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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Author: 유진
사진 속의 임유진은 조그마한 손에 통통한 볼살 그리고 검은 머리카락까지 상당히 귀여웠다. 강지혁은 자신이 어린애의 사진을 보며 이렇게 마음이 풀어질 줄은 몰랐다. 사진 속에 그녀를 봐도 이렇게 사랑이 피어오르는데 만약 이 모습 이대로 눈앞에 있었으면 아마 물고 빨고 했을 것이다.

임유진의 어린 시절이라 이렇게 귀엽다고 느끼는 걸까? 다른 아이들을 봤을 때는 이런 느낌 같은 건 없었는데 말이다.

강지혁이 한 장 한 장 사진을 꺼내 보니 처음에는 두 사람이 찍혀있던 사진들이 점점 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사진 속의 그녀는 엄마랑 같이 있을 때보다 한두 살 정도 많아 보였던 것 같다.

혼자 찍은 사진은 엄마와 같이 찍은 사진에 비하면 턱없이 적었다.

임유진은 이 사진들을 보며 추억에 젖어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랑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했는데, 돌아가신 뒤로는 사진이 점점 줄었어."

가끔 사진을 찍긴 했었지만 언제나 혼자였다. 마치 아빠가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도 여전히 섞여 들지 못하는 것처럼.

그때 강지혁의 눈길이 한 사진에 멈추었고 그 사진을 꺼내려는 손도 멈췄다.

"왜 그래?"

임유진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이 사진..."

강지혁이 잠깐 멈칫하고는 말했다.

"이때 몇 살이었어?"

임유진이 사진을 보니 거기에는 꽃무늬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가 울타리 앞에 서 있었고 그 뒤로는 우거진 숲이 보였다. 사진을 본 임유진이 마치 추억이 되살아 나는 듯 말했다.

"아마 8살 9살 이쯤이었을 거야. 내가 이 꽃무늬 치마를 엄청 좋아했는데. 당시에는 엄청 비싸서 집 사정이 괜찮은 아이들만 입을 수 있는 거였어. 당연히 나도 할머니한테는 말도 못 꺼냈고. 그런데 할머니가 글쎄 내가 저 치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돈을 모아서 나한테 사주셨어."

그녀는 외할머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당시 이 치마를 사기까지 할머니가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지도 깨달았다. 그때 당시에는 아마 주변 모든 사람이 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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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최혜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단호히 목소리를 높였다.“한지영의 뱃속 아이가 백씨 가문의 후계자가 된다는 건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아이가 정말 제 아들의 아이인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한지영은 허영심에 눈이 멀어 아이를 빌미로 권세를 얻으려는 여자일 뿐입니다. 제 아들이 더 이상 속지 않기를 바랍니다.”그녀의 발언은 날카롭고 거침없었다. 만약 아들이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진 백선 그룹 10%의 지분을 무기로 다른 주주들과 손잡고, 아들이 이사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지 못하도록 막아내겠다는 선언이었다.“여자 하나에게 휘둘리는 남자가 어떻게 그룹을 이끌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자격이 없습니다.”최혜연의 눈빛은 불타올랐다. 남편이 남긴 백선 그룹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집념, 친아들이라 할지라도 회사를 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녀의 전신을 감쌌다....사무실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백연신은 화면 속 기자회견을 무표정하게 응시했다. 그리고 곧 입가에 서늘한 비웃음이 번졌다.‘역시... 올 일이 오고야 마는군. 말을 듣지 않는 말은 버리고, 더 잘 길들여진 새 말을 찾겠다는 거지.’그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했다.‘이제 어머니는 내 권력을 빼앗고 백선 그룹의 지배권까지 가져가려는 건가?’그러나 최혜연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녀가 가진 10%의 지분은 애초에 백연신이 준 것이란 사실을.그가 내준 이상, 이미 모든 결과와 가능성을 예상해 두었음은 당연했다....한편, 백씨 저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던 한지영도 그 기자회견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백연신이 돌아오자, 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다 제 탓이죠. 제 일 때문에 연신 씨랑 어머니까지 이렇게 되신 거잖아요.”그녀가 최혜연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그녀의 어머니였다.“넌 단지 도화선일 뿐이야.”백연신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네가 없었어도 언젠가 어머니와 나는 결국 이 자리에 서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9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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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9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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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983화

