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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Author: 로드 리프
엠그란드 그룹의 공식 발표는 한국 경제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다.

WS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의 취임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로이드 그룹과의 일체의 거래가 중단된 이유가 납득되었다.

엠그란드의 새 주인은 로이드 그룹을 홀대하고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신임 회장인 은회장은 도대체 누구인 것인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산총액 300조 원 상당의 엠그란드 그룹을 사들이다니, 이 베일에 싸인 '은 사장'이란 인물의 재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한국 굴지의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딸을 시집 보냄으로써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했다.

무엇보다도 엠그란드 그룹의 1조 원 규모의 호텔 건설 사업 공고는 국내 건축, 디자인 업계를 뒤흔들었다.

1조 원...!

이 최대 규모의 호텔 건설 프로젝트의 일부라도 입찰을 따낼 수 있다면, 로또 복권에 당첨된 거나 다름없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돈을 사랑하는 신옥희 회장을 포함해, 여러 회사들이 당첨의 꿈을 꾸며 로또에 참가했다.

신회장은 이번 사업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건 WS 그룹이 메가 프로젝트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일만 잘 되면 WS 그룹은 한 단계 레벨 업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엠그란드 그룹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오늘 밤 긴급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미팅엔 일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했다.

은시후는 그날 밤늦게 WS 그룹 회장 저택으로 향했다. 신회장이 일가 전원 소집을 명령했기에, 물론 시후도 참석해야 했다!

그는 신회장의 회의 주요 의제가 무엇일지 알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WS 그룹 내에서 유나의 입지를 공고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유나의 사촌 김혜준이 시후를 발견하곤 어김없이 조롱했다. "은시후 이 새끼가 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왔어!?"

유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그만해요, 혜준 오빠. 시후 씨는 내 남편이니까 엄연한 WS 그룹의 일원이라고."

혜준이 비꼬며 말했다. "하하! 은시후가 WS 그룹의 일원이라고? 저 녀석은 우리 집안에 얹혀사는 생판 남이야."

"유나 씨, 그냥 무시하세요. 얘기해 봤자 소용없어요. 할머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들어 갑시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은 두 사람이었지만 남이란 소리까지 들을 줄은 몰랐기에 시후는 조금 당황해 목덜미를 매만지며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도 남편의 말에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혜준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집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이없어 하던 혜준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회의실에 도착한 두 사람은 회의실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신옥희 회장이 회의실에 들어와 긴급대책 회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신회장은 상석에 앉아 탁자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WS 그룹은 오랫동안 한국 최고의 그룹 반열에 오를 기회를 기다려 왔지. 그리고 마침내 때가 온 거야...! 이번 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만 하면 우리는"

그녀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큰 목소리로 "얼마 전에 엠그란드 그룹이 1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한 건 다들 알 거야. 이번 사업에 입찰을 받기만 하면, 떼돈을 버는 거라고!"

"게다가 이건 엠그란드 그룹의 경영권이 이양되고 나서 있는 첫 번째 주요 사업이야. "

"만약 우리가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해 신임 회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면,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릴 거라고!!"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신옥희 회장에 비해, 회의 참석자들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사실 신옥희 회장이 엠그란드와의 협업을 원하는 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엠그란드 그룹이 몇 번이고 WS 그룹의 제안을 거절해왔던 것이었을 뿐. 대체 무엇이 신 회장이 이토록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든 것일까?

계속된 침묵에 신 회장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다들 갑자기 벙어리라도 된 거야, 뭐야! 아무도 이 초대형 사업 계약을 따낼 자신이 없단 거야?"

모두가 긴장된 눈빛을 주고받았다. 자리에 모인 일동, 입을 여는 사람 하나 없이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신옥희 회장은 초조해졌다. "잘 들어! 엠그란드 그룹에게서 이번 초대형 사업 입찰을 따내는 사람은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이사에 추임 될 거니까!!"

예기치 못한 신옥희 회장의 폭탄선언에 회의실이 발칵 뒤집어졌다.

신옥희는 WS 그룹의 회장에 오르자마자 철권통치를 이어왔다. 그래서 신 회장이 취임한 이래로 임원을 두지 않았기에, 회장이 직접 추임하는, 이 미래의 이사는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될 것이 자명했다.

