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나루터 사공이 되었더니 첫 배 손님이 다리 놓을 자리를 나에게 묻는다: Capítulo 41 - Capítul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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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장마 안내

거스름 항아리의 입구를 닦던 여울은 도원의 대답을 기다렸다. 도원은 항아리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여울 씨.”“사람들 앞에서는 사공님이에요.”“네. 사공님.”“그렇게 바로 바꾸면 어색하지 않아요?”“어색한지 확인해 보겠습니다.”“그걸 확인할 수 있어요?”“사공님께 물으면 됩니다.”여울은 항아리 뚜껑을 덮었다. 도원은 입가를 조금 다물었다. 여울은 그 얼굴을 보고 손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지금은 어때요?”“아직 어색합니다.”“그럼 조금 더 써 보세요.”“알겠습니다.”주막 쪽에서 탁순 할멈이 국자를 솥 가장자리에 두드렸다.“얘야, 둘이 거기서 말만 하지 말고 이리 와. 밧줄 점검할 거라며.”“지금 갈게요.”여울은 항아리를 평상 안쪽에 넣었다. 도원은 측심 줄을 들고 따라왔다. 줄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접힌 끝을 받쳐 들었다. 여울의 허리에는 물때 매듭 줄이 있었다. 두 줄은 평상 위에서 한 뼘씩 이어져 있었다.탁순은 주막 문 앞에 국그릇을 내려놓았다. 국물에서 파 냄새가 났다.“먼저 먹고 해. 빈속으로 줄 당기면 손에 힘이 안 들어가.”“저희는 먹었어요.”“언제 먹었는데?”여울은 대답하지 않았다. 달맞이 배를 띄운 뒤 국물을 나눠 먹은 게 떠올랐다. 탁순이 그릇을 여울 쪽으로 밀었다.“그때 먹은 건 어제 먹은 거나 다름없어.”“어제 아니에요.”“그럼 지금 먹어.”도원은 그릇을 받아 탁순에게 돌려놓았다.“저는 괜찮습니다.”“총각은 괜찮다는 말을 하지 말랬지.”“맛있습니다.”“그것도 다 먹고 나서 말해.”탁순은 국자를 들고 주막 안으로 들어갔다. 여울은 그릇을 들었다. 국물은 뜨거웠다. 도원은 맞은편에 서서 측심 줄을 무릎 위에 올렸다.“측량관님도 드세요.”“사공님이 먼저 드시고 계십니다.”“그럼 기다리세요.”도원은 그릇을 받아 들었다. 둘은 주막 앞 평상에 앉아 국물을 먹었다. 여울은 그릇을 내려놓고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도원은 국물을 한 모금 더 마신 뒤 그릇을 탁순에게 건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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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가물막이

도원은 잔을 두 손으로 받았다.“속 썩이지 않겠습니다.”한덕만은 잔을 놓지 않은 채 도원을 바라봤다.“그건 자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 여울이가 정하는 거지.”“네. 제가 정할 일은 아닙니다.”“말은 곧군.”“그렇게 말하는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생각만 하지 말고 지켜.”“알겠습니다.”한덕만은 잔을 도원의 손에 넘겼다. 도원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여울은 아버지의 무릎에 놓인 손을 살폈다. 손가락이 잔을 건넨 뒤에도 조금 굽어 있었다.“아버지, 저 다녀올게요.”“강을 보고 온다며. 보고 올 거면 제대로 보고 와.”“그럴게요.”“나루 비우는 동안은 달삼이랑 하돌한테 맡겨.”“밧줄 점검까지 끝났어요. 두 분한테 말씀드리고 왔어요.”“그럼 됐다.”도원은 잔을 밥상에 놓고 모자를 집었다. 손바닥에 감은 천은 깨끗한 쪽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여울은 그 천 끝이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했다.