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종이 울리자 여울은 배의 밧줄을 풀었다. 강물에 닿은 노가 낮게 울었다.사월 초열흘이었다. 장날이라 이른 시간부터 사람과 짐이 나루에 모였다. 버들주막에서 국 끓는 냄새가 흘러왔고, 선착장 널판에는 짐 보따리를 내려놓는 소리가 이어졌다.“타세요. 짐은 가운데 놓으세요.”여울은 배에 오르는 사람들을 차례로 살폈다. 동실 할머니는 광주리를 품에 안고 있었고, 동실은 그 옆에서 종이배를 양손으로 감쌌다. 새남은 노를 들고 자리를 찾다가 승객의 보따리에 발이 걸렸다.“아이고, 죄송합니다.”“발밑부터 보고 움직여.”“네, 사공님.”새남이 노를 바로 잡았다. 그 뒤로 도원이 측심 줄과 납추를 메고 다가왔다. 모자를 벗어 손에 든 채였다. 여울은 배 안을 살피고 도원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6푼입니다.”도원은 동전을 건넸다. 여울은 손바닥 위에서 1개씩 확인했다. 뱃삯 4푼을 덜어 주머니에 넣고, 나머지 2푼은 거스름 항아리에 넣었다.딸랑, 동전이 항아리 바닥에 닿았다.도원은 그 소리를 듣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여울은 향을 받침에 꽂아 불을 붙였다. 불씨가 옮겨붙자 연기가 가늘게 올랐다.“타세요.”승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도원은 측심 줄을 발밑에 모아 두고 배 가운데 앉았다. 새남은 노를 저으려다 여울의 눈길을 받고 손을 바꿔 쥐었다.“줄 밟지 말고, 노는 천천히.”“네.”배가 말뚝을 벗어났다. 여울은 노를 당겨 강 가운데로 방향을 잡았다. 건너는 동안 향 1대가 타는 시간만 말하기로 한 나루 규칙은 그대로였다. 동실은 종이배를 무릎 위에 놓고 손가락으로 접힌 모서리를 눌렀다.“할머니, 이 배도 건너가요?”“종이배는 네가 들고 있으니 어디든 가겠지.”“물에 띄우면요?”“물에 띄우면 젖는다. 네 손에 들고 가.”동실은 종이배를 품에 넣었다. 여울은 물살이 배 옆을 미는 힘을 살피며 노를 저었다. 도원은 줄을 풀지 않고 수면을 보고 있었다.“오늘도 강을 보세요?”여울이 물었다.“예. 어제와 다른지 확인하고 있습니다.”“어
Last Updated : 2026-10-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