그녀는 이사라는 당근까지 내걸었으니, 분명 이제 누군가 나설 거라고 기대했다.

매우 매력적인 보상이었지만, 신 회장이 내 건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엠그란드 그룹과 거래를? 심지어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라고?? 모두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신회장이 직접 얘기하러 간다고 해도, 두 회사의 협업은 말할 것도 없고 애초에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다.

회의실은 눈 굴리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했다.

신옥희 회장은 회의실 탁자를 내려치며 소리쳤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정말로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야?!!"

그러곤 그녀는 돌아서서 혜준을 바라보았다. "혜준아, 이 건은 네게 맡기마!"

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할머니... 로이드 그룹도 쫓겨났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엠그란드와 거래할 수 있겠어요...?" 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에 더욱 분노한 신 회장이 소리 질렀다. "이 못난 것!!!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다니.... 저기 저 병신보다도 더 못한 놈 같으니라고...!!"

사실 신옥희 회장 본인도 이 건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지만, 더 인정받고 싶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는 야망이 가득했다.

엠그란드 그룹의 메가 프로젝트만이 지금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 줄 유일한 찬스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바람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손자 김혜준이라면 기꺼이 이 일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면전에서 거절당했다.

신 회장의 제안을 거절한 혜준 역시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정신으로 이런 불가능한 일을 받아들일 순 없다. 심지어 그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문전박대 당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땐 계약을 성립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실패는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될 터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의 명령에 따를 수 없었다.

신옥희 회장은 나머지 일가 가족들을 노려보며 외쳤다. "너희들 중에서도 이 안건을 맡아서 해볼 사람은 없는 거야?"

이때 시후는 팔꿈치로 유나를 살짝 찌르며 속삭였다. "유나 씨! 유나 씨가 하겠다고 하세요!"

김유나는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 "무...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우리같이 작은 회사가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이라니..."

시후는 싱긋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유나 씨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유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시후는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죠! 유나 씨는 해낼 수 있어요! 한 번 절 믿고 두 번 다시 없을 이 기회를 잡아 보세요."

시후의 말에 최면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그녀는 본인의 입에 무슨 말이 나오고 있는지 채 이해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제가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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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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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재
재미는았는데 애티가 팍팍나넹 글고 은회장이라했다 사장이라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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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는 남편의 말을 단순한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그녀는 회의실 한쪽 벽면으로 걸어가서 이태리 부회장의 전화번호를 눌렀다.뚜르르르. 신호음이 울렸다.잠시 후 이태리의 밝고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이태리 부회장님. 긴히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연락 드렸는데... 괜찮으세요…?" 유나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네,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유나는 심호흡을 하고, 전화 걸기 전에 몇 번이고 연습한 문장을 읽어 내렸다. "혹시 내일 저녁에 회장님께서 시간이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저희 쪽에서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해 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부디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셨으면 합니다."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태리가 다시 말했다. "유나 씨, 미안하지만 이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네요. 아니면... 제가 대신 회장님께 말씀드릴 수는 있는데, 괜찮으세요?""그래 주시면 정말 너무 감사드리죠! 바쁘신데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통화가 끝난 후, 유나는 그녀의 연락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휴대폰 액정만 쳐다보고 있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시후의 휴대폰이 울렸다.무음으로 바꿔 두는 걸 깜빡했구나! 시후는 당황해선, 발신자를 확인했다. 역시나 전화한 사람은 이태리였다.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태연한 척 전화를 받았다. "네?""안녕하십니까, 회장님. WS 그룹에서 내일 점심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하는데, 회장님께 참석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시후가 대답했다.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저, 지금 들어가 봐야 해서 그럼...."그는 재빨리 전화를 끊고는 중얼거렸다. "요새 이런 스팸 전화가 너무 많이 오네.... 진짜 사람 귀찮게..."곧 그녀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여보세요, 유나 씨? 회장님께서 참석하겠다고 하시네요.""정말이요? 정말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회장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주세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13장