“길에서 손에 물 묻히지 마세요.”“알겠습니다.”“비가 더 오면 강가로 내려가지 말고요.”“네.”“제가 말한 건 대답만 하라는 뜻이 아니에요.”도원은 잠시 여울을 보았다.“위험하면 내려가지 않겠습니다.”한덕만이 코로 숨을 내쉬었다.“그 말을 들으니 내가 더 걱정되는구먼.”“아버지.”“무슨 말만 하면 걱정하지 말라 하잖아. 걱정하는 게 내 일이다.”여울은 밥상 위 빈 잔을 안쪽으로 밀었다. 탁순이 가져온 국그릇에는 국물이 조금 남아 있었다. 여울은 그릇을 들어 부엌 쪽에 놓았다.“다녀올게요.”“해 지기 전에 돌아와.”“네.”도원은 문턱을 넘기 전에 모자를 썼다. 여울은 물때 매듭 줄을 허리에 단단히 감고 집을 나섰다. 뒤에서 한덕만이 도원을 다시 불렀다.“측량관.”도원이 돌아섰다.“내 딸한테 강을 대신 가르치려 들지 말게.”“여울 씨를 가르치려 들지 않겠습니다.”“자네가 잰 값이 다가 아닐 수도 있어.”“알고 있습니다.”“그럼 됐네.”여울은 아버지가 더 말하기 전에 마당을 나섰다. 도원은 모자를 벗어 한덕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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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장부 대조

청솔뗏목방 창고 안쪽에서 장부를 넘기는 소리가 났다. 여울은 문가에 서서 쌓인 밧줄과 돌을 살폈다. 젖은 나무 냄새에 강물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장칠수는 넓은 책상 옆에 기대 서 있었다. 은 담뱃대가 손가락 사이에서 천천히 돌았다. 도원은 책상 앞에 서서 모자를 벗어 들고 있었다. 명치는 도원의 뒤에서 측심 줄을 어깨에 걸친 채, 손에 든 작은 기록판을 가슴에 붙였다.“돌 운반 장부를 보여 주세요.”도원이 말했다.장칠수는 담뱃대를 멈췄다.“가물막이 공사 장부 말인가?”“그곳으로 들어간 돌과 자재를 확인하려 합니다.”“이미 자재는 다 보지 않았나. 둑도 봤고.”“현장에서 확인한 것과 장부에 적힌 내용이 맞는지 대조해야 합니다.”장칠수는 여울 쪽으로 눈을 돌렸다.“사공 아가씨도 장부를 볼 줄 아나?”“글자를 읽을 줄 알아요.”“그럼 됐군. 측량관 혼자 보기엔 답답할 테니.”여울은 대꾸하지 않았다. 장칠수의 말에 맞춰 웃어 줄 생각은 없었다. 장칠수는 담뱃대를 책상에 내려놓고 안쪽을 향해 턱을 들었다.“노기수. 장부 가져와.”안쪽에서 종이를 뒤적이는 소리가 났다. 노기수는 잠시 뒤 두 손으로 장부를 받쳐 들고 나왔다. 마른 어깨가 옷 안에서 조금 움츠러들어 있었다. 소매에는 묵은 먹 자국이 묻어 있었다. 노기수는 장부를 책상 위에 놓으려다 도원의 손을 보고 멈췄다.“어느 장부를 말씀하시는지 확인하겠습니다. 가물막이로 보낸 돌과 포대가 적힌 장부면 됩니까?”“그렇습니다. 운반한 날짜와 수량, 보낸 곳이 함께 적힌 장부입니다.”“여기 있습니다.”노기수는 장부를 도원 쪽으로 밀었다. 장부 모서리가 책상에 닿으며 낮은 소리를 냈다.도원은 모자를 책상 가장자리에 내려놓았다. 손목의 먹줄 자국이 소매 밖으로 드러났다. 그는 첫 장을 펼치고 손가락으로 윗줄을 짚었다. 명치는 기록판을 내리고 도원의 손가락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여울은 책상 옆으로 다가가 장부를 내려다봤다. 날짜와 물품 이름이 줄마다 적혀 있었다. 돌을 실어 보낸 날에는 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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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불길한 물때

