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은 밧줄 끝을 무릎으로 누르고 칼집에서 칼을 꺼냈다. 닳아 일어난 섬유를 잘라 내고, 풀린 꼬임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맞췄다. 밧줄에 밴 물비린내가 손바닥에 묻었다.첫 종은 아직 울리지 않았다. 강물은 선착장 널판 아래를 낮게 쓸고 지나갔다. 여울은 밧줄을 말뚝에 걸어 당겼다. 어제보다 헐거웠다. 손에 힘을 주자 줄이 팽팽해졌다.새남은 배 안에 앉아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렸다.“사공님, 줄은 다 고쳤어요?”“아직.”“아침부터 계속 고치시잖아요.”“끊어지기 전에 고쳐야지.”“어제도 고쳤는데요.”여울은 매듭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어제 고친 곳과 오늘 손본 곳은 달랐다. 배가 말뚝에 닿을 때마다 밧줄이 조금씩 닳았다. 한 번 더 넘기면 버틸 것 같았지만, 그 한 번을 믿고 손님을 태울 수는 없었다.새남은 배 바닥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고인 물은 없었다. 널판 사이에 끼었던 잔가지도 치워 둔 상태였다. 배는 뜰 준비를 마쳤는데, 나루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오늘은 손님이 올까요?”“모르지.”“어제도 적었잖아요. 손님이 줄었다고요.”“장부에 적었다고 손님이 더 오는 건 아니야.”“그럼 왜 적어요?”“내가 뭘 했는지 잊지 않으려고.”새남은 대답 대신 배 안에 놓인 노를 들어 올렸다. 노끝이 널판에 닿아 소리를 냈다.“노는 그렇게 들지 마. 손잡이가 바닥을 긁잖아.”“죄송합니다.”“미안하다고 끝내지 말고 제대로 놓아.”새남은 노를 조심히 내려놓았다. 손잡이가 배 안쪽에 닿았다. 여울은 다시 밧줄에 매듭을 묶었다. 매듭이 단단히 조여지자 손끝이 얼얼했다.첫 종이 울렸다.여울은 곧장 배에 올랐다. 나루 입구에서 기다리던 손님은 장정 하나였다. 손에 작은 보퉁이를 들고 있었고, 옷자락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손님은 배를 보고 뱃삯을 꺼냈다.“타세요.”“사람은 더 안 옵니까?”“지금은 두 사람뿐이에요.”여울은 배 안쪽을 가리켰다. 새남이 널판을 붙잡았다. 손님은 보퉁이를 발밑에 두고 앉았다. 여울은 노를 저어 배를 선착장에서 밀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