    유나는 회사 건물에서 나왔지만, 심장이 두근거림이 여전했다.할머니께서 내일 제 승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주실 거예요. 이제 당당히 고개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그녀는 남편을 향해 몸을 돌려,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 시후 씨의 격려가 없었다면 나설 생각조차 못 했을 거예요."시후는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다, 당연한 일이었어요.""오늘 같은 경사스러운 날, 축하해야 하지 않겠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우리 뭘 할까요?""그러고 보니 우리 3주년 결혼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같이 축하합시다! 제가 다 준비할 테니까 유나 씨는 좀 쉬고 있어요.""에? 깜짝 이벤트라도 준비한 거예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하게 웃었다. "깜짝 놀라게 해 줄게요!"그의 따스한 미소에 몸에 온기가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았어요, 그럼 자세한 건 안 물어볼게요.""저만 믿고 기다려 주세요!"시후는 특별한 결혼기념일을 위해 몇 가지 계획을 세워 뒀었다.그녀에게 보상해주고 싶었다. 이전의 자신은 너무 가난해서 아내를 위해 선물 하나 살 돈도 없었다. 사실 두 사람은 변변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지금, 지금까지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다 해 주고 싶었다. 아내와 헤어진 후, 시후는 홀로 청담동에 위치한 주얼리샵 '트라비체'로 발걸음을 옮겼다.트라비체는 청담동에서 제일 인기 있는 주얼리샵이었다.금, 백금,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세상 모든 종류의 보석과 액세서리가 있었다. 시후는 결혼식장을 예약하기 위해 호텔로 가기 전에, 너무 늦어버린 결혼식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가 매장으로 들어서자, 직원들은 그가 짝퉁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고 있는 걸 보곤 따로 응대하러 가지 않았다.그런 매장 직원들의 태도에 괘념치 않고 그는 한참 동안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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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2장

    시후의 말에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이 괜히 망설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 곧바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만약 정말 제 자신과 관련된 소원을 말하자면... 이 잘려 버린 두 다리가 다시 돌아오는 걸 바랄 수 밖에요... 하지만 불행하게도...”“됐습니다.” 시후가 손을 저으며 그의 말을 끊고는 웃으며 말했다. “소원을 빈다는 것의 논리는, 원하는 걸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게 이뤄질 수 있는지는 고민할 문제가 아니에요.”이토 유키히코는 잠시 멍해졌다가 스스로를 자조하며 웃었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소원이 이뤄질 수 있는지는 하늘의 뜻에 달린 것이겠지요.”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담담히 말했다. “이런 일은, 신도 도와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그...” 이토 유키히코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뭐야, 소원을 말하라더니 이뤄질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놓고, 신도 도울 수 없다니... 이건 뭐 양쪽 모두를 다 막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그는 감히 시후에게 그런 생각을 토로할 수 없었기에, 그저 쓴웃음만 지으며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안세진이 다가와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연회 준비는 모두 완료됐습니다. 케이크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점에 급히 주문했고,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예정입니다.”“좋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뒤 그는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에게 말했다. “그럼, 두 분은 들어가서 약을 시험해보시죠.”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한 뒤, 동시에 시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곧이어 시후는 이화룡과 이토 그룹의 직원들에게 각각 두 사람을 다른 욕실로 부축하도록 했다. 이화룡은 이미 절차를 숙지하고 있었기에 다나카 코이치를 능숙하게 욕실로 인도했다.이토 그룹의 직원들은 아직 상황을 잘 몰랐기에,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와 함께 그가 들어갈 욕실로 동행했다.욕실에 들어선 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1장

    "없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욕조 안에는 이미 대량의 미용용 진흙이 준비되어 있으니, 두 분은 그냥 들어가 편히 눈을 감고 휴식만 취하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고요.""네 알겠습니다!" 이토 유키히코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은 선생님의 시간을 뺏지 않겠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시지요!"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 참,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님. 오늘 생신이시니, 소원을 하나 빌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그건..." 이토 유키히코는 머쓱하게 말했다. "비행기에서 올 때, 나나코가 이미 소원을 빌라고 해서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혹시 어떤 소원을 비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이토 유키히코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대로 된 소원은 안 빌고 그냥 형식적으로 넘어갔습니다."곁에 있던 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살짝 화가 나서 말했다. "아버지! 어쩜 자기 자신을 그렇게 속일 수 있는 거예요!""내가 그랬나?" 이토 유키히코는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 "소원 같은 건 원래 형식적인 거 아니냐?! 내가 세계 평화를 기원한다고 해도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여러 국가들이 동의를 하겠어?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질을 하는 중인데, 내가 그런 걸 빈다고 이루어질 일은 아니잖아..."이토 나나코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그건 억지죠... 누가 자기 생일날 그런 비현실적인 소원을 빌어요... 자기 건강이나 행복, 장수 같은 현실적인 걸 빌면 되잖아요..."이토 유키히코는 딸을 보다가 시후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네가 내일이라도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다. 근데 그건 은 선생님이 동의해야 가능한 일 아니겠어?"그 한마디에 이토 나나코와 시후는 동시에 당황해 말을 잃고 말았다. 특히 이토 나나코는 얼굴이 붉어져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황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버지! 그... 그... 그게..."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0장