첫 종이 울리기 전, 여울은 선착장 말뚝에 감아 둔 줄을 풀었다.물때 매듭 줄에는 어제 묶은 매듭이 맨 끝에 있었다. 여울은 매듭을 손톱으로 짚고 줄을 물에 담갔다. 강물이 손등을 훑고 지나갔다. 평소보다 차가웠다. 물비린내 아래로 젖은 흙 냄새가 묻어 있었다.여울은 줄을 끌어 올려 말뚝에 다시 걸었다. 매듭이 가리키는 자리를 살폈다. 어제보다 물이 더 올랐다. 밤새 비가 내린 것도 아닌데, 상류에서 물이 밀려오는 간격이 짧았다.새남이 배에 오르다 말고 여울 옆에 섰다.“누나, 오늘 물이 높아요?”“어제보다 올랐어.”“밤에 비는 안 왔는데요.”“여기 말고 위쪽에서 왔겠지.”여울은 줄을 팽팽하게 당겼다. 매듭이 가리키는 곳을 다시 확인했다. 어제 적은 물때와 오늘 물때의 차이는 작지 않았다. 줄을 감아 허리에 걸고, 널판 아래쪽을 살폈다. 물이 말뚝에 닿았다가 물러났다. 밀려오는 물살은 강 한가운데서 꺾이지 않았다.“배 띄울까요?”새남이 물었다.“첫 배는 뜰 거야. 다만 오늘은 짐을 줄여.”“사람도요?”“무거운 짐부터.”새남은 배에 실어 둔 나무 바구니를 들어 올렸다. 안에는 빈 광주리가 몇 개 포개져 있었다. 그는 바구니를 선착장 안쪽에 내려놓고 배의 밧줄을 확인했다. 밧줄에 닳은 곳은 없었다.도원은 말뚝 옆에서 측심 줄을 꺼냈다. 어깨에 걸친 줄이 젖지 않게 손으로 받쳤다. 모자를 벗어 들고 물가로 한 걸음 다가왔다.“어제 잰 곳과 같은 자리에서 재겠습니다.”“거기 말고 조금 아래요.”여울이 선착장 아래를 가리켰다.“어제는 물살이 말뚝 안쪽으로 돌아들었어요. 오늘은 바깥으로 밀려요. 같은 자리에 줄을 내리면 비교하기 어려워요.”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여울이 가리킨 자리로 옮겼다. 측심 줄을 물에 내려 납추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풀었다. 줄의 매듭을 짚은 뒤 천천히 걷어 올렸다. 물이 납추에서 흘러내렸다.여울은 그 줄과 자기 물때 매듭 줄을 나란히 놓았다. 두 줄이 가리키는 자리는 조금 달랐다. 여울은 매듭을 손으로 옮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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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각서

도원은 기록판을 접어 품에 넣었다. 물때 매듭 줄은 손에 든 채였다. 줄 끝의 매듭이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명치가 기록판을 챙겼다.“측량관님, 이 내용이면 수운청에서 다시 살펴볼까요?”“보고는 올렸습니다.”“그럼 결정은 기다려야겠네요.”“네.”도원은 대답하고 모자를 썼다. 명치는 더 묻지 않았다. 여울이 줄을 거두어 허리에 걸었다. 매듭이 옷자락에 닿았다.도원은 그 줄을 한 번 보았다가 몸을 돌렸다. 그가 걸음을 옮기자 명치가 뒤따랐다. 여울은 기록판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선착장에 서 있었다.◎윤 판관 집 대청에는 붓 씻은 물 냄새가 남아 있었다. 도원은 대청 끝에서 모자를 벗었다. 소매를 걷은 손목에 먹줄 자국이 보였다. 어깨에는 측심 줄이 걸려 있었다.집 안 하인이 대청 기둥 옆에 서 있었다. 도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안채 쪽을 살핀 뒤 가까이 왔다.“도련님, 판관님께서 사랑채에 계십니다.”“알고 있습니다.”도원은 모자를 손에 든 채 사랑채를 바라봤다. 하인은 한 걸음 물러났다. 그의 손에는 천으로 싼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이건 뭡니까?”“아무것도 아닙니다.”“아무것도 아닌 것을 왜 들고 계십니까?”하인은 대답하지 않고 꾸러미를 도원의 손에 밀어 주었다. 천 안쪽에서 따뜻한 기운이 전해졌다. 도원은 손을 펴 꾸러미를 받았다.“떡입니다. 따뜻할 때 드세요.”“고맙습니다.”“판관님께는 말하지 마십시오.”“제가 묻지 않으면 말씀하지 않으시겠습니까?”“그렇습니다.”하인은 얼굴을 조금 찡그렸다. 도원은 천을 내려다보았다. 안에는 납작한 떡이 들어 있는 듯했다. 달큰한 냄새가 났다. 도원은 꾸러미를 옷 안쪽에 넣었다.“고맙습니다.”“식기 전에 드세요.”“알겠습니다.”하인은 손을 거두고 대청 끝으로 돌아갔다. 도원은 사랑채 앞에 섰다. 안에서 종이가 넘겨지는 소리가 났다. 뒤이어 붓이 벼루에 닿았다.도원은 문을 두드렸다.“들어오너라.”윤 판관의 목소리가 들렸다.도원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윤 판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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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고발장

