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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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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의 작품

너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

너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

**15년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가 내게 일 년만 사귀자고 했다.** "시우야, 나한테 일 년만 빌려주라." 어릴 때부터 내 곁에 있던 이지윤. 제멋대로에, 웃음이 많고, 언제나 당당했던 그 애가 어느 날 내게 고백했다. "나 내년에 심장 수술받아." "……뭐?" "성공할 확률이 30퍼센트래." 그 애가 원한 것은 단 일 년의 연애였다. 영화를 보고, 바다에 가고, 손을 잡고 걷는 것.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들을 나와 함께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 애의 마지막 부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몰랐다. 끝이 정해져 있다고 믿었던 일 년의 연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사랑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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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 우리가 약속한 내일
“시우야.”“응?”“우리 헤어질까?”나는 웃고 있었다.정확히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웃고 있었다.우리는 학교 근처 카페에 앉아 있었다.어제 처음으로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오늘은 처음으로 연인이 된 기분을 제대로 느끼고 있었다.그런데 이지윤이 갑자기 헤어지자고 했다.“……뭐?”지윤이는 내 눈을 피했다.“그냥.”“뭐가 그냥인데.”“우리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아서.”나는 한참 동안 그 애를 바라봤다.그리고 물었다.“왜?”지윤이는 대답하지 않았다.“이지윤.”“……응.”“어제 나한테 사랑한다고 했잖아.”그 애의 손이 멈췄다.“……응.”“나도 너 사랑한다고 했고.”“알아.”“그런데 하루 만에 헤어지자고?”지윤이는 고개를 숙였다.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네가 나를 너무 사랑하게 될까 봐.”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지윤이는 웃었다.하지만 그 웃음은 어제와 달랐다.“그게 무서워졌어.”어젯밤.이지윤의 아버지는 한참 동안 딸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방 안에서는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지윤이는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응. 나도 사랑해.”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손을 멈췄다.잠시 뒤.방 안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알았어. 내일 봐.”전화가 끊겼다.아버지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그리고 복도로 돌아섰다.서재에 들어간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진료 서류를 바라봤다.수술 일정 재검토.추가 검사 결과.그리고 담당 의료진의 소견.그는 의자에 앉았다.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조금 전 통화했던 담당 의사의 번호가 화면에 남아 있었다.그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교수님.”잠시 침묵이 흘렀다.“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의사의 대답이 이어졌다.아버지는 눈을 감았다.“……알겠습니다.”그는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애가 이제 겨우 스물둘입니다.”전화기 너머
최신 업데이트: 2026-11-08
Chapter: 10. 사랑한다는 말이 늦지 않도록
“이지윤.”“응?”“나 너 사랑해.”십오 년이었다.우리가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수없이 많은 말을 주고받았고,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이 말만큼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사랑해.고작 세 글자.그 세 글자를 말하기까지 십오 년이나 걸렸다.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지윤은.울었다.“……시우야.”그 애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왜 울어.”지윤이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울고 있잖아.”“그냥.”그 애는 웃으려 했다.하지만 눈물이 계속 흘렀다.“너무 오래 기다려서.”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애는 나를 바라봤다.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있잖아.”“응.”“그 말 듣는 게 소원이었어.”나는 그 애를 바라봤다.“……뭐?”지윤이는 천천히 웃었다.“네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거.”그 순간.나는 깨달았다.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세 글자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기다려 온 소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그날 아침.