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종이 울리기 전, 윤 판관이 버들나루 널판 위에 섰다.여울은 배에 실을 바구니를 선착장 끝으로 밀어 두다가 손을 멈췄다. 단정한 도포의 소매가 새벽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었다. 윤 판관은 혼자였다. 문밖에서 기다리던 도원도, 수운청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버드나무 잎에는 밤새 내린 이슬이 맺혀 있었고, 널판 아래에서는 물이 말뚝을 스치는 소리가 났다.여울은 바구니를 널판 안쪽으로 더 밀었다. 새벽 물기가 밴 나무가 발밑에서 조금 미끄러웠다. 배 옆에 놓인 노는 가지런히 포개져 있었고, 밧줄은 말뚝에 단단히 감겨 있었다. 손님을 태우기 전에 확인하던 것들이었다. 여울은 밧줄을 손끝으로 당겨 보고 나서 윤 판관을 향해 몸을 돌렸다.“윤 판관님.”여울은 허리를 숙였다. 윤 판관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널판에 발을 올렸다. 도포 자락이 나무에 스치지 않도록 손으로 걷어 들었다. 그는 널판 끝에 이르러 배를 한 번 살폈다. 배 안에는 노와 향 받침이 놓여 있었고, 아직 아무도 타지 않았다.“첫 배를 타겠네.”“건너실 곳은 맞으시죠?”“그렇네.”여울은 더 묻지 않았다. 윤 판관이 나루로 온 까닭을 묻고 싶었지만, 첫 종이 울리기 전부터 대답을 재촉할 수는 없었다. 여울은 배 옆에 놓인 노를 새남에게 건넸다.“새남아, 손님부터 태워.”“네, 사공님.”새남은 노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배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다 윤 판관의 옷자락을 다시 보고 발을 멈췄다. 비단 소매가 새남의 눈에 걸린 듯했다. 새남은 노를 고쳐 쥐었지만, 손가락이 자루 끝에서 미끄러졌다.노가 널판에 부딪히기 직전 여울이 잡았다.“손에 힘 줘.”“네. 죄송합니다.”새남은 노를 두 손으로 붙들었다. 노 끝이 바닥을 긁었다. 널판 위에 낮은 소리가 나고, 새남은 노를 들고 선 채 윤 판관의 소매를 다시 흘끗 보았다.“옷이 눈에 들어왔구나.”여울이 말하자 새남은 귀를 붉혔다.“저렇게 고운 옷은 가까이서 처음 봤습니다.”“옷은 배에 안 태워. 사람을 태워.”새남은 얼른 윤 판
Last Updated : 2026-10-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