관아 서기가 고발장을 펼쳤다. 종이 모서리가 상판을 긁었다. 여울은 손에 쥔 물때 매듭 줄을 허리께에 붙였다. 도원은 맞은편에 서서 모자를 벗어 들고 있었다.소명방 안에는 사공들이 모여 있었다. 달삼은 팔짱을 낀 채 문 가까이에 섰고, 하돌은 담뱃대를 손에 쥐고도 입에 대지 않았다. 새남은 여울 옆에 바짝 붙어 있었다. 장칠수는 비단 소매를 털며 서기 쪽을 바라봤다. 노기수는 그 뒤에서 장부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서기가 목을 가다듬었다.“고발장을 읽겠습니다. 피고발인, 한여진.”여울이 눈을 들었다.“한여울입니다.”서기의 손가락이 종이 위에서 멈췄다. 서기는 이름을 다시 읽고 고개를 숙였다.“한여울. 정정하겠습니다.”새남이 입을 열려다 여울의 손등에 팔꿈치가 닿자 입을 다물었다. 여울은 줄을 감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름 하나가 틀렸다고 고발 내용까지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자기 이름을 남의 이름처럼 읽히는 동안 손바닥의 굳은살이 줄에 눌렸다.서기는 종이에 시선을 내렸다.“고발 사유는 다리 공사 방해와 물때에 관한 거짓 소문 유포입니다. 고발인은 청솔뗏목방의 장칠수입니다.”장칠수가 눈웃음을 지었다.“이제 제대로 읽었네.”“고발장에 적힌 내용만 읽었습니다.”서기가 대꾸하자 장칠수는 소매 끝을 쓸었다. 은 담뱃대가 소매 안에서 살짝 드러났다. 노기수는 장부를 가슴에 더 바짝 붙였다.달삼이 목을 울렸다.“이보게, 소문이라니. 물이 오르는 걸 말한 게 소문인가?”“순서를 기다리세요.”서기가 고개를 들었다. 달삼은 입을 다물었지만, 모자를 쥔 손을 허벅지에 내리쳤다. 하돌은 담뱃대를 손바닥에 두드렸다. 소리가 짧게 났다.여울은 서기가 읽은 문장을 다시 떠올렸다. 다리 공사 방해. 물때 거짓 소문 유포. 한 줄씩 적힌 말은 매듭처럼 단단했다. 매듭을 풀려면 어느 쪽이 걸렸는지 먼저 찾아야 했다.“고발 내용에 이견이 있습니까?”서기가 물었다.여울은 장칠수를 보았다.“제가 무슨 말을 했다는 건가요?”“말을 안 했다고 할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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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아버지의 이야기

여울은 접어 둔 고발장을 평상 위에 내려놓았다. 종이 모서리가 조금 말려 있었다. 허리에 찬 물때 매듭 줄이 문턱에 걸려 당겨지자, 여울은 줄을 풀어 손에 감았다.방 안에서 아버지가 기침했다.“그 줄을 그렇게 세게 당기면 매듭이 상한다.”“문턱에 걸렸어요.”“문턱 탓을 하지 마라. 줄을 허리에 찬 사람이 살펴야지.”여울은 줄을 놓고 아버지 쪽으로 갔다. 병석에 누운 한덕만은 이불을 허리께까지 덮고 있었다. 다친 다리는 움직이지 않게 받쳐 둔 채였다. 얼굴빛은 전보다 나아졌지만, 일어나 앉을 때마다 입술을 꼭 다물었다.여울이 팔을 내밀자 아버지는 그 손을 짚고 상체를 조금 세웠다.“관아에서 왔느냐?”“어제 소명 기한을 정했어요.”“그게 아니고. 장칠수 말이야.”“고발장에 적힌 말만 들었어요. 아직 판단은 안 했고요.”“그놈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묻는 게 아니다. 네가 뭘 하려는지 묻는 거다.”아버지는 베개를 등 뒤로 밀어 넣었다. 손끝에 힘이 없어 베개가 비스듬히 접혔다. 여울이 다시 받쳐 주자 아버지가 손을 거두었다.“90일치 줄을 확인해 보려고요. 제가 기록한 날과 측량관님이 잰 날을 맞춰 보게요.”“네 줄을 내놓으면 장칠수가 잡아당기겠구나.”“매듭을 풀 수는 없어요.”“네 줄 말고 네 마음을 말하는 거다.”아버지는 여울의 허리께를 보았다. 여울은 물때 줄을 풀어 손에 쥐었다. 