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한시우. 너 여자친구 생겼다며?”“……뭐?”나는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내려놓았다.아직 오전 아홉 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건축학과 과제 때문에 밤을 새우고, 겨우 한 시간 눈을 붙인 뒤 학교에 나온 참이었다.그런데 같은 과 동기가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이지윤이랑 사귄다며.”“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진짜였어?”동기의 눈이 커졌다.“야, 미친. 진짜였네?”나는 인상을 찌푸렸다.“누가 그러는데?”“네 여자친구가.”“……뭐?”“아침에 학교 앞 카페에서 봤거든. 걔가 그러던데? 너랑 사귀기로 했다고.”나는 휴대전화를 꺼냈다.그리고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오늘 아침 일곱 시 십이 분.이지윤.아니.여자친구.그 이름을 보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이지윤.”그 애는 연애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온 세상에 소문을 내고 있었다.문제는.정작 나는 아직도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모든 일은 오늘 아침부터 시작됐다.정확히는 오전 일곱 시 십이 분.내 휴대전화가 울렸다.나는 이불 속에서 손을 뻗었다.어젯밤 늦게까지 작업한 건축 모형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커터칼과 자, 잘라 놓은 우드락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휴대전화는 계속 울렸다.“……아, 누구야.”나는 겨우 눈을 떴다.그리고 화면을 확인했다.여자친구.순간 잠이 달아났다.“……?”나는 화면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여자친구.분명히 그렇게 적혀 있었다.내가 언제 이런 이름으로 연락처를 저장했지?잠시 생각하던 나는 어제 카페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지윤이가 내 휴대전화를 잠깐 가져갔었다.자기 사진을 찍어 달라며 카메라를 켰던 순간이었다.그때 무슨 짓을 한 모양이었다.나는 전화를 받았다.“야.”— 여보세요, 남자친구?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이지윤이었다.나는 눈을 감았다.“장난하냐?”— 왜? 우리 사귀잖아.“언제 네 이름 바꿨어?”— 어제.“왜 마음대로 바꾸는데?”— 여자친구니까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1-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