랐다. 배가 말뚝에 닿을 때마다 밧줄이 조금씩 닳았다. 한 번 더 넘기면 버틸 것 같았지만, 그 한 번을 믿고 손님을 태울 수는 없었다.새남은 배 바닥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고인 물은 없었다. 널판 사이에 끼었던 잔가지도 치워 둔 상태였다. 배는 뜰 준비를 마쳤는데, 나루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오늘은 손님이 올까요?”“모르지.”“어제도 적었잖아요. 손님이 줄었다고요.”“장부에 적었다고 손님이 더 오는 건 아니야.”“그럼 왜 적어요?”“내가 뭘 했는지 잊지 않으려고.”새남은 대답 대신 배 안에 놓인 노를 들어 올렸다. 노끝이 널판에 닿아 소리를 냈다.“노는 그렇게 들지 마. 손잡이가 바닥을 긁잖아.”“죄송합니다.”“미안하다고 끝내지 말고 제대로 놓아.”새남은 노를 조심히 내려놓았다. 손잡이가 배 안쪽에 닿았다. 여울은 다시 밧줄에 매듭을 묶었다. 매듭이 단단히 조여지자 손끝이 얼얼했다.첫 종이 울렸다.여울은 곧장 배에 올랐다. 나루 입구에서 기다리던 손님은 장정 하나였다. 손에 작은 보퉁이를 들고 있었고, 옷자락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손님은 배를 보고 뱃삯을 꺼냈다.“타세요.”“사람은 더 안 옵니까?”“지금은 두 사람뿐이에요.”여울은 배 안쪽을 가리켰다. 새남이 널판을 붙잡았다. 손님은 보퉁이를 발밑에 두고 앉았다. 여울은 노를 저어 배를 선착장에서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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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이름의 무게

탁순 할멈이 빈 그릇을 거둬 가려다 멈췄다. 그릇 바닥에 국물 한 모금이 남아 있었다. 여울은 숟가락을 그릇 안에 내려놓았다.“다 먹었으면 이리 줘.”“아직 남았어요.”“그 한 모금은 먹는 게 아니라 그릇을 붙드는 거야.”탁순 할멈은 여울 앞의 그릇을 가져가며 도원 쪽을 보았다. 도원은 숟가락을 들고 있었지만 국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모자는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여울이 널판 위에 돌려놓았던 6푼은 도원의 손에 다시 들어가 있었다.“총각, 국이 식어.”“먹겠습니다.”“말로 먹지 말고.”탁순 할멈은 도원의 앞에 그릇을 밀어 두었다. 솥에서 끓는 소리가 주막 안을 채웠다. 장날이라 주막 평상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었고, 문밖에서 흥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탁순 할멈은 국자를 솥에 걸고 외상 장부가 든 주머니를 고쳐 맸다.여울은 도원의 손을 보았다. 동전은 손가락 사이에 감춰져 있었다.“그 돈은 왜 다시 가져가셨어요?”“사공님이 받지 않으셨습니다.”“6푼은 받았어요.”“한 사람 값으로 받으셨습니다.”“그러니까 나머지는 가져가셔도 돼요.”도원은 손을 펴지 않았다.“그 돈을 드리려고 한 건 아닙니다.”“아까는 배를 빌리고 싶다고 하셨잖아요.”“예.”“제가 싫다고 했고요.”“예.”“그럼 끝난 거예요.”도원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동전이 손바닥 안에서 부딪히지 않도록 손가락을 오므렸다. 여울은 탁순 할멈이 놓은 국그릇을 내려다봤다. 김이 올라왔다. 빈속에 국 냄새가 들어오자 아침부터 굳었던 어깨가 조금 풀렸다.“밥은 안 시킬 거니?”탁순 할멈이 물었다.“국만 주세요.”“둘 다?”“저는 괜찮아요.”도원이 먼저 답했다.탁순 할멈은 여울을 보았다. 여울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국만 먹을게요.”“장날인데 국만 먹으면 힘이 나겠니.”“배가 고프면 나중에 먹을게요.”“너는 늘 나중이더라.”탁순 할멈은 밥그릇을 들고 잠시 서 있었다. 여울은 더 말하지 않았다. 할멈은 밥그릇을 도원 앞에도 놓지 않았다. 대신 국그릇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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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가장 먼 오 푼