한 칸씩 만든 매듭이 손바닥을 눌렀다.“고발장에 제가 다리 공사를 막았다고 적혀 있어요. 물때로 거짓말을 했다고도 하고요.”“그런 말을 들었다고 네가 나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다.”“그럼 제가 아버지한테 물어볼게요.”여울은 아버지 곁에 놓인 낮은 상을 조금 당겼다. 빈 물그릇이 상판을 스쳤다. 물이 조금 흔들렸다.“아버지가 다리를 다친 날, 첫 배를 띄운 건 제가 말려서였어요?”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깐 입술을 문 뒤, 손을 이불 위로 올렸다.“그날 첫 배를 띄운 건 나다.”“하늘이 흐렸잖아요.”“흐렸지.”“강도 거칠었고요.”“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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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소명 준비

유월 초나흘, 버들주막 평상 위에 물때 매듭 줄이 길게 놓였다. 여울은 줄이 바닥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팔꿈치로 끝을 눌렀다. 매듭마다 날짜와 물높이를 적은 작은 표찰이 묶여 있었다.탁순 할멈이 국솥 뚜껑을 열었다. 김과 함께 멸치 국물 냄새가 퍼졌다.“얘야, 줄부터 챙겨. 국물은 아직 안 퍼.”“바닥에 닿으면 매듭이 상해요.”“그럼 상을 더 붙이면 되지.”탁순 할멈이 평상 한쪽을 들어 옮겼다. 다리가 마룻바닥을 긁었다. 여울은 줄을 팔에 걸고 평상 아래로 밀어 넣었다. 모아 둔 표찰이 서로 부딪혀 가볍게 소리를 냈다.달삼이 주막 문을 밀고 들어왔다. 모자를 벗어 평상 끝에 던졌다가, 줄을 보고 다시 집어 들었다.“이게 구십 날 치인가?”“네. 하루에 한 칸씩 묶었어요.”“중간에 빠진 날은?”“배를 띄우지 않은 날은 기록을 안 했어요. 매듭을 묶을 물때가 없었으니까요.”달삼은 모자를 무릎에 놓고 줄을 살폈다. 손을 대려다 멈췄다.“만져 봐도 되겠나?”“매듭은 건드리지 말고 줄을 받쳐 주세요.”달삼은 손바닥을 펴서 줄 아래에 댔다. 여울이 표찰 하나를 들었다. 표찰에 적힌 날짜를 읽고 줄의 매듭을 짚었다.“초닷새. 물이 말뚝 아래에 닿았어요. 이 날은 새남이가 배를 밀어 준 날이에요.”새남은 벽 쪽에 세워 둔 노를 나란히 맞추다가 고개를 들었다.“그날은 배가 늦게 나갈 뻔했어요. 제가 노를 반대로 잡았거든요.”“그건 증언에 넣지 않아도 돼.”“하지만 진짜 있었던 일이잖아요.”“맞아. 다만 물때를 본 일과는 달라.”새남은 노를 세워 둔 손을 놓았다. 노 끝이 벽에 닿지 않게 다시 받쳤다.“제가 그날 물높이를 확인한 건 기억해요. 사공님이 매듭을 묶으시고, 제가 말뚝을 봤어요.”“그 말은 적어 두자.”도원은 평상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어깨의 측심 줄은 풀지 않은 채였다. 상 위에는 장부와 붓, 먹이 놓였지만 아직 종이는 비어 있었다. 도원은 모자를 벗어 무릎 위에 두고 여울을 바라봤다.“확인한 것과 기억나는 일을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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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두 줄

도원은 줄을 든 채 여울을 보았다.“이 줄은 사공님의 증언입니다. 저는 이 줄을 옮겨 적기만 하겠습니다.”여울은 도원의 손바닥에 놓인 줄을 살폈다. 매듭이 손가락 사이에 눌리지 않도록 도원은 손을 편 채 받치고 있었다.“그러려면 먼저 측량관님 장부부터 봐야 해요.”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여울이 줄을 놓을 자리를 비웠다. 달삼과 하돌이 줄을 평상 위에 가지런히 받쳤다. 새남은 표찰이 바닥에 닿지 않게 안쪽으로 밀었다.도원은 어깨의 측심 줄을 풀어 평상에 놓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이 난 줄이었다. 끝에는 납추가 달려 있었다. 도원은 줄을 한꺼번에 펼치지 않고, 여울의 매듭 줄과 나란히 놓을 만큼만 풀었다.