나는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강의실에 들어가기 전, 지윤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끝나고 시간 돼?답장은 금방 도착했다.응!왜?나는 잠시 고민했다.그리고 글자를 적었다.할 말 있어.곧바로 답장이 왔다.무슨 말?나는 웃었다.만나서.잠시 뒤.지윤이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시우야.설마.나는 화면을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답장을 적었다.응.네가 기다리던 말.전송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리고 생각했다.……드디어 말하는구나.솔직히 말하면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는 모르겠다.어쩌면 처음부터였을지도 모른다.그 애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어린 시절부터.학교에 다닐 때도.힘든 일이 있을 때도.그리고 지금도.나는 그 애가 없는 일상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최근 들어 깨달았다.그것이 단순히 익숙함 때문만은
최신 업데이트: 2026-11-07
Chapter: 9. 사랑한다는 말보다 먼저
“이지윤.”“응?”“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그 애의 손이 멈췄다.우리는 학교 앞 작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지윤이는 언제나처럼 딸기라테를 주문했고,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었다.평범한 오후였다.적어도 내가 그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갑자기?”지윤이가 웃었다.나는 그 애를 바라봤다.“병원.”그 애의 웃음이 조금 옅어졌다.“병원이 왜?”“추가 검사받았잖아.”“응.”“결과는?”지윤이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빨대를 만지작거렸다.나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이지윤.”“……응.”“괜찮다는 말 말고.”그 애가 고개를 들었다.나는 천천히 말했다.“진짜로 어떻게 됐는지 알려 줘.”지윤이는 한참 동안 나를 바라봤다.그리고 웃었다.“시우야.”“응.”“너 나 많이 좋아하게 됐나 봐.”나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애는 다시 웃었다.“걱정도 많이 하고.”“…….”“먼저 연락도 하고.”나는 컵을 내려놓았다.“말 돌리지 마.”그 순간.이지윤의 웃음이 사라졌다.며칠 전부터 이상했다.지윤이는 여전히 잘 웃었다.아침마다 연락했고, 수업이 끝나면 내게 전화를 걸었다.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다.하지만 무언가 달라졌다.예전에는 지윤이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교수님이 과제를 얼마나 많이 내줬는지.친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점심으로 뭘 먹었는지.정말 사소한 것까지.그런데 최근에는 병원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검사를 받으러 간다는 말도, 결과를 들었다는 말도.내가 물어봐야 겨우 대답했다.그마저도 항상 같았다.괜찮아.별일 없어.걱정하지 마.처음에는 믿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다.그 애는 나와 함께할 미래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했다.함께 살 집.출간할 소설.겨울 바다.그리고 결혼.그런데 정작 그 미래를 결정할지도 모르는 병원 이야기는 피했다.나는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오늘.결국 물어본 것이었다.“시우야.”지윤이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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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 네가 없는 내일은 상상해 본 적 없어서
“한시우.”“왜.”“나랑 결혼할래?”나는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았다.이지윤은 맞은편에서 딸기라테를 마시고 있었다.그리고 방금.아무렇지도 않게 청혼했다.“……뭐?”“결혼.”“누구랑?”지윤이가 눈을 가늘게 떴다.“너랑.”“야, 우리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그럼 오래 사귀면 해 줄 거야?”나는 입을 다물었다.그 애는 웃었다.“왜 대답 안 해?”“아니, 그건…….”“싫어?”“그런 뜻이 아니라.”지윤이는 빨대를 입에 물었다.그리고 창밖을 바라봤다.“그럼 됐어.”나는 눈썹을 찌푸렸다.“뭐가 됐는데.”그 애는 나를 바라봤다.그리고 환하게 웃었다.“싫은 건 아니라는 거잖아.”나는 한숨을 내쉬었다.“너 진짜.”지윤이는 웃었다.“알아.”그 애는 컵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알아.”“뭘.”“너 아직 나랑 결혼할 생각까지는 없다는 거.”나는 대답하지 못했다.그 애는 다시 웃었다.“그래도 상상하는 건 자유잖아.”나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그래. 상상은 자유지.”지윤이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때의 나는 몰랐다.그 애가 결혼이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망설였는지.그리고.그 애가 그토록 평범한 미래를 꿈꾸는 이유를.토요일 오전.나는 지윤이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사실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어제까지 과제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오늘은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그래서 먼저 연락했다.오늘 뭐 해?지윤이의 답장은 빠르게 도착했다.너 생각.나는 피식 웃었다.진짜 뭐 하냐고.진짜 너 생각하는데.밥 먹을래?응!그리고 잠시 뒤.시우야.너 요즘 나한테 먼저 연락 많이 한다?나는 화면을 바라봤다.그러고 보니 그랬다.예전에는 지윤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많았다.밥 먹자고.영화 보자고.학교 끝나면 만나자고.나는 대부분 그 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이었다.하지만 요즘은 달랐다.수업이 끝나면 지윤이가 뭐 하고
