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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8화

Author: 고능비
이은화는 아들 정일범과 더 이상 말을 주고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아들을 꾸짖다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내뱉었다.

“별일 없으면 전화 끊어.”

“네, 엄마. 꼭 윤미를 도울게요. 더 할 말 없으시면 엄마도 바쁘실 테니...”

이은화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일범은 이은화가 전화를 끊은 후에야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그는 방금 전 충동적으로 이은화를 비판했을 때의 자신을 떠올렸다.

추운 날씨임에도 땀을 흘릴 정도로 정일범은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이윤미는 휴지를 들어 그에게 건넸다.

정일범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녀가 건네준 휴지를 받아 다시 땀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방금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용기를 낸 건지 모르겠네.”

“배짱이 두둑해져서 그런 말을 한 거겠죠.”

정일범은 이윤미를 노려보며 투덜댔다.

“다 네 탓이야. 너는 엄마랑 통화하면서 왜 갑자기 핸드폰을 나한테 넘겨? 나 지금 엄마 무서워하는 거 몰라? 엄마만 보면 쥐가 고양이 보듯 한다고.”

“오빠가 엄마 언제 오시냐고 물어보지 않았어? 나도 몰라서 엄마한테 물어보라고 한 건데. 그럼 답을 알 수 있잖아. 내게 묻지 않아도 되고. 엄마가 무서운 건 오빠가 실수하고 엄마를 실망하게 했기 때문이야. 엄마뿐만 아니라 형수님도 오빠한테 완전히 실망했을 거고. 잘되고 있는 결혼 생활을 스스로 망쳐놓고서... 남자들은 다 그렇지. 아래쪽은 절제 못 하면서 잘 살 생각은 안 하고 항상 일을 벌이려 들어...”

정일범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윤미야, 누가 뭐래도 난 너의 친오빠야. 말 좀 가려서 해. 너도 언젠가는 아래쪽을 통제할 남자를 찾길 바랄게. 안 그러면...”

그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이윤미는 냉랭하게 말을 건넸다.

“내 남자가 감히 나를 배신한다면 당장 내쫓을 거야. 이혼하고 문밖으로 내몰아버릴 거라고. 자진해서 스스로 칼을 들이겠다고 해도 기회조차 주지 않을 테야! 내 결혼에는 조금의 배신도 용납하지 못해.”

정일범이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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