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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즐거운 데이트

작가: 연의 수정
민여진의 얼굴은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솔직하게 인정하면 진시우의 말을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됐다.

하지만 임재윤은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정성스럽게 문자를 했다.

“네가 내 말에 신경 써 줘서 기뻐.”

민여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럼 왜 아무 반응도 없었어? 설마 엄 의사랑 시우 씨는 날 속인 거야?”

“그 사람들이 널 속일 수는 있지만 설마 너한테 말을 건 남자까지 속였을까?”

임재윤은 민여진의 눈을 깊이 바라봤다. 초점이 흔들리는 듯했지만 여전히 맑고 투명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여진아, 넌 항상 예뻤어.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는...”

그 순간 핸드폰 벨소리가 멈췄다. 민여진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임재윤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듯 가까웠고 민여진은 본능적으로 긴장하며 속눈썹이 떨렸다.

부드럽고 따뜻한 입술이 그녀의 속눈썹에 살며시 닿았다. 찰나의 순간이라 체온은 금세 사라졌지만, 그 짧은 접촉에 진심과 아낌이 느껴졌다. 그의 숨소리도 조금 거칠어졌다.

임재윤은 천천히 그녀에게서 물러나 말했다.

“내가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워서 그래.”

민여진은 머릿속이 하얘지며 티켓만 꼭 쥐고 있었다. 임재윤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네 눈이 매력적이라 일부러 생각 안 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 넌 언제나 괜찮은 사람이야.”

언제나 괜찮은 사람?

민여진은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한편이 따뜻해졌다.

자신의 인생은 멈춰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아껴 주고 사랑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녀를 괜찮은 사람이라 했다.

“결정했어.”

민여진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조용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재윤아, 나랑 놀이 공원 같이 가 줄래?”

임재윤의 눈빛엔 따스함이 담기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놀이 공원은 다음날 아침으로 가기로 했다. 민여진은 눈을 뜨자마자 아침에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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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8화 여진아, 우리 얘기 좀 하자.

    가게에서 나올 때, 바짝 굳어 있는 이천호의 얼굴을 보며 민여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괜찮으세요?”이천호는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더니 민망한 듯 말했다.“민여진 씨, 미안해요. 민여진 씨 옷을 사러 온 건데 괜히 성가신 상황을 만들었네요. 웃긴 꼴만 보여드려 미안해요.”“그럴 리가요.”민여진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이천호를 달랬다.“연애라는 게 원래 복잡하고 꼬이기 마련이잖아요. 웃길 게 하나도 없죠.”사실 이건 민여진 자신의 얘기였다.민여진이 한 남자 때문에 2년 동안 대역 노릇을 하고 감옥에도 가고 얼굴도 망가졌으며 눈까지 먼 것도 모자라 소중히 품던 아이까지 잃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웃긴 얘기라면 민여진 자신이 첫 타자였다.“근데요, 이천호 씨.”민여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가끔은요, 자책만 하다 보면 마음속 짐을 더 내려놓지 못하게 돼요.”이천호는 순간 얼굴이 화끈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명심할게요.”민여진이 웃으며 말했다.“근처에 다른 옷 가게가 더 있어요?”“있죠. 이 거리는 전부 다 옷 가게에요. 제가 모실게요.”“그러세요.”민여진은 이천호를 따라 걷다가 문득 어딘가에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지만 희미한 시력 때문에 뚜렷이 보이진 않았다.“민여진 씨, 무슨 일 있으세요?”“아니요.”민여진은 살짝 웃으며 자기가 너무 민감해 착각했을 거라고 믿었다.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민여진은 금방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포장해 달라고 주문했다.그런 민여진을 보며 이천호가 물었다.“민여진 씨, 입어보지 않으세요? 사이즈가 맞을지 모르잖아요.”여자 사장님도 한마디 덧붙였다.“맞아요. 한번 입어보세요. 보기엔 예뻐도 막상 입었을 땐 또 다르거든요.”민여진은 거듭 거절했지만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외투를 벗어 이천호에게 건넸다.그 순간, 가게 문이 열리는 방울 소리가 울렸다.가게 문을 뒤돌아보던 민여진의 동작이 굳어버렸다.가게에 들어온 사람은 민여진과 딱 두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7화 자기를 싸구려로 만들다

