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8화 - 영화OST(2)할리우드의 한 녹음 스튜디오.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다시.”플래쳐는 할리우드에서 매우 유명한 음악감독이다.이미 두 편의 음악 영화를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성공시키며 ‘믿고 듣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그중 첫 작품은 광기 어린 스승과 드러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피가 튈 때까지 드럼을 치게 만드는 스승.사람들은 그 영화의 음악을 듣고 열광했고, 그 음악을 만든 플래쳐에게 찬사를 보냈다.하지만 이러한 영광이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명예란 모래탑과 같은 것.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에 그는 강박관념에 빠졌다.‘차기작은 더··· 더 퀄리티를 높여야 해.’그가 이번에 맡은 작품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뮤지컬 ‘프랑켄’을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영화였다.뮤지컬 영화.배우가 직접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가 곧 대사가 되는 영화였다.음악감독의 역량이 영화의 성패를 가르는 장르였다.유리창 너머 녹음 부스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괴물 역을 맡은 배우, 피터였다.그는 벌써 몇 시간째 같은 소절만 반복하고 있었다.“다시.”“네.”피터가 숨을 고르고 다시 노래를 불렀다.플래쳐가 손을 들어 노래를 끊었다.“거기서 숨 쉬지 말라고 했지?”“숨을 안 쉬면 다음 소절이 안 나와요.”“그건 네 사정이고.”“플래쳐, 벌써 네 시간째예요. 딱 10분만 쉬면···.&rdq
Terakhir Diperbarui: 2026-10-11
Chapter: 77화 - 영화OST(1)은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해체한 건 알았는데, 왜 해체했는지는 잘 몰라요.”“멤버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켜서 해체가 됐어···.”“아! 그 사건 알아요. 아주 그냥 전국적으로 난리가 났잖아요.”지훈이 아는 체를 하다가 체인쏘에게 옆구리를 찔렸다.지훈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그래. 그 뒤로 케플라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있는 거야.”“누나, 대단한 사람이었군요.”“눈보라 멤버들하고는 지금 연락하고 지내세요?”“아니. 다들 조용히 일반인의 삶을 살고 싶다고 해서 연락 안 하고 있어. 몇몇은 안 좋은 소식도 있고.”“아···.”“그래도 가끔 걔네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강기연은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더는 묻지 말라는 뜻이었다.멤버들도 그 뜻을 알아들었다.곤이 괜히 남은 감자튀김을 강기연 접시에 밀어 줬다.강기연은 피식 웃으며 그걸 집어 먹었다.표은우는 강기연이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다.아직 30대 중반인데,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었다.아이돌로 실패하고, 매니저로 성공하고, 그리고 그 성공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까지.그녀의 감은 오랜 경험이 만들어 낸 산물이었다.그리고 은우는 기억하고 있었다.전생에서도 강기연은 못생긴 은우에게 기회를 주려 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모두가 얼굴을 보고 고개를 저을 때, 강기연만 은우의 노래를 들었다.그때는 몰랐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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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6화 - 크리스마스 선물(4)더블유의 근황이 끝나자 이번엔 지훈의 차례였다.지훈은 학교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보컬 수업을 들었다.호흡과 발성을 처음부터 다시 익히는 중이었다.그러면서 알게 됐다.은우가 아무렇지 않게 해내던 것들이 사실은 교과서 맨 마지막 장에 나오는 기술이라는 걸.“진짜 배우면 배울수록 은우 형은 천재라니까요. 선생님들이 하는 말이 이해가 안 되면 은우 형이 부른 노래를 들어요. 그러면 싹 풀려요.”“교과서 취급이네.”“교과서보다 낫죠. 교과서는 노래를 안 하잖아요.”“그럼 한국 가면 직접 봐 줄게. 발성부터.”“진짜요? 약속했어요!”지훈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은우는 못 이기는 척 손가락을 걸었다.