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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s by 라캣츠

<벨리테우스> : 제국을 갖는 자

<벨리테우스> : 제국을 갖는 자

약혼자에게 배신당해 가문이 멸망하고 약혼자 키오베의 계략으로 독약이 담긴 차를 매일 마시면서 나잔티아는 서서히 독으로 몸이 쇠약해진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키오베의 배신으로 나잔티아는 죽는다. 7년 전, 20살에 회귀한 나잔티아는 약초학자가 아닌 다른 삶을 선택한다. 황제의 비밀 결사단인 오르반에 들어가게 되고 단발로 머리를 자른 여성 최초의 성오르가 된다. 나잔티아를 오르반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준 테세르가 오르반의 신입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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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화 - 수도, 프라빈으로
‘누나는 배우는 것도 행동도 빠른 사람 같아.’말에 빠르게 올라타는 방법을 익혔을 때 테세르가 한 말이다. 나잔티아는 그저 한 번에 배운대로 따라했을 뿐이다. 그런데 마치 몸에 익은 것처럼 쉬웠다.확실히 과거로 돌아간 후로 무언가 달라졌다.나잔티아는 배움도 행동도 빠른 사람이 아니다.아이들과 아카데미의 일부 교수님들은 느림보 나잔티아라고 불렀다. 그게 따돌림이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그런 내가 빠르다고?이상한 일이다. 확실히 겁도 없어졌다. 말을 타고 달리는 순간이 자유롭다. 조심성 있는 모습은 사라졌다. 언제나 연약한 모습이었는데 믿기지 않는 일이다. 앞으로 질주하고 있던 제복 입은 기사를 제치며 달린다. 그 모습이 신기해 뒤를 돌아본다. 어느덧 간극이 벌어져 있다. 나잔티아는 기사와의 거리를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보며 달리기 시작했다.***칠흙 같은 저녁이 왔을 때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벨룸 부부는 매주 있는 부부 동반 모임으로 집에 없었다. 씻고 옷을 갈아 입고 나왔을 때 책상 위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익숙한 종이 질감과 향이 묻어났다. 누가 보냈는지 예측되는 편지에 미소가 떠오른다.[ 나잔티아, 오랜만이지? 유하르야.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 널 만나지 못한 게 뭇내 아쉬워서 편지를 남겨. 내일부터는 프라빈에 있을 거야. 시간이 된다면 프라빈으로 올래? 이모와 이모부께는 직접 만나 뵙고 말씀드렸어. 네가 온다면 정말 기쁠 거야.편지를 보내줄 장소는 수도 프라빈, 미하르 공작 앞ㅡ 양의 저택 28번지야. ]나잔티아는 그 편지를 읽으며 웃는다. 이모부인 미하르의 집에 유하르가 돌아왔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외동인 나잔티아를 염려하여 많은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간 유하르의 편지가 아니었다면 나잔티아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무료했을 것이다.아르델렌에서 빌려 읽은 모든 책이 바닥이 났다는 이유로 프라빈으로 가는 것이 기뻤다.들뜬 나머지 내일 수도로 입고 가야 할 옷들을 거울 앞에서 확인한다. 어느덧 침대와 방은 분주하
Last Updated: 2026-04-07
Chapter: 5화 - 약혼 파기