    시후의 지시에 안세진은 곧바로 말했다. “네, 도련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이토 유키히코는 다소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렇게까지 챙겨 주시다니 송구스럽습니다. 생일 축하 같은 건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뭔가 시킬 일이 있으신 거라면 바로 말씀만 해주십시오.”옆에 있던 이토 나나코 역시 시후가 뉴욕으로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짐작하지 못했기에,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만약 저희 이토 그룹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절대 사양하지 마세요. 어떤 부탁이든, 저희는 최선을 다해 시후 군을 도울 테니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굳이 말하자면, 사실 이토 그룹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아니네요.” 그렇게 말한 시후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최근에 우연히,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을 하나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과 다나카 코이치 씨에게 이 약을 시도해 보라고 부탁하려고 합니다.”이토 유키히코는 시후가 이렇게 멀리 미국까지 자신을 부른 이유가 바로 ‘약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물론 다른 일반인이었다면 '약을 시험해본다'는 말에 경계심이 생겼을 테지만, 이토 유키히코는 시후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과 다나카 코이치가 절단 수술 후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시후가 준 신비한 약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 약을 지금 주시면 바로 먹겠습니다!”다나카 코이치도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저도 기꺼이 시도해보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은 약의 효능이 뭔지도 안 물어보십니까?”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께서 주시는 약이라면 어떤 것이든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다나카 코이치도 바로 덧붙였다. “은 선생님, 저도 전 회장님과 같은 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9장

    시후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직접 이들을 맞이했다. 헬기의 문이 열리고, 기모노 차림의 이토 나나코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후는 약간 놀랐다. 이토 나나코가 기모노를 입은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일본 여성 특유의 온화한 분위기도 풍겼지만, 시후는 그녀가 왜 이런 차림으로 이곳으로 온 것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밤낮으로 떠오르던 시후가 눈앞에 나타나자, 이토 나나코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환한 미소로 말했다. “오랜만이에요, 시후 군!”시후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건지...?”이때 이토 그룹의 직원들과 나나코의 고모도 헬기에서 내려 의족을 착용한 이토 유키히코가 헬기에서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헬기에서 내린 모두가 격식 있게 차려 입은 모습을 보자 시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이토 나나코는 혀를 쏙 내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원래 오늘은 아빠의 생신이셔서, 일본 전통 복장을 입고 생신 파티를 하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막 저녁 식사를 하려던 그 때, 시후 군에게서 전화가 왔죠. 그래서 모두가 급히 비행기를 탄 거예요!” 그러면서 나나코는 옆에 있던 이토 유키히코를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아빠가 50번째 생신을 비행기에서 보내게 될 줄이야... 나름 색다른 경험이긴 해요...”이토 유키히코는 마치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나코를 흘겨보고는, 시후에게 허리를 숙이며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님, 오늘이 생신이신 줄은 몰랐네요. 생신을 맞은 날 이렇게 먼 길을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은 선생님은 저희 이토 그룹의 은인이십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은 선생님께서 필요하시다면, 저희는 반드시 가장 먼저 달려올 것입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8장

