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
서유리가 임신 4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남편 주영훈이 갑자기 자신의 비서 소지윤을 집으로 데려왔다.
“여보, 지윤이가 집에 일이 좀 생겼는데 혼자 두기가 마음에 걸려서 며칠 우리 집에서 지내라고 했어.”
“당신은 임신 4개월이고, 지윤이는 7개월이니까,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할 수도 있고 좋잖아.”
20살 남짓해 보이는 여자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 겁먹은 시선으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서유리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 후 두 달 동안 서유리는 소지윤을 친동생처럼 챙겼고, 소지윤은 매번 어쩔 줄 몰라 하며 감동했다.
“유리 언니,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비싼 수분 크림을 제게 다 주시고...”
“당연하지. 우린 자매나 다름없잖아. 좋은 건 서로 나눠 써야지!”
하지만 서유리는 몰랐다.
소지윤이 말한 ‘나눔’에 자신의 남편 주영훈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어느 날, 서유리는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반쯤 열린 차창 너머.
한 여자가 영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탄 채 격렬하게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쾌락에 젖은 주영훈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서유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주영훈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