***이른 시간부터 키오베는 흰 셔츠 위로 짙은 군청색 클록과 헤센 장화를 신고 나타났다. 클록에는 신분을 과시하는 금실 자수가 새겨져 있다.과거로 돌아오기 전, 키오베의 등장만으로도 얼굴이 새빨개졌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피부가 하얗게 질려 있다.그때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온다. 키오베는 나잔티아가 선물했던 녹색 팔찌를 차고 있다.나잔티아는 키오베와 만난 날짜와 그에 관한 상세한 내용에 대해 일기에 적을 정도로 지극정성이었지만 지금은 그 일기를 모조리 불태우고 싶은 심정이었다.모든 게 꿈이라면 그런 마음이 들리 없지 않을까. 무엇보다 그와 관련한 모든 일을 다 기억할 리 없다.그리고 어제 일처럼 그날이 떠올른다.죽는 순간에도 잊지 못하는 매케한 연기. 목 안을 휘감던 그 연기는 마치 목을 조르듯 숨구멍을 막았다. 불길이 나잔티아의 몸에 닿기도 전에 의식을 잃었다.손등에 닿는 감촉에 나잔티아는 생각의 끈이 끊어지고 만다. 차가운 지렁이가 손등 위로 기어가는 것 같은 기분. 그 손의 주인은 키오베다. 나잔티아는 그의 손을 티나지 않게 뿌리친다. 키오베는 당황한다.“나잔티아 괜찮아?”엄마가 애써 미소 짓는다.“나잔티아가 악몽을 꾼 모양이야.”여전히 의아해보이는 키오베는 나잔티아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매일 웃던 상냥한 얼굴은 사라져 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다.나잔티아는 익숙한 향에 고개를 내려 찻잔을 내려다본다.“이게 뭐예요?”“키오베가 차를 가지고 왔어.”“참 다정하기도 하지.”찻잔을 들어 향을 맡는 시오네 부인 앞으로 나잔티아는 소리를 지른다.“드시면 안 돼요!”그 큰 소리에 시오네 부인은 뜨거운 차를 다리에 흘릴뻔한다.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흘러간다. 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건 나잔티아의 행동이다.시오네 부인은 난처하고 불길한 얼굴로 나잔티아가 부엌으로 들어가는 거친 발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허벅다리 위로 다소곳이 두 손을 그러쥔다. 피가 통하지 않아 손등은 새하얘진다.나잔티아는 쟁반에 담긴
Last Updated: 2026-04-06
Chapter: 4화 - 고마워, 테세르!
뮤휴는 테세르가 아끼는 흰말이다. 나잔티아가 대답도 하기 전에 테세르에게 손목이 붙잡히고 만다.“누나한테 보여줄 게 있어.”테세르는 날아갈 것처럼 빠르게 앞으로 전진한다. 나잔티아는 그 걸음에 뒤처질까 뒤따라 달린다. 하지만 발이라도 헛디디면 넘어질 위기다.“자, 잠깐만!”잔디밭을 지나 올라가면 나오는 대저택. 테세르에 관한 소문이 무성한 곳이다. 황제의 버려진 아들이라는 말도 떠돌았다.이렇게 큰 대저택은 수도가 아닌 작은 지방의 공작도 살지 못한다. 그러니 테세르에게 그런 소문이 생길 수 밖에는 없었다.나잔티아와 접점이 없던 테세르와 서로 알게 된 건 지금 보러 가는 뮤휴가 있어서였다.나잔티아는 어릴 때부터 약초를 만드는 일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약초학을 연구하는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었다.테세르의 집사는 뮤휴를 치료할 수 있는 자에게 큰 상금을 내리겠다고 했다. 약초학의 대가로 불리는 펠리체 공작도 고치지 못한 일을 나잔티아는 해냈다. 나잔티아가 연구한 약초로 달인 물로 뮤휴의 병을 낫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 나잔티아는 테세르와 가까워졌다.그땐 왜… 테세르에 대해 조금도 궁금해하지 않았을까.흑요석처럼 검은 테세르의 휘날리는 머리칼을 바라본다.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여러 번의 언덕을 넘어 대저택에 도착한다.눈앞에 펼쳐진 절경이 믿기지 않는다. 울창한 나무들 위에 지저귀는 새들 그리고 연못 위에는 백조가 있다.말로만 듣던 대저택을 직접 본 소감은 테세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라는 것이다.테세르는 진짜 버려진 왕자일까.나잔티아는 저택의 열어진 문 틈 사이를 바라본다. 메이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청소하는 모습이 보인다. 메이드가 있는 집이라니.나잔티아가 사는 오두막은 이곳에서는 아주 작은 창고에 불과할 것이다.테세르는 정원에서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나잔티아는 크게 숨을 내쉬다가 자박자박 주변을 걸으며 생각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 보았던 그 저택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건지 뮤휴가 나잔티아의 곁으