    제이크 한을 오래도록 늘 괴롭히던 가족 문제는 이제 배유현의 도움 덕분에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제이크 한이 가지고 있던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적인 정신'은 그의 아내와 딸이 더 이상 그의 갑작스러운 잠적에 분노하지 않게 만들었고, 동시에 그동안 아내와 딸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제이크 한에 대한 ‘무능한 가장’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이로 인해, 제이크 한의 이미지는 단숨에 가족에게 있어 전례 없는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다.아내와 딸은 붉어진 눈으로 제이크 한을 둘러싸고 눈물을 흘렸다. 제이크 한은 벅찬 감동과 동시에 깊은 미안함을 느끼며 배유현을 향해 감사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안산은 배유현을 더욱 깊이 신임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이들의 관심이 모두 제이크 한 가족에게 쏠린 틈을 타, 안충주와 안태풍을 한쪽으로 불러 조용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은 분명히 앞으로 큰일을 해낼 인물이다... 그러니 우리 Samson 그룹은 그녀와의 협력을 반드시 강화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초반에는 우리가 그녀에게 더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는 우산이 되어줘야 한다. 훗날 분명히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두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두 사람은 배유현이 비록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지만, 문제를 처리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은 이미 노련한 경지에 이르렀고, 이 나이에 벌써 페이셔스 그룹을 이끄는 회장이 된 것을 보면 장래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때 안산은 못내 아쉬운 듯 말했다. “이렇게 뛰어난 아가씨가 있나... 다만 안타까운 건 우리 Samson 그룹에 저 아가씨와 맞는 나이 또래의 사내 녀석들이 없다는 거야... 만약 두 집안이 사돈을 맺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설적인 인연이 될 텐데 말이지...”안충주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여자아이들이 많고, 남자애들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니 딱 맞는 짝이 없긴 하네요.”그러자 안태풍이 나지막이 말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7장

    배유현은 덤덤하게 말했다. “사모님 눈엔 이 1천만 달러가 엄청나게 클 수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 금액은 제가 페이셔스 그룹을 대표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에 비해 적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사실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배유현은 덧붙였다. “게다가 배호영의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죠... 저희 페이셔스 그룹은 피해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보상하기 위해 큰 지출을 했습니다. 그러니 이 수표는 정말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유현은 이렇게 말하며 박은미와 그녀의 뒤에 있는 쥴리 한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이 제이크 한 경감님께서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고 해서 너무 원망하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에게 맡긴 일은 정말 복잡하고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작은 실수 하나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이크 한 경감님은 원래 은퇴를 하신 뒤 노후를 조용히 보내시려던 분입니다. 굳이 이런 위험한 일을 감수하실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이 1천만 달러의 보수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위험한 의뢰를 맡기로 결심하신 거예요. 그리고 경감남이 이 일을 맡기로 결정하신 건 단지 사건을 해결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따님의 배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였습니다.”쥴리 한과 박은미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할말을 잃은 채 그저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배유현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이크 한 경감님은 이번에 정말 목숨을 걸고 많은 위험을 감수하셨어요. 고용주인 저조차도 그의 용기에 감탄했고, 가족을 향한 그 책임감에 깊이 감동하여 존경을 표할 정도니까요. 경감님은 이 보상금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꿨습니다. 그 이유는 미래의 외손자나 외손녀가 태어나기 전 평생 부족함 없는 삶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바라셨기 때문이죠. 그 아이가 남들보다 훨씬 나은 출발선에서 인생을 시작할 수 있고, 태어나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6장

    제이크 한은 평소 온화하던 아내가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예전에도 아내가 불만을 토로하며 자신과 다투는 일은 있었지만, 그건 기껏해야 투덜대거나 불평을 하는 정도였고 며칠 냉전을 하는 정도였지, 이렇게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며 자신에게 손찌검까지 한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까지 무너져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을 걱정해서 라는 것을.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제이크 한은 마음속으로 미안함과 해명하고 싶은 간절함 뿐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배유현이 알려준 변명거리를 꺼내 들 작정이었다. “여보, 나... 내가 다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사정? 무슨 사정?” 박은미는 분노 가득한 얼굴로 반문했다. “내가 당신을 모를 줄 알아? 당신 눈엔 언제나 일이 우리 모녀보다 우선이었잖아! 뉴욕에서 사람 하나만 죽기만 해도 정신이 벌써 저 멀리 가 있었지! 우리에게는 신경 쓸 여유 조차도 없었고!?”그 말에 제이크 한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는 본래 말수가 적고, 무엇보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자 아내의 거센 몰아붙임 앞에 당황했고, 대응할 기회를 잃어버렸다.때때로 일의 성패는 얼마나 침착하게 평정심과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도 하다. 그것은 마치 연설과도 같은데, 같은 원고라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관중을 이끌 수 있다면 이것은 성공이고, 상대에게 휘말려 리듬이 깨져 버리면 실패는 물론 부끄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제이크 한이 자신의 리듬을 잃은 그 순간, 옆에 있던 배유현이 재빠르게 나섰다. “안녕하세요, 혹시 제이크 한 경감의 사모님이신가요?”박은미는 곧바로 그녀를 흘겨보며 대답했다. “곧 아니게 될 사람이긴 하네요!”배유현은 잔잔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뉴욕의 페이셔스 그룹 회장, 배유현이라고 합니다...”그 말을 들은 박은미는 놀란 눈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5장