탁순 할멈이 평상 끝에 놓인 그릇을 들었다.“다들 배는 채웠지?”“네.”“그럼 이건 치우고, 상은 비워 두마. 줄에 국물 쏟으면 네가 닦아.”여울은 그릇을 받아 들었다.“제가 닦을게요.”“내가 닦는다. 네 손은 줄에 두고.”탁순 할멈은 그릇을 부엌 쪽으로 가져갔다. 국물 냄새가 주막 쪽으로 옮겨 가자, 평상에는 물비린내와 먹 냄새가 남았다.도원은 펼쳐 둔 장부를 여울에게 돌려놓았다. 기록은 날짜별로 나뉘어 있었다. 그날 측심 줄을 내린 자리와 납추가 닿은 깊이가 짧게 적혀 있었다. 여울은 첫 장의 날짜를 읽은 뒤, 물때 매듭 줄의 표찰을 찾았다.“이 날짜부터 같이 볼게요.”“네. 장부와 줄은 각각 여기에 두겠습니다.”“도원 씨 기록을 제 줄 옆에 바로 옮겨 쓰지는 않을 거예요. 먼저 날짜가 맞는지 보고, 그다음에 물높이를 비교할게요.”“그렇게 하겠습니다.”도원은 말하기 전에 모자를 벗어 평상에 두었다. 여울은 날짜를 하나씩 짚었다. 새남은 빈 종이 위에 표의 칸을 그렸다. 날짜, 사공의 기록, 측량관의 기록, 차이를 적을 칸이었다.달삼이 종이 가장자리를 눌렀다.“칸이 비뚤어지면 날짜도 비뚤어지겠네.”새남이 붓을 쥔 손을 멈췄다.“날짜는 제가 똑바로 쓸게요.”“글씨가 비뚤어진 게 아니라 종이가 움직이는 거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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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소명방

소명방의 서기가 고발장을 펼쳤다. 종이 모서리가 탁자에 스쳤다.“고발인 장칠수는 한여울 사공이 다리 공사를 방해하고, 물때에 관한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고 고발했습니다. 소명 기한은 열이틀입니다. 오늘은 첫 심문입니다.”여울은 탁자 앞에 서 있었다. 허리에 찬 물때 매듭 줄은 손바닥 안에서 둥글게 감겨 있었다. 평상 위에 펼쳐 놓고 대조하던 때와 달리, 매듭과 표찰이 한데 모여 있었다. 줄 끝은 매듭이 눌리지 않게 손가락으로 받쳤다.“고발 내용에 대해 답하겠습니까?”서기가 물었다.“네. 제가 아는 만큼 답하겠습니다.”“거짓 소문을 퍼뜨린 적이 없습니까?”“제가 확인한 물때를 말했습니다. 물이 언제 오르고, 어느 자리가 얕아졌는지요.”“그 말 때문에 다리 공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입니다.”“강의 물때를 알리는 일은 공사를 막는 일이 아니에요.”여울은 말을 마치고 손바닥의 줄을 다시 잡았다. 줄을 세게 쥐지 않았다. 표찰이 접히지 않게 손끝을 조금 옮겼다.서기는 고발장을 내려놓았다. 맞은편 자리에는 윤 판관이 앉아 있었다. 단정한 도포의 소매가 탁자 모서리에서 곧게 내려왔다. 짙은 눈썹 아래 시선은 고발장에 머물렀다. 여울은 그를 바라보다 줄 끝으로 눈을 내렸다.방 안에는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만 났다. 향 냄새는 없었다. 나루에서라면 향 한 대가 타는 동안에 끝났을 말이 이곳에서는 종이에 적혀 차례를 기다렸다. 서기는 고발장을 한 장 넘겼다가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여울은 탁자 가장자리의 긁힌 자국을 보았다. 손바닥 안의 줄은 조금씩 풀려 나왔다.방 안 한쪽에는 사공 몇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 얹은 손들이 저마다 달랐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인 이도 있었고, 손등을 문지르는 이도 있었다. 여울은 얼굴을 하나씩 살피지 않았다. 줄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손가락을 조금 폈다.서기는 종이를 탁자 위에 맞춰 놓고 붓을 곁에 두었다. 붓끝에는 마른 먹이 조금 묻어 있었다. 서기가 손가락으로 그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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