Last Updated: 2026-04-04
Chapter: 3화 - 테세르의 등장
나잔티아는 건강을 회복 하면서부터 부쩍 시오네 부인과 펠리체 공작에게 애정표현이 많아졌다.“엄마, 아빠! 정말 보고 싶었어요.”나잔티아는 파자마를 입은 채로 침대 밖으로 뛰어나와 부엌까지 달려나왔다.나잔티아는 그들이 6번을 유산하고 7번째 태어난 외동딸이었다.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벨룸 부부는 고용인들에게 퇴직금을 지불한 뒤 모두 내보낸 상태였다. 그렇게 고용인 없이 세 식구만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나잔티아는 고용인도 유모도 없이 벨룸 부부와 돈독한 사이로 지냈다. 그렇게 고용인을 두지 않은 채 서로를 의지하고 도우며 집안일을 한 지 10년이 되었다.펠리체 공작은 팔을 걷어붙이고 야채를 썰고 있었고 시오네 부인은 수프의 간을 보고 있었다.“알았다, 얘야.”“어젯밤에 나쁜 꿈이라도 꾼 모양이구나.”나잔티아는 어린아이처럼 그들을 부둥켜 안았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벨룸 부부는 웃음을 터트렸다.7년 전이야. 믿어지지가 않아. 내가 20살로 돌아왔어.***다음 날, 아르델렌의 귀족 부부 모임으로 벨룸 부부는 집에 없었다. 나잔티아는 마지막 의문을 풀기 위해 정화로로 향했다.정화로를 지키고 있던 관리관에게 나잔티아는 이틀치 일당을 건넸다. 하지만 관리관은 난처한 얼굴로 나잔티아를 바라보기만 했다.“아가씨께서 왜 이런 곳을. 정화 일을 해오던 사람이 아니라면 굉장히 위험한 곳입니다.”“걱정 마세요, 불을 잠재우는 방법만 알려주시면 돼요. 이 일에 대해서는 함구해주시구요.”“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다면 제가 살아 남지 못할 겁니다.”“아무 일도 없을테니 걱정 마세요.”“그럼, 제시간에 맞춰 다시 오겠습니다.”관리관은 걱정되는 듯 몇 번이나 뒤를 돌아 나잔티아를 확인했다. 그가 말을 타고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화로 안으로 들어갔다.나잔티아는 장작에 불을 붙였다. 장작을 더 많이 넣을수록 불은 활활 타올랐다. 폐쇄된 곳에서 장작 앞으로 천천히 가까이 다가섰다.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온몸이 불에 붙어 그 자리에서 살
Last Updated: 2026-04-04
Chapter: 2화 - 7년 전으로 돌아왔다 [2]
뭐 때문이야.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나잔티아는 어떠한 힘도 나지 않는다.“넌 마지막 독약까지 남김없이 마셨어. 이제 네 장기는 천천히 독이 퍼져 온 몸을 마비시키겠지. 어때. 손 하나 까딱 못하겠지.”힘을 못 쓰게 한 방법이 독약이었다. 안간힘을 써봐도 소용 없는 일이다. 살기 위해 온 몸을 움직이려해도 더욱 더 느려질뿐이다. 고작 발버둥친 흔적은 이마에 굵은 핏발이 설 뿐이다.“아아, 덧없는 인생이여. 신은 절대 널 돕지 않을 거야. 무슨 수로? 이 세상은 항상 내 편이었으니까.”키오베가 자신과 약혼을 하고 죽이려는 목적을 알 것 같다.어느 날부턴가 그는 처음 보는 회중시계를 들고 있었다. 광장에 있는 상점에서 색이 다르지만 비슷한 모양의 시계를 발견했을 때 상점 주인에게 물었다.ㅡ그 회중시계는 황녀님께서 직접 주문하신 겁니다. 소중한 인연에게 전하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그때도 키오베를 믿었다.