“두팔이 형은요? 형은 뭐 했어요?”곤이 체인쏘를 쳐다봤다.체인쏘는 대답 대신 콧방귀를 뀌었다.“흥. 비밀.”“에이, 말해 줘요.”“앨범 나오면 알게 될 거야.”체인쏘는 그 말만 하고 다시 고기를 썰었다.은우는 체인쏘의 손가락 끝을 봤다.펜을 오래 쥔 사람처럼 가운뎃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가사 쓰고 있었구나.’은우는 모른 척해 주기로 했다.곤이 고기를 꿀꺽 삼키고 손을 들었다.“그럼 형, 여기서 노래 한번 불러 줘요!”“여기서?”은우는 포크를 내려놓았다.“후··· 너희, 내가 미국에서 ‘노래 한 번만’ 소리 듣고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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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5화 - 크리스마스 선물(3)크리스마스이브 아침.강기연은 숙소 문을 두드려 은우를 깨웠다.“은우야. 일어나. 선물 받으러 가자.”“선물이요? 벌써요?”“응. 근데 선물이 좀 커서 공항으로 가야 돼.”은우는 영문도 모른 채 강기연을 따라 LA 공항으로 향했다.입국장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공항에서 무슨 선물을 받아? 설마 누나가 한국 가는 비행기 표를 사 준 건 아니겠지?’“누나. 대체 뭔데요?”“기다려 봐. 곧 나와.”“나와요? 선물이 걸어 나와요?”강기연은 대답 대신 전광판만 쳐다봤다.인천발 LA행 비행기의 도착 표시가 막 바뀌고 있었다.그때였다.“은우형!”곤이 저 멀리서 캐리어를 내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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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4화 - 크리스마스 선물(2)케이시는 깜짝 놀랐다.무용을 전공했지만, 춤을 접은 지는 어언 25년.정확히 말하면 조이를 낳고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런데 표은우가 자신을 일으켜 세워 춤을 추게 만들었다.그저 귀를 자극한 게 아니라, 잠들어 있던 세포 하나하나를 깨운 것이다.그러자 케이시는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엄마, 방금 진짜 예뻤어. 나 엄마 춤추는 거 처음 봐.”“처음이니?”“응. 사진으로만 봤지.”조이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케이시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조이가 왜 그토록 은우를 추천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케이시가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아쉽네요. 이 노래가 조금만 더 일찍 나왔으면 ‘라라랜드’ 같은 영화에 삽입될 수 있었을 텐데.”“나중에 그런 영화를 하나 만들어 주세요. 소닉 계열사에는 영화사도 있잖아요?”은우가 넉살 좋게 받아쳤다.강기연은 또 한 번 은우의 옆구리를 찌를 뻔했다.“그거 굉장히 좋은 생각인데요? 하지만 우선 OST 작업은 당장 알아봐야겠군요.”“엄마. 그 영화 나오면 나 카메오로 넣어 줘.”“노래는 안 하고?”“노래는 은우가 하고, 나는 지나가는 행인 1.”조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가수의 꿈을 접은 아이의 말치고는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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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3화 - 크리스마스 선물(1)“이제 재미없는 사업 이야기는 접어 두고, 우리 음악 이야기를 해 볼까요?”케이시가 다시 은우를 바라봤다.“은우 씨는 어떤 노래를 좋아해요?”“음. 가리지는 않아요. 다만 가사에 메시지가 담겨 있고, 누군가에게 희망이나 행복이 되는 노래면 좋을 거 같아요.”“작곡이나 작사도 직접 하시나요?”“할 줄은 알지만 아직 배우는 수준입니다.”그때 조이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은우가 ‘급식 래퍼’에 나온 영상이었다.“엄마, 이거 봤어? 은우가 한국에서 나간 방송이야.”“어? 그걸 어떻게 찾았어?”“나 너 팬이잖아. 이 정도는 기본이지.”은우는 민망해서 뒤통수를 긁적였다.“그거 내가 제일 흑역사라고 생각하는 건데···.”“왜? 멋있기만 하던데.”“그때 랩 가사 틀렸어.”“그래? 몰랐는데?”조이가 고개를 갸웃했다.은우만 아는 실수였다.케이시는 이미 한 번 본 영상이었다.하지만 은우에게 호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다시 보니 색다르게 보였다.“으흠~.”케이시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그 뒤 표은우와 케이시는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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