    그건 바로, 돈만 투자하고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존재를 말하는 것이다. 어쨌든 돈은 지불했기에, 원하는 대로 어떻게 하든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엔젤투자자와 같은 존재는 할 일이 너무 많기에 사소한 일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따라서 돈이 필요하면 이야기하고, 별일이 없으면 귀찮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바로 박은미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자, 가장 안타깝다고 여기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안충주가 이번 실종 사태가 긴급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그녀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그녀는 참다못해 안충주에게 말했다. “충주 씨, 나 진심으로 말할게요. 내가 제이크 한 이 인간에게 아직 미련이 좀 있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벌써 사실상 별거 중이라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을 거예요! 사실 미국에서는 이혼하는 것이 딱히 어렵지 않잖아요! 그리고 우린 이미 몇 년째 따로 살고 있기도 하고, 어느 주에서든 이혼 소송은 내기만 하면 바로 되는 거니까!”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코를 풀고는, 체념한 듯한 말투로 이어갔다. “됐어요. 더는 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고 싶어요. 살아 있기만 하면 됐고, 이혼은 반드시 하겠어요! 휴스턴으로 돌아가자마자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간소화된 절차라면 일주일 안에 소송은 끝날 거예요! 이혼을 안 하면 내가 인간이 아니지!”안충주는 그녀를 엘리베이터 안으로 데려가며, 애써 웃으며 달랬다. “제수씨, 심정은 백 번 이해합니다. 하지만 너무 충동적으로 결정하지 마세요. 제이크도 나름 고심 끝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몰라요. 제수씨도 아시잖아요, 제이크는 평생 마음에 두고 사는 게 두 가지밖에 없다는 걸요. 하나는 일, 다른 하나는 가족이라는 걸 말입니다. 다만 오랜 세월 자신의 일을 너무 진지하게 해서 그렇지요. 제이크의 경력이 워낙 화려하기에, 때로는 그 역할에 깊이 빠져서 나올 수 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 점은 조금만 제수씨가 이해해 주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4장

    Samson 그룹에서 점심 식사가 진행된 후, 이토 그룹 일가와 하영수가 아직도 태평양 상공을 비행 중일 때,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위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Samson 그룹의 헬기는 이미 공항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고, 그룹의 조율 덕분에 원래 제트브릿지에 연결되어야 할 항공편은 임시로 외곽 주기장에 세워졌다. 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Samson 그룹 직원들에 의해 곧장 근처에 있는 헬기로 안내되었다.한편, 제이크 한은 AB 빌딩에서 초조한 듯 계속해서 실내를 서성이며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곧 가족들을 마주할 순간에 말실수를 하기라도 할까 봐 배유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준 설득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배유현은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너무 긴장해서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제가 대신해서 사모님께 설명드릴 수 있으니까요.”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그래 맞아, 긴장되면 괜히 어설프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나아. 배유현 회장님이 준비한 설명은 아주 완벽하니까 말이야. 그러니 실수만 안 하면, 오늘은 무조건 잘 넘어갈 수 있어.”제이크 한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감격에 찬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배유현 회장님,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10분 후, 헬기 한 대가 빌딩 옥상에 착륙했고 안충주는 직접 나가 사람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그 모습을 보자마자 박은미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와 다급히 물었다. “충주 씨, 도대체 남편이 어디 있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그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제수씨, 제이크는 무사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자세한 건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박은미는 안심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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