    여자를 감싸던 허세가 삽시간에 무너졌다.“나... 그 사람이랑 이제 연락 안 해.”“하지만 완전히 끝난 건 아니죠? 아까부터 그 질문만 쏙 피하던데요?”여자는 부끄러운 나머지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로 반격했다.“네가 뭔데? 나랑 이천호 사이 일에 끼어들 자격이나 있어?”“민여진 씨 말이 맞아.”이천호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성지영, 너 정말 장 사장이랑 끝낸 거 맞아?”성지영은 시원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그 모습을 본 이천호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실망이 묻어난 눈으로 말했다.“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양다리 걸치겠다는 거야? 나더러 바람 상대로 남으라는 거야?”“내가 언제 너한테 그런 역할을 하라고 했어...”“그럼 왜 장 사장이랑 아직 끝내지도 않고 나한테 다시 시작하자고 해? 그게 무슨 뜻이야?”“그냥... 그냥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었어.”성지영은 궁지에 몰리자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맞아, 아직 그 사람이랑 끝내지 않았어. 근데 너라면 이해해야지. 원래 우리 둘이 잘 어울렸잖아. 근데 너희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우리 부모님이 억지로 갈라놓은 거야. 내가 좋아서 오십 넘은 아저씨 옆에서 웃으며 살아가는 줄 알아? 너만 조금만 잘났으면...”성지영은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분노가 가득 치밀어 오른 이천호는 이내 얼굴에 죄책감과 미안함이 떠올랐다.“네 말이 맞아. 내가 너한텐 미안하지. 하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이야. 이젠 서로 앞만 보고 가자.”“앞만 보자고? 저 여자랑 잘되려고 그러는 거야?”성지영은 민여진을 손가락질하며 날을 세웠다.“이천호, 너 눈멀었어? 아니면 머리가 이상해진 거야? 내가 저 여자보다 못한 게 뭔데?”“성지영, 이제 그만해.”이천호는 고개를 숙였다.“넌 평생 모를 거야. 우린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게 좋겠어.”하지만 성지영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그때, 조용히 있던 민여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성지영 씨.”성지영이 움찔했다.“그날 이천호 씨가 성지영 씨 집 문 앞에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6화 이천호의 전 여자친구

    겨우 시장에 도착해 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이천호가 연신 귀띔했다.“민여진 씨, 저한테 꼭 붙어 있어요. 길 잃으면 큰일 나요.”한두 번은 괜찮았지만 몇 번을 반복하자 민여진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천호 씨, 저 성인이에요. 어린애 아니고요.”이천호는 멈칫하며 민여진의 부드러운 미소를 바라보다 얼굴이 벌게졌다.“아, 그런 뜻은 아니고요... 여긴 민여진 씨가 잘 모르는 곳이고 또 눈도 불편하시잖아요. 길이라도 잃으면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모르니까요...”“괜찮아요. 진짜 길 잃으면 그냥 거기 가만히 있을게요. 이천호 씨가 올 때까지 믿고 기다리면 되니까요.”“으음...”이천호는 가슴이 둥둥 떠오르는 것 같았고 빠르게 걸음을 옮겨 민여진을 한 가게 앞까지 데려갔다.이천호는 자전거를 문 앞에 세우며 말했다.“들어가 봐요.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골라보세요. 괜찮다 싶으면 그냥 집으세요.”“네.”민여진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아직 윤곽만 겨우 보이는 수준이라 조심스레 옷 한 벌 앞에 섰고 손으로 만져보니 제법 두툼했다.사이즈를 물어보려던 찰나, 옆쪽에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천호? 진짜 너 맞아?”민여진이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한 여자가 다가오고 있었다.얼굴은 흐릿했지만 온몸에 반짝이는 금붙이들이 너무 많아서 확 티가 났다.이천호는 그 여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너... 왜 여기 있어?”“당연히 옷 사러 왔지. 너야말로 여기서 뭐 해?”여자는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민여진에게 돌려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훑어보다가 점점 비웃는 표정으로 바뀌었다.“나랑 헤어지고 나서 눈도 제대로 안 보이는 여자까지 만나? 너 취향이 참으로 독특하구나.”이천호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딴 말 하지 마. 민여진 씨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여자는 이천호의 반박에 슬며시 화났다.“왜 그런 말 못 해?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5화 저 좀 잘 잡아요

    “맞아. 근데 이천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자꾸 자기 탓이라고 생각했지. 자기가 좀만 더 잘났으면 그 소꿉친구가 부자한테 안 갔을 거라고 말이야. 그 생각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은 고개조차 못 들고 사는 거지.”민여진은 안쓰러운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결국은 돈이 문제야.”장 아주머니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돈 있는 놈은 세상 위에 군림하고 돈 없는 사람은 하루하루가 계산이야. 그래서 이천호가 너한테 그렇게 잘하는 거 보면 난 속으로 참 기뻐. 너희 둘이 잘될 거라곤 생각 안 해도 최소한 그 애가 다시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조짐이 보이잖아. 원래 감정이란 게 그래. 옛사람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사람을 만나는 거야.”대화가 끝날 무렵, 마침 비가 멎었다.장 아주머니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눈을 붙이고 민여진은 혼자 침대 옆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새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은 민여진이 예전부터 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임재윤을 만나고 나서는 모든 게 달라졌다.임재윤의 다정함, 배려, 그리고 섬세함이 민여진의 마음속 꽁꽁 얼어 있던 벽을 조금씩 무너뜨렸다.박진성에 대한 감정은 점점 흐릿해졌고 심지어 증오조차 사라져가고 있었다.이제 새출발할 준비도 됐다고 믿었는데 무심한 하늘은 그걸 농담처럼 짓밟았다.민여진은 결국 한 바퀴를 돌아 또 같은 사람한테 무너졌다.민여진은 무거운 눈꺼풀을 닫고 잠시 눈을 붙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민여진이 눈을 뜨고 외투를 걸친 채 방을 나서자 거실엔 두 사람이 있었다.하나는 장 아주머니였고 다른 한 명은 실루엣만으로도 이천호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이천호는 민여진을 보자 약간 당황한 듯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민여진 씨, 안녕하세요.”“이천호 씨.”민여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녕하세요.”장 아주머니는 두 사람을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자, 주인공들이 다 모였으니까 얼른 나가자.”“어디를요?”민여진은 장 아주머니의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4화 이 일은 걔 잘못이 아니야