최신 업데이트: 2026-11-07
Chapter: 7.너를 좋아하게 되는 시간
“이지윤.”“응?”“눈 감아.”그 애가 나를 바라봤다.“……왜?”“그냥 감아 봐.”“뽀뽀하려고?”“……뭐?”지윤이는 웃음을 터뜨렸다.“아, 한시우! 표정 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너 진짜.”“알았어, 알았어.”그 애는 눈을 감았다.그리고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됐어.”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어제 저녁, 한참을 고민하다가 산 것이었다.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잘한 선택인지 모르겠다.나는 상자를 열었다.그리고 지윤이의 손목에 조심스럽게 팔찌를 채웠다.그 애가 움찔했다.“……시우야?”“잠깐만.”작은 잠금장치를 채우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손끝이 자꾸 미끄러졌다.겨우 채우고 나서야 손을 놓았다.“이제 떠.”지윤이가 눈을 떴다.그리고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은색 팔찌.그 가운데에는 작은 별 하나가 달려 있었다.지윤이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거.”나는 괜히 시선을 돌렸다.“선물.”“나한테?”“그럼 누구한테 주겠냐.”그 애는 팔찌를 바라봤다.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왜?”나는 잠시 망설였다.“그냥.”“그냥?”“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그 순간.이지윤이 울기 시작했다.나는 완전히 당황했다.“야, 야. 왜 울어?”그 애는 고개를 저었다.“안 울어.”“울고 있잖아.”“아니거든.”나는 어쩔 줄 몰라 휴지를 꺼냈다.지윤이는 그것을 받아 들었다.그리고 웃었다.눈물이 맺힌 채로.“……시우야.”“왜.”“나 이거 평생 안 뺄래.”나는 피식 웃었다.“씻을 때는 빼.”“싫어.”“이지윤.”그 애는 팔찌를 가슴 가까이 끌어당겼다.그리고 말했다.“너한테 처음 받은 선물이잖아.”나는 대답하지 못했다.정확히는.남자친구가 된 뒤 처음으로 준 선물이었다.그 차이가 이지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나는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데이트 장소를 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어제 병원에서 돌아온 뒤, 나는 한참 동안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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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 사랑한다는 말은 아직
“한시우.”“왜.”“너 나 좋아해?”나는 컵을 내려놓았다.이지윤은 맞은편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어제까지 바다를 보며 행복하다고 웃던 여자애가,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을 하고 있었다.“갑자기?”“그냥 궁금해서.”“우리 사귀잖아.”“그건 알아.”지윤이는 딸기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다시 물었다.“그러니까 좋아하냐고.”나는 대답하지 못했다.좋아한다.물론 좋아했다.십오 년 동안 함께한 친구였고,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하지만 그 애가 묻는 좋아한다는 말은 분명 다른 의미였다.나는 그 차이를 알고 있었다.그래서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모르겠어.”결국 그렇게 말했다.지윤이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그리고 웃었다.“그렇구나.”이상하게 그 웃음이 마음에 걸렸다.“야, 이지윤.”“응?”“그런 뜻이 아니라.”“알아.”그 애는 고개를 끄덕였다.“아직은 아니라는 거잖아.”나는 입을 다물었다.지윤이는 다시 웃었다.“괜찮아. 기다릴게.”그 말을 듣는 순간.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내가 무엇을 기다리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 애는 너무 쉽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바다에서 돌아온 다음 날.나는 먼저 지윤이에게 연락했다.오늘 시간 돼?답장은 거의 즉시 도착했다.응!왜?나 보고 싶어?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응.그 한 글자 때문에 아침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한시우!“왜.”— 너 진짜 나 보고 싶어?“어제도 물어봤잖아.”— 다시 듣고 싶어서.나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보고 싶어.”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여보세요?”— 응.“왜 말이 없어.”— 아니.지윤이가 작게 웃었다.— 너무 좋아서.나는 괜히 창밖을 바라봤다.“점심이나 먹자.”— 응!그렇게 우리는 학교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약속 시간보다 십 분 먼저 도착했는데, 지윤이는 이미 와 있었다.창가 자리.딸기주스.그리고 펼쳐진 작은 수첩.언제나 똑같은 모습이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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