    “난 오해하지 않아. 네 뱃속 아이는 분명 내 아이야. 그리고 넌 연우진과 그런 관계일 리 없잖아.”백연신이 몸을 숙여 한지영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말했다.“정말... 오해하지 않는 거예요?”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렇지. 왜냐하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뿐이니까. 맞지?”그 말에 지영은 참아왔던 감정이 무너져 내린 듯, 와락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나... 나 연신 씨만 사랑해요. 줄곧, 언제나 연신 씨뿐이었어요. 나 다른 사람과... 그런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없어...”그녀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며 매달렸다.백연신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낮게 속삭였다.“알아, 다 알아. 네 말 믿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정리할 거야. 네가 억울한 일 당하게 두지 않아. 그만 울어. 의사도 말했잖아, 지금은 기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그래야 우리 아이도 편안하대.”‘우리 아이’라는 말에 지영은 눈물범벅 속에서도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울지 않을게요. 나, 안 울게요...”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어깨의 떨림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결국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백연신은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빛에는 깊은 연민이 스쳤다.그는 조심스레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얇은 담요를 덮어주었다.그러고 나서야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겉으로는 단순히 연우진의 글 한 줄 같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실검에 오를 정도라면 분명 우연이 아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연우진 뒤에 누가 있는 건가?대체 누가 한지영에게 이런 더러운 누명을 씌우려는 거지?그가 자리를 뜨려는 순간, 한지영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순간, 그는 발걸음을 멈췄다.“연신 씨... 우리... 오해하지 말아요... 인터넷에 떠도는 거... 다 거짓말이에요...”꿈결 같은 목소리였지만, 찌푸린 그녀의 미간은 고스란히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다.백연신은 잠시 말없이 그녀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982화

    곧이어 몰려든 구경꾼들로 인해 그 글은 순식간에 핫이슈로 떠올랐다.한지영은 멍하니 그 게시물을 바라봤다. 글 속에는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녀와 백연신의 정체는 낱낱이 파헤쳐진 것이나 다름없었다.더구나 글이 이렇게까지 퍼지고 있는데도 연우진은 아무런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네티즌들의 추측을 당연시하는 듯한 태도였다.한지영은 오늘 낮에 걸려 온 연우진의 그 기묘한 전화가 떠올랐다.그가 말했던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는 게, 설마 이 일 때문이었단 말인가?하지만... 뱃속의 아이는 연우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그는 왜 그런 말을 한 걸까?!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자, 옆에서 휴대폰을 든 채 같은 뉴스를 보고 있는 백연신이 눈에 들어왔다.그의 잘생긴 얼굴은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듯, 한껏 어두워져 있었다.한지영의 심장은 덜컥, 한 박자 놓친 듯 미친 듯이 요동쳤다.“연신 씨, 그게... 내 뱃속 아이는 정말 연우진 씨 아이가 아니에요. 맹세해요. 나, 정말 그 사람하고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는 말이에요...”한지영은 다급하게 변명하려 했다.그러나 백연신은 고개를 들더니 곧장 비서에게 명령을 내렸다.“나가. 그리고 누가 인터뷰 요청을 해도 전부 거절해. 회사 안에서도 뭘 말해야 하고 뭘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확실히 구분시켜.”“네!”비서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졌다.넓디넓은 사무실은 곧 고요해졌다. 숨소리와 심장 고동마저 또렷하게 느껴질 만큼.‘연신 씨... 설마 오해한 걸까? 내가 정말로 연우진과 뭔가 있다고? 내가 자기를 속였다고?’한지영의 가슴속에 두려움이 파고들었다.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 자신을 도와주던 연우진이 왜 이런 짓을 한 건지.하지만 더 무서운 건, 백연신이 자신을 믿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었다.그녀는 그저, 다시는 오해 때문에 갈라서고 싶지 않았다.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무언가 설명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목이 꽉 막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 순간, 백연신이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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