    장 아주머니도 놀란 표정이었다.“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잠이 안 왔어?”“방금 깼어요. 목이 좀 말라서요.”“그럼 내가 물 따라줄게. 문 앞에서 기다려.”장 아주머니는 익숙하게 물 한 잔을 따라오고는 밖에 쏟아지는 비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비가 왜 이렇게 와... 비 그치고 나면 산길은 미끄럽고 젖어서 다니기도 힘들 텐데.”민여진은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는 조용히 말했다.“그럼 오늘은 그냥 가지 마요. 다치면 어쩌려고요. 그 12만 원을...”“내가 어떻게 그 돈을 써? 너 눈도 안 좋아 일자리도 못 구하잖아. 돈까지 떨어지면 뭘 사고 싶어도 못 사.”장 아주머니는 저도 모르게 투덜거렸다.“맨날 내가 입던 헌 옷만 입고 다니고... 예쁜 아가씨가 다 망가지게 생겼네. 시간 나면 이천호한테 부탁해서 시장에 가 옷 두 벌은 사 입어.”그러자 민여진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이 옷들도 충분해요. 전 안 가려요. 12만 원은 가져가세요. 그 돈으로 밥이라도 좀 더 푸짐하게 먹어요.”장 아주머니는 선뜻 받지 않으려다가 문득 뭔가 떠올랐다.“너 안방에 걸어놨던 그 코트는 어디 갔어? 없어졌던데?”민여진은 덤덤하게 대답했다.“팔았어요.”“팔았다고? 설마 그 12만 원이 그 옷을 판 돈이야?”장 아주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내가 옷을 잘 모르긴 해. 그런데 그 코트는 아무리 봐도 12만 원짜리는 아니었어. 너 혹시 멍청해진 거 아니야?”민여진은 그 말에 조용히 웃었다.“중고는 원래 값이 안 나가요. 게다가 저는 앞으로 그 옷을 다시 안 입을 거니까요.”그 옷을 입는 순간, 자꾸 생각이 복잡해졌다.병실에서 있었던 일, 임재윤과의 모든 기억들, 그리고 놀이공원에서의 그 키스가 자꾸만 떠올랐다.그 원단 하나하나에 임재윤의 향기가 배 있었기에 그럴수록 민여진의 마음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장 아주머니는 민여진의 말뜻을 눈치챘다.“그건 남자친구가 사준 옷이지?”민여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장 아주머니가 이어 말했다.“연

  •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제483화 누가 이 옷을 판 거예요?

    이천호는 완강하게 대꾸했다.“잠깐 잘난 척하기 위해서 민여진 씨를 팔아넘긴다면 난 평생 죄책감에서 못 벗어날 거예요. 그런 양심을 팔아 얻는 기회라면 난 필요 없어요.”“너 이 자식이...”이천호 엄마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뭔가 떠올랐는지 표정이 바뀌었다.“이천호, 너 솔직히 말해. 너 저 여자를 좋아하지?”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천호는 급소를 찔린 듯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귓불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이천호 엄마는 자기 아들 성격을 너무 잘 알기에 이 사실에 더 놀랐다.“너 미쳤어? 네 신분과 저 여자 신분을 생각해 봐. 넌 저 여자에게 그런 감정을 품을 신분이 아니야.”이천호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맞아요, 난 민여진 씨를 좋아해요. 근데 걱정 마세요. 난 선 넘는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이천호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었다.민여진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이천호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는데 바로 어제 그 얼음처럼 차갑고 카리스마가 넘치던 남자였다.1억 원을 걸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 남자는 명품을 차려입고 고급 차를 몰며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나온 진짜 상류층 인사였다.이천호는 그 남자와 감히 비교할 자격도 없었다.“그냥 민여진 씨가 안쓰럽고 마음이 쓰일 뿐이에요.”“그럼 너 자신은 안쓰럽지도 않아? 그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부자잖아. 저 여자를 그 두 사람에게 넘기면 설마 고생이라도 하겠어?”이천호는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댔다.“아무튼 날 아들로 생각하신다면 민여진 씨 일은 비밀로 해주세요. 이 사실을 폭로하면 난 민여진 씨를 데리고 여기를 떠나 두 번 다시 안 돌아올 거예요. 그 정도는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얼씨구, 좀 컸다고 못 하는 소리가 없어.”이천호 엄마는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아들의 각오에 두 손 들고 투항할 수밖에 없었다.“며칠만 도와줄게. 하지만 네 아빠가 알게 되면 나도 어쩔 수 없어.”“아빠가 이 사실을 절대 모르게 할게요.”...“이 옷을 누가 당신한테 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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