도원의 발소리가 버드나무 뒤로 사라진 뒤에도 새남은 배 옆에 서 있었다. 여울은 말뚝에 걸린 밧줄을 풀고 배 안으로 들어갔다. 새남은 노를 옮겨 놓으려다 손잡이를 놓쳤다. 노가 널판에 부딪혔다.“조심해.”“죄송해요. 손잡이가 미끄러웠어요.”새남은 노를 다시 들었다. 여울은 노 끝에 묻은 물을 닦고 배 안쪽에 놓았다. 새남은 도원이 앉던 자리를 비워 둔 채 다른 쪽에 노를 놓으려 했다. 여울이 그 자리에 바가지를 내려놓았다.“거기 말고.”“늘 그분이 앉던 자리잖아요.”“오늘은 바가지 둘 자리야.”새남은 바가지를 들여다봤다. 빈 바가지에는 물 한 방울도 없었다.“그럼 저 자리에 노를 놓으면 되겠네요.”“그래.”새남은 노를 자리에 놓고 손잡이를 천으로 감았다. 매듭을 조여 보다가 입을 열었다.“아저씨가 윤 판관님 아들이라서 그러세요?”여울은 널판에 떨어진 물기를 닦았다. 천이 나무결을 따라 움직였다.“그분이 누구 아들이든 내 배에 탈지는 내가 정해.”“그러면 아까는 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여울의 손이 멎었다. 새남은 천을 쥔 채 여울을 보았다.“그분이 나루를 없앨 사람이라서요? 아니면 사공님이 그분을 보면 장부 칸을 자꾸 고쳐서요?”“장부는 내가 알아서 해.”“알아요. 그런데 오늘 아침부터 줄도 두 번 다시 묶고, 노 자리도 바꾸고 계시잖아요.”여울은 천을 접어 배 가장자리에 놓았다. 새남은 얼른 노 손잡이의 매듭을 만졌다. 느슨하지 않았다.“사공님이 그분한테 화가 난 거면, 제가 대신 한마디 해도 돼요.”“무슨 말을 하려고?”새남은 입을 다물었다가 작게 말했다.“왜 사공님이 오지 말라고 했는지 물어보려고요.”여울은 새남을 바라봤다. 새남의 손이 노 손잡이에서 떨어졌다. 한동안 배 안에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났다.“그분한테 묻지 마.”“네.”“나한테도 더 묻지 말고.”새남은 고개를 숙였다. 여울은 천을 다시 집어 노 손잡이에 감긴 매듭을 눌렀다.“그건 잘 묶였어.”“네.”“이제 배 준비해.”새남은 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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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안 오는 사람

첫 종이 울렸다.여울은 불씨를 향 끝에 댔다. 붉은 점이 생기자 향을 향꽂이에 세웠다. 새남이 배 안에서 노를 들었다.“사공님, 준비됐어요.”“밧줄부터 풀어.”새남은 말뚝의 매듭을 풀었다. 밧줄이 널판을 스치며 배 안으로 들어왔다. 여울은 선착장을 살폈다. 버드나무 세 그루 아래에는 손님이 없었다. 강 건너에도 배를 기다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아무도 안 왔어요.”“봤어.”“그래도 첫 종이 울렸으니 떠야죠?”“그래.”여울은 배에 올랐다. 도원이 앉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 자리에 놓인 물바가지를 옮기고, 향꽂이가 흔들리지 않게 배 안쪽에 놓았다. 새남이 노를 건넸다.배가 선착장을 떠났다. 첫 종의 울림이 멎을 때까지 여울은 노를 저었다. 향에서 가느다란 연기가 올라왔다. 도원은 없었다. 여울은 맞은편을 보며 물살을 살폈다.“사공님, 오늘은 손님이 한 사람도 없네요.”“배 안에 2명 있잖아.”“저는 일하는 사람이니까 손님은 아니죠.”“그럼 나 혼자 손님이네.”새남은 웃으려다 여울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여울은 노를 당겼다. 배 옆으로 물이 갈라졌다. 선착장 말뚝이 하나씩 멀어졌다.강 한가운데에 이르자 향이 조금 짧아져 있었다. 여울은 노를 멈추지 않았다. 새남이 선미의 밧줄을 정리했다. 밧줄 끝이 널판을 쓸었다.“향 꺼지기 전에 말할 사람도 없는데 켰네요.”“규칙은 손님만 지키는 게 아니야.”“사공님도 말해야 해요?”“향이 꺼지면 입 다물면 돼.”“저는 향이 꺼져도 말이 많은데요.”“그건 네가 알아서 줄여.”새남은 밧줄을 접어 발치에 놓았다. 향 끝이 작게 타들어 갔다. 여울은 맞은편 선착장에 배를 댔다. 새남이 내려 밧줄을 말뚝에 걸었다.건너편에서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여울은 잠깐 기다렸다. 길가에서 사람 목소리가 났지만, 강가로 다가오는 발소리는 없었다.“돌아가자.”새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울은 향을 살폈다. 아직 끝이 남아 있었다. 향이 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향꽂이에서 뽑았다. 재가 배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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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선 긋기

