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 위에서 이창호 선수가 새겨놓은 수많은 명장면 중에서도 1999년 제40기 왕위전 결승 3국이 특별하게 기억나네요. 상대방의 거대한 대마를 잡는 과정에서 둔 '날카로운 절단수'는 바둑 교본에 실려도 손색없을 완벽한 타이밍이었어요. 그 수를 보며 '아, 이래서 그는 천재라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평소 차분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바둑판에서는 치열한 승부욕이 느껴지는 특유의 스타일이 그 수에 고스란히 담겨있었죠. 바둑 역사에 길이 남을 명수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창호 9단의 바둑은 언제나 예측을 뛰어넘는 창의성으로 가득했어요. 특히 199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보여준 '몰수승' 직전의 역전 수는 감탄을 자아냈죠. 중앙에서의 기습적인 붉은 자국 수를 두며 승부를 뒤집는 모습은 마술처럼 느껴졌어요. 그의 두터운 중후반 장악력과 날카로운 끝내기 감각이 합쳐진 순간이었는데, 아직도 그 판을 재현해보면 소름이 돋아요.
이창호의 바둑은 거대한 숲을 보는 눈과 세밀한 가지 하나까지 계산하는 집중력의 조화예요. 특히 2003년 중국 기사랑 둔 대국에서 보여준 '죽음의 한 점'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워요. 상대의 강력한 공격을 단 한 수로 무력화시키며, 마치 3D 체스 같은 다차원적인 전략을 보여줬죠. 이런 수를 두는 사람이 바로 '석불'이구나 싶었던 순간이었어요.
2026-07-12 09:09:09
7
View All Answers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Books
그의 아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ddingjak30
0
11.6K
과거의 끔찍한 트라우마로 인해 기형적인 성욕을 품게 된 비서실장 노은주,
그녀의 육체와 영혼을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재벌 3세 사장 최종우와 그녀의 가장 수치스러운 비밀을 쥐고 흔드는 스물한 살 아들 최재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하고 치명적인 로맨스.
나는 무너진 관계를 앞에 두고 윤지후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잡한 감정이 얽힌 가운데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지만 그의 차가운 태도에 눌려 끝내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내가 임신했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그 물음이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그때 윤지후는 한숨을 내쉬며 싸늘하게 말했다.
“지수야, 이제 그만하자.”
그의 무심한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에게 ‘집’이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과 신뢰, 그리고 함께 그려왔던 모든 미래였다. 하지만 윤지후는 그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부서진 과거를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이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때가 온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음식을 먹어본 남자.
하지만 단 한 번도 '따뜻하다'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남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국 한 그릇으로 사람을 울릴 수 있는 여자.
이 이야기는 서로 다른 결핍을 가진 두 사람이
한 그릇의 음식으로 서로를 구원하는 사랑 이야기다.
북유럽 구석의 작은 시골 마을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국민 배우 소정호.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가 통하는 사람조차 없어 난감한 상황에 정호의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여기 말도 영어도 한국어도 할 수 있는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 깡 시골에서 지내고 있는 건지.
제 이름 석 자를 말해도 전혀 모르는 눈치인 청년. 정말 오랜만에 ‘배우 소정호’가 아닌 ‘인간 소정호’로서 지내게 된 나날들 속에 정호는 점점 그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