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은 줄을 든 채 여울을 보았다.“이 줄은 사공님의 증언입니다. 저는 이 줄을 옮겨 적기만 하겠습니다.”여울은 도원의 손바닥에 놓인 줄을 살폈다. 매듭이 손가락 사이에 눌리지 않도록 도원은 손을 편 채 받치고 있었다.“그러려면 먼저 측량관님 장부부터 봐야 해요.”도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여울이 줄을 놓을 자리를 비웠다. 달삼과 하돌이 줄을 평상 위에 가지런히 받쳤다. 새남은 표찰이 바닥에 닿지 않게 안쪽으로 밀었다.도원은 어깨의 측심 줄을 풀어 평상에 놓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이 난 줄이었다. 끝에는 납추가 달려 있었다. 도원은 줄을 한꺼번에 펼치지 않고, 여울의 매듭 줄과 나란히 놓을 만큼만 풀었다.탁순 할멈이 평상 끝에 놓인 그릇을 들었다.“다들 배는 채웠지?”“네.”“그럼 이건 치우고, 상은 비워 두마. 줄에 국물 쏟으면 네가 닦아.”여울은 그릇을 받아 들었다.“제가 닦을게요.”“내가 닦는다. 네 손은 줄에 두고.”탁순 할멈은 그릇을 부엌 쪽으로 가져갔다. 국물 냄새가 주막 쪽으로 옮겨 가자, 평상에는 물비린내와 먹 냄새가 남았다.도원은 펼쳐 둔 장부를 여울에게 돌려놓았다. 기록은 날짜별로 나뉘어 있었다. 그날 측심 줄을 내린 자리와 납추가 닿은 깊이가 짧게 적혀 있었다. 여울은 첫 장의 날짜를 읽은 뒤, 물때 매듭 줄의 표찰을 찾았다.“이 날짜부터 같이 볼게요.”“네. 장부와 줄은 각각 여기에 두겠습니다.”“도원 씨 기록을 제 줄 옆에 바로 옮겨 쓰지는 않을 거예요. 먼저 날짜가 맞는지 보고, 그다음에 물높이를 비교할게요.”“그렇게 하겠습니다.”도원은 말하기 전에 모자를 벗어 평상에 두었다. 여울은 날짜를 하나씩 짚었다. 새남은 빈 종이 위에 표의 칸을 그렸다. 날짜, 사공의 기록, 측량관의 기록, 차이를 적을 칸이었다.달삼이 종이 가장자리를 눌렀다.“칸이 비뚤어지면 날짜도 비뚤어지겠네.”새남이 붓을 쥔 손을 멈췄다.“날짜는 제가 똑바로 쓸게요.”“글씨가 비뚤어진 게 아니라 종이가 움직이는 거야.”“그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