여울은 담뱃대 끝을 바라보다 하돌에게서 눈을 돌렸다.“쫓아낸 건 제가 맞아요.”하돌이 담뱃대를 손바닥에 굴렸다.“내가 잘못 봤다는 말은 아니야.”“그럼 그만 말해요.”“독하다고 한마디 했다고 그렇게 쏘아붙이나.”“향을 두 번 켠 건 제가 알아서 한 일이에요.”“그러니까 독하다는 거지.”탁순 할멈이 국그릇을 쌓다가 하돌을 흘겨봤다.“그만해. 국 다 식겠다.”“내 국은 다 먹었소.”“그럼 입을 다물어.”하돌은 담뱃대를 허리춤에 넣었다. 달삼은 평상에 놓인 모자를 집어 들고 주막 문밖으로 나갔다. 새남도 그릇을 정리하러 따라갔다. 여울은 젖은 천을 접어 평상 한쪽에 놓았다.탁순 할멈은 방석을 들어 먼지를 털었다. 이번에는 도원이 앉던 자리로 가져가지 않고 주막 안쪽에 내려놓았다.“오늘은 거기 안 두시네요.”여울이 말했다.“손님이 없으니까.”“내일은요?”“그건 내일 보지.”탁순 할멈은 방석을 구석에 밀어 넣었다. 여울은 그쪽을 보다가 젖은 천을 다시 들었다. 평상에 남은 물기를 한 번 더 닦았다. 나무에 묻은 국물 자국이 천에 옅게 번졌다.탁순 할멈이 빈 국그릇을 받아 들었다.“얘야, 배는 네가 지키고, 사람 마음은 그 사람이 지키게 둬.”“제가 그 사람 마음을 지킨다고 한 적 없어요.”“그럼 됐다.”“할멈도 방석은 지키셨잖아요.”“방석은 내 거니까.”탁순 할멈은 그릇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울은 천을 개어 허리에 찔렀다. 주막 밖에서는 새남이 노를 배 안에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여울은 선착장으로 향했다.첫 종이 울리기 전이었다. 새남은 배에 올라 널판을 살피고 있었다. 물바가지를 제자리에 놓고 노 손잡이에 감은 천을 다시 고쳐 매었다. 여울은 말뚝의 매듭을 당겨 보았다. 밧줄은 단단했다.“오늘도 손님은 없을까요?”새남이 물었다.“오면 태우고, 안 오면 기다려.”“측량관님은요?”여울은 밧줄 끝을 정리했다.“오지 말라고 했어.”“정말 안 오실까요?”“대답한 대로 하시겠지.”새남은 노를 들어 배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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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보존안

“그럼 제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도원은 모자를 벗었다. 여울은 도원의 손에 든 모자와 어깨의 측심 줄을 번갈아 보았다. 새남은 배에서 노를 정리하다 두 사람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제가 먼저 물을 거예요.”“알겠습니다.”“그 안을 왜 제게 말하지 않았어요?”도원은 모자를 든 손을 내렸다.“사공님께서 저를 내보내셨습니다. 제가 말을 꺼내면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았습니다.”“그럼 내보내기 전에는요?”“묻지 않으셨습니다.”여울은 대답하지 않았다. 도원은 고개를 숙이지도, 말을 덧붙이지도 않았다. 여울이 물은 데까지만 답했다.“제가 묻지 않으면 계속 말 안 할 거예요?”“필요한 일이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하는지 제가 정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그럴 땐 물어보세요.”“무엇을요?”“제가 듣고 싶은지.”도원은 모자 가장자리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가 놓았다.“앞으로는 그렇게 하겠습니다.”새남이 배에서 내려왔다. 손에는 노 손잡이에 감았던 천이 들려 있었다.“사공님, 이 천이 풀렸어요.”“다시 감아.”“네.”새남은 천을 들고 배로 돌아갔다. 여울은 도원 어깨의 측심 줄을 보았다. 납추가 줄 끝에서 흔들리다 가라앉았다.“나루 보존안은 어떻게 만들었어요?”“다리 아래에 선착장을 두는 안입니다. 다리와 나루를 함께 쓰는 방법을 그렸습니다.”“그림을 보고 싶어요.”“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윤 판관님께 올린 안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다시 그리면 되잖아요.”도원은 여울을 바라봤다.“함께 그려도 되겠습니까?”“제가 볼 수 있는 자리에서 그려요. 다리를 놓을 곳은 제가 정할 테니까요.”“그렇게 하겠습니다.”여울은 배 옆에 둔 작은 판을 끌어왔다. 물때 매듭 줄과 장부, 먹통을 그 위에 올렸다. 도원은 모자를 다시 쓰지 않고 줄을 어깨에서 풀었다.“새남아, 주막에 가서 탁순 할멈께 종이 좀 빌려 와.”새남이 천을 감던 손을 멈췄다.“어떤 종이요?”“지도를 그릴 만한 큰 종이.”“먹도 가져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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