하지만 황궁에서는 키오베와 황녀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녀는 쉽게 곁을 주지 않았으나 자신의 병을 낫게 한 키오베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있었다. 나잔티아는 그 소문을 알고 있음에도 키오베를 의심하지 않았다.“인생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걱정마 그런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독은 네 머리까지 잠식할테니까. 내 특별히 너를 네 부모 옆에 묻어주마. 그 쓰레기 산에 말이야.”날 죽이고 그 황녀에게 가려는 거구나.나잔티아는 안감 힘을 써서 키오베의 바지 깃을 붙잡았다.“넌… 천벌 받을 거야.”이상할만큼 질투하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키오베의 거짓된 얼굴과 현란한 말에 속아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나잔티아는 진정으로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좋은 조건의 남자와 약혼을 하는 거라고. 그런데 아니야. 그보다도 못한 삶을 산 거야. 그 황녀도 그렇게 이용 당하는 거겠지.키오베는 웃기다는 듯 말했다.“내가 천벌을 받는다고? 웃기지마. 지금 여기서 죽어가는 건 너야.”그 황녀에게
Last Updated: 2026-04-04
Chapter: 1화 - 7년 전으로 돌아왔다 [1]
몸이 허약해졌다. 나잔티아는 어느 순간 기침을 하는 게 두려웠다. 기침을 할 때마다 입을 가린 손수건에서 피가 묻어났으니까.정원에 수많은 식물들을 이제 두 번 다시 못 보겠지.그런 생각에 잠겨 있자 감정이 북받쳐 고개를 조아렸다.익숙한 발소리와 함께 나잔티아의 옆으로 커다란 그림자가 졌다. 서둘러 눈물을 닦아내자 어깨 위로 따뜻한 기척이 느껴진다.“나잔티아.”키오베는 나잔티아의 정수리에 키스를 하며 그녀의 팔을 서둘러 문지른다.나잔티아는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돌아가신 부모님 집에 가고 싶어요.”키오베를 올려다보는 눈빛이 절절하다. 몇 개월 전부터 간청한 일이었으나 나잔티아의 건강을 염려하던 키오베는 매번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혼자라도 갈 생각이었다.“그래.”키오베의 허락이 떨어지자 나잔티아는 햇빛을 머금은 들판의 꽃보다도 환하게 웃는다.마차를 타고 7시간을 내달린다. 마차에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장장 사흘이 걸렸을 거리다. 작은 창문 틈으로 새처럼 빛이 날아 든다.옆에서 키오베는 자고 있다. 나잔티아는 창문을 열고 초겨울의 공기를 맡는다. 바깥의 온도. 땅의 흙냄새. 풀잎과 꽃내음들. 모두 다 기억하고 싶다. 달리는 마차 안에서 그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생생하게 온몸으로 느낀다. 그 순간 아프다는 사실조차 잊는다.말을 타본 게 언제였을까.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7시간은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다. 고향집에 도착한 마차는 천천히 멈춘다. 하품을 늘어지게 한 키오베가 머쓱한지 나잔티아를 바라보며 웃는다. 나잔티아는 키오베가 내민 손을 붙잡고 마차에서 내린다. 눈앞에는 작은 오두막 집이 보인다.얼마만에 찾아온 고향일까. 갇혀 있는 생활에 답답함은 잊은 채 그 순간이 선물처럼 느껴진다.그런데 집 안에 들어간 순간 나잔티아는 기침을 내뱉었다.“콜록- 콜록-!”집 안 뿌연 먼지가 얼굴로 날아들었다. 키오베는 그 먼지에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휘휘 젓는다.기침이 잦아들자 먼지가 쌓
Last Updated: 202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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