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너머에서 딸이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엄마가 좋아할 줄 알았어.” “작년에는 좋았어.” 여자가 말했다. “올해는 안 받고 싶었고.” 딸은 그 말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작년 사진을 보내줬던 일을 이야기했다. 꽃 옆에서 웃고 있었다고, 그 사진을 보고 주문한 거라고 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입을 열었다. “기억나. 네가 예쁘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은 싫어?” 여자는 대답을 고르는 동안 꽃 줄기를 만졌다. 물기가 묻은 손가락을 손수건에 닦았다. “올해는 그날 집에 있기 싫었어.” 나는 접수 용지를 내려다봤다. 배송 중단이라는 글자 옆으로 번진 점이 있었다. “친구들이랑 나가려고 했는데, 꽃 온다고 연락받고 기다렸어. 네 전화도 올 것 같아서.” “나 저녁에 전화했잖아.” “그러니까 기다렸다고.”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자는 말을 멈췄다. 꽃집 주인이 물컵을 놓았다. 그녀는 물을 마신 뒤 휴대전화를 손에 들었다. “너한테도 내가 좋아하는 얼굴을 해줘야 할 것 같았어. 아빠가 보내준 건데 웃어야지, 싶어서.&rdq
Last Updated : 2026-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